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과연 주권자 인가?

20대 국회 기념 사진 (사진 = 김병건)
20대 국회 기념 사진 (사진 = 김병건)

 

여의도 1번지에서 일하고 있는 구성원들은 너나 할 것 없이 20대 국회는 최악이라는 평가에 대체로 수긍하고 있습니다. 도대체 ‘20대 국회는 뭘 했나?’ 생각에 잠겨보지만, 딱히 손에 꼽기가 힘듭니다.

물론 20대 국회 초반에는 헌정 사상 처음으로 현직 대통령을 탄핵했었다는 점은 있습니다. 그런데 딱 거기까지입니다.

어떤 야당이 만든 국회선진화법은 그들 스스로 법을 어겨가며 민의의 전당이라는 국회를 폭력으로 유린하는 것을 국민들은 목도했습니다. 어떤 야당은 기자들을 불러 모아 현정권을 종북 정권이라고 떠들어대면서 일본의 경제보복에 대해선 우리 정부가 사과해라는 말을 서슴없이 말하고 있었습니다.

역사적으로, 법리적으로도 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해서 북한국 개입을 운운하면서 인정하지 않는 인사를 어떤 야당은 무슨 이유로 ‘5?18광주민주화운동 진상규명위원회위원으로 추천을 하는 작태가 벌어졌습니다.

전 재산이 29만 원이라는 전 모씨는 평일 지인들과 골프를 즐기면서 타수 계산까지 하시는 놀라운 능력을 선 보이셨더군요. 치매에 걸려서 법정 출두도 못하는 분이 말입니다.

본인의 이름을 넣은 정당을 만들려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불허를 받은 분이나, 어떤 분은 자신의 30년 측근조차 자신의 뜻과 다르다고 하여 하루아침에 측근을 해고하고 홀로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는 공당의 대표님도 헌정 사상 처음인 것 같습니다.

어떤 정당은 비례대표 국회의원을 확보하고자 위성 정당을 만드는 헌정사상 초유의 꼼수를 벌이면서 불출마를 선언한 의원들 위성 정당 당대표에 임명하고, 불출마를 선언한 비례대표 의원을 기쁜 마음으로 제명했다는 촌극이 여의도 1번지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그 정당 대표라는 분은 어디든 출마하겠다고 호기롭게 바람을 피우더니 결국 여기저기 여론조사를 돌리다가 등 떠밀려 처음 이야기 나온 곳으로 출마하겠다는 웃지도, 울지도 못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다른 진보 야당은 어떤가요? 지난 20대 비례대표 국회의원 후보신청에 1,500만 원의 기탁금과 당내 경선 비용을 500만 원 받던 어떤 야당은 개정된 선거법으로 비례대표 국회의원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니 선거관리위원회 기탁금은 그대로 1,500만 원인데 당내 경선비는 3,500만 원으로 경선 출마에만 무려 5,000만 원을 내라고 합니다. 그런데 그 정당 비례대표 선출 방식은 더욱 가관입니다. 당원과 일반인으로 구성되어 노조 위원장, 시민사회단체에서 추천된 사람들이 집단으로 경선 선거인단에 참여하는 모습을 보면서 대한민국 진보 정당의 민낯을 보게 되었습니다.

집권 정부여당이라고 잘만 했을까요? 집권여당은 지방선거와 개헌을 묶어 대한민국을 발전시킬 수 있는 천우의 기회를 야당과의 당쟁으로 날렸습니다.

노동 존중이라는 기치를 내건 문재인 정부에서 어린 청년들이 컨베이어 벨트에 몸이 끼여 죽고, 어떤 동료들은 과로사로 죽어 나가고, 어떤 노동자는 고공 농성을 이어가며 곡기를 끊었는데도 정부와 여당은 기다리라고만 말합니다. 아이러니하게 노트북을 땅에 묻어가며 불법 승계를 저질렀던 대기업 3세의 공장 준공식에서 총리와 대통령이 웃으면서 인사하는 장면은 노동 존중이라는 기치는 무엇이었나 생각하게 만들어줍니다.

어떤 사람들은 삼성 2438천만 원, 현대차 8090만 원, LG 633천만 원, SK 20, 롯데 1523천만 원의 월급을 받는 총수들에 대해서 아무 말도 못하면서 시간당 8,590원을 받는 최저임금 때문에 경제가 망가지고 있다고 뻔뻔하게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여당 출신의 도로공사 사장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자회사에 보내려는 꼼수가 불법이라는 판결이 났음에도 대법원 판결까지 봐야 한다고 시간을 끌다가 불현 듯 21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한다며 자리에서 물러났습니다.

·북 문제도 말하자면 뭘 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7천만 겨레 앞에서 우리 민족의 문제는 우리가 결정하겠노라외치던 정부는 미국의 승인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온 국민이 환호했던 제1차 판문점 선언을 복기합니다. 정부는 우리 민족의 운명은 우리 스스로 결정한다.”라는 말에 대해 물어보면 공식적인 답변은 회피합니다.

대한민국 땅 한가운데서 미군이 어마 무시한 세균 실험을 하고 있다는 복수의 언론의 기사에도 어찌 정부의 논평은 보이지 않습니다. 그 미군은 또다시 주둔비를 천문학적으로 올리고 있는데 제대로 된 논리조차 없습니다. 정부는 해마다 어마어마한 세금으로 미국 무기를 구매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미국의 영원한 호구인 셈이죠. 더욱이 미국 대사는 흡사 대한민국 총독처럼 국회와 정부 관계자들을 만나서 미군 주둔비 인상을 받으라고 겁박하고 있는데 우리 정부는 어떤 소리 못 내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헌법 제1조는 이렇게 정의합니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독자 여러분, 당신은 이 나라의 주권자가 맞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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