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출신 첫 농협회장... “농민 곁으로 다가갈 것”

‘농민 대통령’ 제24대 농협중앙회장에 이성희(70) 전 경기 성남 낙생농협조합장이 당선됐다.

31일 서울 중구 농협중앙회에서 열린 회장 결선투표에서 이 신임 회장은 293명의 농협 대의원 가운데 177표(득표율 60.4%)를 얻어 116표(39.6%)에 그친 유남영 전북 정읍 농협 조합장을 61표차로 제치고 당선을 확정했다.

31일 당선된 이성희 신임 농협회장이 당선통지서를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31일 당선된 이성희 신임 농협회장이 당선통지서를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앞서 이날 1차 투표에서는 과반수 득표자 없이 이성희 후보와 유남영 후보가 각각 82표(28%)와 69표(23.5%)를 얻어 1·2위를 차지해 결선 투표를 진행했다.

이 신임 회장은 농협회장직이 선출직으로 바뀐 1988년 이후 경기 지역 출신으로는 첫 농협 회장이다. 45년 동안 농협에 몸담아온 이 회장은 지난 1998~2008년 경기 성남 낙생농협 조합장(3선)을 지냈고 2008~2015년에는 요직인 농협중앙회 감사위원장 직을 맡았다. 4년 전인 23대 회장 선거에서는 1차투표에서 1위를 했지만 결선투표에서 김병원 전 회장에게 역전패하기도 했다.

이 회장은 당선 소감에서 “끝까지 경쟁한 후보 10명의 공약도 수렴해 농협중앙회를 이끌겠다”며 “농협이 농민 곁으로 다가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농협중앙회장 선거는 전국 1118명의 농협조합장이 직접 투표하는 대신 각 지역을 대표하는 대의원 292명이 투표권을 행사하는 간선제 방식이다. 이 때문에 후보자의 공약이나 정책 검증보다 출신 지역과 인맥이 중요하게 작용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이런 문제를 고치기 위해 이 신임 회장은 회장 선거를 직선제로 바꾸겠다고 공약했다.

이 밖에도 이 회장은 ▲농업인 퇴직금 등의 지원을 통한 소득안정제 도입 ▲하나로마트 운영모델 개발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 회장은 이날부터 4년 임기를 시작한다. 취임식은 오는 3일 열릴 예정이다.
 
농협중앙회장은 임기 4년 단임으로 자산총액 60조원 규모의 재계 9위 기업집단의 수장이다. 28개의 계열사를 이끌며 계열사 대표에 대한 인사권과 예산권ㆍ감사권까지 가져 농업경제와 금융사업 등 경영 전반에 권한을 행사해 ‘농민 대통령’으로 불리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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