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유행 ‘옥색의 재해석’... ‘뉴트로’ 트렌드

세계적인 글로벌 트렌드 조사 기관인 WGSN은 2020년 대표 트렌드 컬러를 ‘네오 민트(NEO MINT)’로 선정했다.

‘네오 민트’는 새롭다는 의미의 ‘네오(NEO)’와 친숙한 민트가 합쳐진 말이다. 2020년은 미래기술이 실현되는 해이며 과학기술은 우리의 꿈을 현실로 바꾸고 있다. 이러한 시대에 발맞춰 새로운 과학기술과 자연의 조화로 편안하고 신선한 색조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패션업계에 이미 민트 컬러의 바람이 불고 있기에 내년에는 의류뿐만 아니라 인테리어, 디자인 상품 전반에 민트의 활기찬 기운이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보았다. 초록색 톤을 기반으로한 색상의 유행은 자연친화적인 트렌드인 ‘그리너리’에서 비롯됐다.

실제로 2017년 팬톤에서는 올해의 컬러로 ‘그리너리’를 선정했다. 이후 초록의 활기찬 기운과 자연에 가까워지고 싶어하는 대중들의 욕구가 어우러지면서 그와 비슷한 컬러가 꾸준히 주목받고 있다. 일례로 최근까지 각종 업계는 땅과 나무, 풀을 상징하는 얼씨(earthy) 컬러가 유행했었다.

그렇다면 ‘민트’면 그냥 ‘민트’지 어째서 ‘네오’라는 이름이 붙었을까?

이름만 봐도 직관적으로 알 수 있듯이 ‘네오 민트’는 명사 ‘민트’에 ‘새롭다’는 의미를 지닌 영단어 ‘Neo’가 붙어 만들어진 합성어다. 이처럼 미래 지향적이고 새로움을 의미하는 ‘네오민트’는 앞으로의 유행을 선도할 것이라는 측면에서 이름값을 톡톡히 하고 있다.

다소 낯선 네이밍 탓에 ‘그게 무슨 색이야?’ 싶기도 하지만, 직접 확인해보면 어떤 색인지 쉽게 알 수 있다. ‘민트’라는 컬러자체가 유독 호불호가 나뉘어져서인지, 이를 접한 대중들의 반응도 흥미롭다. 식품류 중에도 ‘민트’가 가미된 상품은 갑론을박의 대상으로 쉽게 선정되기 때문이다.

한편에서는 이러한 트렌드가 ‘뉴트로’라는 해석도 나온다. 과거의 유행이 결국 돌고 돌면서 시류에 맞게 재해석된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과거 90년대 전후로 우리나라에도 ‘옥색’이 유행했던 적이 있다. 실제로 ‘옥색 유행’이 인테리어 업계에 영향을 미치면서 옥색 변기와 옥색 세면대, 옥색 주방 및 옥색 문이 즐비했던 적이 있다.

이러한 히스토리 때문일까. 혹자는 ‘네오민트’를 ‘옥색의 귀환’으로 보며 2020년을 선두할 ‘네오민트’가 어떻게 해석될지 기대하기도 한다.

각종 업계의 동향을 보면, 그 ‘옥색’이 ‘네오 민트’로 잘 해석된 듯하다. 패션업계에서도, 디자인 업계에서도, 인테리어 업계에서도 트렌디한 컬러를 자랑하는 네오민트 상품이 즐비해서다. 바야흐로 촌스럽던 그 ‘옥색’이 ‘네오민트’로 재해석되는 순간이다.

앞으로 정말 네오민트가 트렌디한 컬러로 각 업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기대된다. 언젠가는 네오 민트 컬러도 촌스러워 보일지 모르겠지만, 그래서 트렌드는 신기한 사회적 현상임이 분명한 것 같다.

한편 WGSN은 네오민트 외에도 ‘프리스트 블루’, ‘가시스’, ‘칸로프’, ‘멜로우 옐로우’를 2020 트렌드 컬러로 선정하기도 했다.

가장 인기가 높아진 세 가지 컬러는 '러시 라바(Lush Lava)', '아쿠아 민트(Aqua Menthe)', '팬텀 블루(Phantom Blue)'였다.

러시 라바(#FF4500)는 강렬하며 불같은 주홍색으로 빠르게 시선을 사로잡는다. 두드러지게 따뜻한 컬러로 기업이 자사 브랜드에 관심을 유도하도록 돕는다.

아쿠아 민트(#7FFFD4)는 청록색이 감도는 선명한 민트 컬러로, 유쾌하고 현대적이며 외향적인 브랜드 개성을 전달하기에 적합하다.

팬텀 블루(#191970)은 드라마틱한 밤하늘과 유사한 짙은 네이비 컬러로, 전문적이고 성숙한 브랜드의 룩앤필을 전달하기에 이상적이다.

시각적으로 가득 찬 미디어·광고 업계에서 사람들의 눈에 띈다는 것은 브랜드에 있어 그 자체로서 하나의 예술 작품이자 도전과제다. 컬러는 브랜드가 효과적이고 의미 있는 방식으로 고객의 관심을 끌 수 있도록 돕는 강력한 도구이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예측하면, 2020년은 2019년 많은 사랑을 받은 에너지 넘치는 네온 컬러로부터, 더욱 세련된 방식으로 관심을 유도할 수 있는 우아하며 강렬한 짙은 컬러들로 컬러의 트렌드가 뚜렷하게 변화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패션디자이너 제니안은 구찌오구찌의 에스페리언자와 폴란티노ㆍ라프시몬스 디자이너이자 구찌오구찌의 에스페리언쟈 부사장을 맡고 있는 패션 전문가다.
패션디자이너 제니안은 구찌오구찌의 에스페리언자와 폴란티노ㆍ라프시몬스 디자이너이자 구찌오구찌의 에스페리언쟈 부사장을 맡고 있는 패션 전문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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