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병(우한 폐렴)의 발원지인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전세기를 타고 돌아온 영국인들이 옥스포드셔 브라이즈노턴 공군기지에서 차례대로 내리고 있다. 영국 전세기에 함께 탑승한 27명의 EU 국적자들은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하차한다. 사진=뉴시스
지난 1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병(우한 폐렴)의 발원지인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전세기를 타고 돌아온 영국인들이 옥스포드셔 브라이즈노턴 공군기지에서 차례대로 내리고 있다. 영국 전세기에 함께 탑승한 27명의 EU 국적자들은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하차한다. 사진=뉴시스

"중국 전역에 체류 중인 영국인은 가능하면 중국에서 벗어나라."

4일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도미닉 라브 영국 외무장관이 중국에 거주 중인 교민들에게 '중국 탈출'을 권고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확산을 우려해서다. 이미 20여개의 국가들이 질병의 시발점인 중국 후베이성에서 자국민을 탈출시키고 있지만, 중국 전역에서 탈출을 권고한 곳은 영국이 처음이다. 

게다가 탈출 대상은 교민 만이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BBC는 취재를 통해 영사관과 대사관 인력 등도 철수에 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른 국가들보다 앞서 중국행 항공편 운행 중단을 결정한 상황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더 강력한 결단을 내렸다는 분석이다. 

영국 정부가 이처럼 과격한 결정은 내린 것은 중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중국 정부의 강력한 대응에도 불구하고 더욱더 확산되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영국 외교부는 이 같은 결정에 대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추가 확산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라는 설명만 내놓았다. 

'중국을 탈출하라'는 영국 외교부의 권고에 중국에 체류하고 있는 영국인들은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현재 중국에 체류 중인 영국인은 약 3만명 가량으로 추산되는데, 이들 중 상당수가 중국에서 일궈논 모든 것을 내려놔야 할 처지에 놓이게 됐기 때문이다. 영국 매체 가디언은 "정부가 전후 설명도 없이 중국을 떠나라고만 권고했다"면서 "중국에서 사업을 하던 이들은 물론, 유학생들도 현재까지 이뤄논 모든 것을 놓고 떠나야 하는 선택의 고민에 처하게 됐다"고 보도했다. 

영국과 함께 유럽의 리더로 불리는 프랑스 역시 자국민들의 중국 탈출을 권고했다. 프랑스 외무부는 영국 외교부의 탈출 권고 직후 "중국에 필수적인 경우 외에는 여행 자제를 경고한다"면서 "모든 자국민들이 중국을 떠나 있을 것을 당부했다. 국적 항공사인 에어프랑스 역시 중국과의 모든 항공편 운항을 전면 중단했다. 

반면 중국은 영국과 프랑스의 이번 권고에 별다른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하지만 사실상의 국교단절까지 가능할 정도로 강력한 조치에 대해 중국 정부가 불편한 기색을 드러낼 것으로 외교전문가들은 내다봤다. 

한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인한 중국 내 사망자는 6일 오전 현재 563명, 확진자는 2만7447명, 의심환자 역시 2만3260명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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