기업 사외이사 재직연한 강화 '경영반칙' 막는다
기업 사외이사 재직연한 강화 '경영반칙' 막는다
  • 조정필 기자
  • 승인 2020.02.12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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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법시행령 개정 따라 3월 주총부터 6년 이상 재직 사외아사 대거 교체
정부, 혼란 예상되지만 주주이익침해 차단 등 사회적 이익 더 크다 판단
상법시행령 개정으로 사외이사 재직연한이 계열사 포함 9년을 넘지 목하게 되자 당장 3월 주총부터 주요 기업들의 사외이사 대거 교체가 불가피해 보인다. 사진은 주주총회에서 자료를 보고 있는 주주 모습.

3월 주주총회를 앞두고 국내 주요 기업들이 ‘사외이사 모시기’에 분주하다. 정부가 상장기업의 주주총회 내실화를 위해 올해 3월 주주총회부터 시행하기로 한 상법시행령 개정안과 ‘증권의 발행 및 공시에 대한 규정’ 탓이다. 이들 기업들은 개정된 상법 시행령과 규정을 당장 적용하려다 보니 준비할 시간이 턱없이 모자란다고 하소연한다.

 
2019년 9월 입법 예고된 상법시행령 개정안은 지난 1월21일 국무회의를 거쳐 시행 결정됐다. 개정안을 시행을 놓고 법무부는 2020년 주주총회에서 혼선을 빚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우시기를 1년 유예할 것을 검토했지만 상장기업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고 판단해 유예기간 없이 올해부터 시행하기로 결정됐다.
 
상법시행령 개정 전에는 상법상 사외이사 연임에 제한이 없었다. 개정 전 사외이사 임기는 3년을 초과하지 못하고 회사는 정관에 사외이사 임기를 1년, 2년, 3년으로 규정했다. 하지만 개정된 상법시행령에는 사외이사 임기를 최대 6년으로 정했으며 계열사까지 포함하면 최대 9년으로 사외이사 재직연한을 제한했다.
 
상장기업들은 당장 올해 3월 주주총회에서 6년 이상 재직했던 사외이사를 모두 교체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기업 입장에서는 당장 3월 주총에서 사외이사를 대폭 교체해야 하고 선임에 따른 준비도 달라져 무척 곤혹스런 상황에 빠졌다.
 
지난 2016년부터 사외이사 재직연한을 해당회사 6년, 계열사 포함해 9년으로 정했던 금융회사들은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번 금융위원회를 통해 개정된 ‘증권의 발행 및 공시에 관한 규정’에서 사외이사 후보자의 직무수행계획서를 주주총회 전 주주들에게 제공해야 하는 등 공시규정이 강화되면서 또 다른 고민에 빠졌다. 사외이사 임기 제한의 부담은 덜었지만 공시규정 강화에 따라 사외이사 발굴에 대한 또 다른 제약요소를 떠안게 된 셈이다.
 
한국상장회사협의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결산기준 총 2003개 상장회사의 28%에 해당하는 566개 회사가 사외이사를 교체해야 한다. 또 임기제한 규정에 따라 총 3973명 사외이사의 18% 수준인 718명이 올해 3월 주주총회에서 바뀌게 된다.
 
코스닥협회는 12월 결산 코스닥 상장사 1298개사(기업인수목적회사 및 외국 기업 제외)를 대상으로 추산한 결과 전체의 41.9%인 544개사(감사 429곳·감사위원 115곳)는 올해 주총에서 감사 및 감사위원회 위원(이하 ‘감사’)을 신규 선임해야 하는 것으로 예상됐다. 아직 주총 소집 공고가 완료되지는 않았지만, 일단 추정치 상으로는 코스닥 상장사 40% 이상이 감사 선임 안건을 통과시켜야 하는 셈이다.
 
이를 감안하면 국내 주요기업들의 사외이사 대폭 교체는 불가피해 보인다. 이미 대기업을 비롯해 중견, 중소기업들까지 ‘사외이사 모시기’ 경쟁에 돌입했다. 기업의 혼란이 뻔히 예상되는 상황에서도 정부가 상법개정안 시행을 유예기간 없이 밀어붙인 이유는 전체 공동체의 사회적 이익이 더욱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특정한 사외이사가 해당 상장기업에 장기 재직하게 되면 이사회 운영의 독립성이 떨어지고 주주 이익을 침해할 수 있는 점을 차단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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