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이 발생한 중국 후베이성 우한 교민들이 31일 오전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에 도착해 전세기에서 내릴 준비를 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이 발생한 중국 후베이성 우한 교민들이 31일 오전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에 도착해 전세기에서 내릴 준비를 하고 있다.

◇ 검역 강화로 1시간30분 지연도착…진천 인재개발원서 14일 격리조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발원지인 중국 후베이성 우한 교민을 태운 전세기가 31일 오전 김포공항에 도착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58분 우한 교민 367명을 태운 전세기 KE9884편이 김포공항에 내렸다. 우한 현지에서 중국 보건당국과 우리 측의 검역이 강화되면서 예정 시각보다 1시간30여분가량 지연 도착했다. 전날 행정안전부는 전세기에 359명이 탑승할 것으로 밝혔지만 현지에서 8명의 교민이 더 탑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검역과 입국심사를 거쳐 경찰 버스를 타고 임시생활시설인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과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으로 이동했다.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는 총 173명이 격리 조치된다. 이날 1차 입국한 교민 중에선 159명이 우선 입소할 예정이었으나 현지에서 추가 탑승자가 생겨 입소 인원은 유동적이다.
 
우한 교민은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최대 잠복기인 14일간 1인 1실로 생활하게 된다. 의료진 등 관리인력 40여명이 이들을 철저히 통제하며 외출과 외부인 출입 모두 금지된다.
 
경찰은 격리 수용할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 1147명의 경력을 배치, 주민과의 물리적 충돌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31일 경찰은 21개 중대, 2개 제대 1147명의 경력을 투입해 국가인재개발원 주변을 봉쇄했다. 격리 수용장소로 결정된 29일 300명에서 4배가량 늘어난 규모다.
 
진천군은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입구에 차량 소독기와 대인 소독기를 설치하고, 인근 주민들에게 마스크 7000장(성인 2000장, 아동 5000장)을 배부한다.
 
◇ 일부 진천 주민들 밤샘 항의 농성…“철저한 대책 마련 선행” 주장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반경 1㎞에는 아파트 등 6285가구에 1만7237명이 거주하고 있다. 어린이집, 유치원, 초·중등학교 등 교육기관 10곳에는 3521명의 학생이 다닌다.
 
국가인재개발원 앞에는 우한 교민 수용을 반대하며 주민 10여명이 경찰과 대치하면서 밤샘 농성을 벌였지만 모두 해산한 상태다. 경찰인재개발원 출입로에는 교민들의 아산과 진천 수용에 반대하는 현수막이 설치되고, 아산지역 시민사회단체가 설치한 교민을 환영하는 현수막이 훼손되기도 했다.
 
앞서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과 양승조 충남도지사는 전날 오후 경찰인재개발원 인근 주민과의 대화에 나섰지만 날계란 투척 세례를 당하는 등 거센 항의를 받기도 했다. 주민들은 정부나 지자체가 우한 교민들은 진천지역에 격리조치를 결정하면서 지역 주민에게 아무런 설명도 없었고 주민들의 안전에 대한 대책은 전혀 없었다면서 철저한 대책 마련이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가운데 오른쪽) 대표와 이인영 원내대표가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확대간부회의에 민방위복을 입고 당 의원들과 함께 참석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가운데 오른쪽) 대표와 이인영 원내대표가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확대간부회의에 민방위복을 입고 당 의원들과 함께 참석하고 있다.

◇ 이인영 “입국한 우한 교민 철저 분리…불안 해소하겠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31일 우한에서 전세기편으로 입국한 재외국민을 철저히 관리해 격리시설 인근 지역 주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오늘 새벽 중국 우한에 있던 우리 교민들이 입국했다”며 “시설에 수용되는 교민들은 일단 무증상이지만 당분간은 철저하게 분리돼 생활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원내대표는 “입국한 국민들의 철저한 관리로 지역 주민들의 불안을 최선을 다해서 해소하겠다”며 “불편하고 또 불안하겠지만 서로 위로하고 격려하면서 함께 이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기를 소망한다”고 당부했다. 또한 “지역사회 전파를 차단하기 위해 정부와 함께 당은 사력을 다하겠다”며 “정부는 최악 상황 감안하고 무증상자 접촉자에 대한 철저한 검역 등 바이러스 감염 차단 위한 총력 대응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 “아산에서 편히 쉬다 가세요” SNS에 우한교민 환영 운동 확산
 
한편, 지난 30일부터 우한 지역 교민들의 전세기 입국과 관련해 ‘교민을 환영한다’는 문구가 적힌 손글씨 인증 사진이 속속 올라오는 등 아산지역 주민들을 중심으로 ‘환영 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SNS를 통해 퍼지고 있는 인증사진 릴레이는 특히 충남 아산 시민들을 중심으로 ‘우리가 아산이다(#We_are_Asan)’라는 해시태그를 붙이며 사회적 운동으로 퍼지고 있다.
 
아산 배방맘이라고 자신을 밝힌 한 시민은 “We are Asan. 고통과 절망속에서 많이 힘드셨죠? 아산에서 편안히 쉬었다 가십시오”라고 적어 올렸다. 또 다른 주민 권 모씨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우한 교민도 아산 시민도 모두 대한민국이다”며 “SNS에 지금 아산이 많은 욕을 먹고 있어 속상하다”라며 “#We are Asan! 아산에 잘 오셨습니다”고 손글씨를 적어 인증사진을 올렸다.
 
이처럼 ‘우리가 아산이다(#We_are_Asan)’ 해시태그 운동이 확산 되자, “지금 이 운동이 벌어지는 것처럼 격리 시설을 무조건 반대하는 시민만 있는 건 아니며 위기 상황에서 서로 돕는 모습이 보기 좋다”는 등 응원의 댓글이 잇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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