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우한 폐렴창궐에 따른 중국 경제의 피해는 얼마나 되며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의 크기와 대책은 무엇일까?

중국경제의 피해규모와 우리가 받을 영향의 크기는 어느 정도 추산이 가능하지만 대책에 대해서는 하나같이 말을 아끼는 것이 현실이다. 이는 우리 경제의 체력 약화로 외부의 충격적인 요인 변화에 대응할 힘이 떨어진 것을 의미한다. 다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올해 역시 성장률이 잘해야 2%초반이거나 심하면 2%아래로 떨어질 것이라는 예측이다.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0.7%로 떨어졌던 성장률이 그 이듬해엔 6.5%를 기록할 정도로 놀라운 복원력을 보인 우리 경제가 불과 10년 만에 2%성장을 ‘선방했다’고 정책당국이 자화자찬할 정도로 추락한 책임의 대부분은 현 정부의 ‘친 노조? 반 기업’기조 정책에 있다. 우한 폐렴 후유증 극복을 위한  ‘52시간 근무’의 탄력적 적용 대상 확대에 민노총은 반기를 들고 나올 정도다. 작년 국내 설비투자는 8%감소한 반면 국내기업의 해외투자는 15%늘어난 것이 경제정책 성적표다. 이런 상황에서는 우한 폐렴이 불러온 눈앞의 위기 극복은 말할 것도 없고 장단기 대책 역시 기대할 것이 별로 없다고 봐야 한다.

우한 폐렴의 장기화로 인한 중국 제조업 생산 감소는 1백억 달러, 해외 다른 나라에 미칠 영향은 67억 달러(대중 수입 감소 37억 달러, 수출 감소 30억 달러)로 잠정 추산되고 있다. 유럽위원회 ‘국제산업연관표’에 의거하여 닛케이 연구센터가 분석한 결과다. 여기에는 각국의 가공임금을 비롯한 부대경비를 제외한 것이기 때문에 순수한 공급 감소(수출 수입) 만 반영한 값이다. 중국 제조업 감소로 가장 타격을 받는 것은 한국. 미국, 일본이며 앞에서 말한 67억 달러 가운데 한국 몫은 수출 수입 합쳐서 5억 달러, 미국은 6억 달러, 일본은 4억 5천만 달러로 나타났다.

경제규모(GDP)에 대비해 보면 한국(1조 7천 2백 9억 달러)의 충격은 미국(24조 9천 4백 1억 달러)의 약 12배, 일본(4조9천7백 9억 달러)의 약 3배나 된다. 이번 우한폐렴의 당사국인 중국을 제외하면 한국이 경제적 최대 피해자라는 뜻이다. 여기서 말한 67억 달러는 제조업의 직접적인 피해일 뿐 주변 산업에의 파급 영향을 포함한 간접피해는 6백 5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의 1분기에 마이너스 성장을 우려하는 주요 근거의 하나이다.

중국은 규모면에서 볼 때 세계무역의 주역으로 성장했다. 국제무역센터에 따르면 세계무역의 중국 세어는 12%로서 미국을 앞지른다.2003년 사스 때의 6%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의 비중이다. 무역에서 대중 의존도가 대만은 35%, 한국은 28%나 된다. 중국은 단순히 세계의 공장, 세계의 시장 수준을 벗어나 세계 경제의 엔진으로 군림하고 있으며 글로벌화, 국제 분업 확산에 따라 세계 제조업 서플라이 체인의 허브로 성장했다. 부품소재 공급망의 허브가 우한 폐렴으로 조업중단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 현 상황이며 한국은 가장 심각한 피해자다.

서플라이 체인의 허브인 중국의 조업 중단에 대한 현실적인 대책은 조업재개를 기다리면서 가능한 범위 안에서 대체 공급처를 확보하는 것뿐이다. 그러나 근본 대책은 지금처럼 중국에 집중된 공급처를 다변화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시간과 엄청난 규모의 자금이 따르게 마련이다. 동시에 중국이 이번 ‘참사’를 계기로 오프라인 매장 대신 온라인, 택배 등으로 상거래 관행이 변화할 때 거기에도 대응해야 한다.

지금 세계 경제는 커넥션(사물인터넷),자율(Autonomous), 공유? 서비스, 전동화의 급물살을 타고 있다. 이른바 모빌리티를 중심으로 한 4차 산업 혁명이며 한국경제가 충분히 대비하고 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여기에 이번 우한폐렴이 남긴 과제인 공급망의 다변화라는 벅찬 과제까지 겹쳐 있다. 정책 당국이 경제계 대표와 간담회 몇 번 여는 것으로는 결코 해결할 수 없음은 두 말할 필요도 없다. 한시라도 빨리 친노조 반기업 정책 기조에서 벗어나 장기적인 그랜드 디자인 마련에 나서야 할 것이다. 노조에 발목을 잡힌채로 세계적인 경쟁상대와 맞서라는 것은 처음부터 무리한 이야기다. 또 위기 때마다 근본대책 없이 응급조치로 땜질만 한다면 결코 일류가 될 수 없음을 알아야 한다. 이류에 만족하다가는 언제 삼류로 전락할지 모르는 것이 국제경쟁의 냉혹함임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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