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23일 종로 출마에 대해 "합리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23일 종로 출마에 대해 "합리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은 황교안 대표를 중심으로 총선을 치러야 하는데, 갈수록 고민이 깊다. 우선 차기 대선을 꿈꾸는 황 대표에게 이번 총선은 두 가지 면에서 중요하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이라는 수렁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한국당을 새롭게 변모시켜 수권 정당의 모습을 되찾아야 한다는 것과 이번 총선에서 의미 있는 승리로 야권의 유일한 대선주자라는 위치를 확실하게 못 박아야 한다는 과제를 모두 성공시켜야 한다. 이 둘 다 힘겨운 싸움이 될 듯하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민주당과 지지율 격차가 줄면서 한국당은 고무된 모습이지만, 여전히 사분오열된 보수를 통합하지 못한다면 총선에서 자칫 100석도 못 건지는 최악의 상황이 올 수 있다는 위기감도 여전하다. 동시에 황 대표가 지역구로 나설지, 나선다면 종로로 출마할지를 놓고 아직도 우왕좌왕하고 있어 보수 지도자로서 결단이 부족하다는 비난도 거슬리는 대목이다.

더욱이 23일 공식 활동에 들어간 한국당 공천관리위원회가 황 대표에게 공식적으로 “공천에서 완전히 손을 떼라”고 요구했고, 부위원장에 임명된 이석연 전 법제처장은 한 발 더 나가 “전략 공천 1호는 반드시 황 대표의 종로 출마가 돼야 한다”고 선언하면서 그를 코너에 몰아넣고 있다. 황 대표도 “수도권 험지에 출마하겠다”고 이미 밝힌 바 있어 운신의 폭도 좁아질 대로 좁아졌다. 

보수대통합도 문제다. 4?15 총선에서 150석을 호언장담했던 그에게 새로운보수당과 통합은 우선 넘어야 할 산이다. 그런 다음에 보수대통합도 가능하고 보수 정치권 물갈이도 통한다. 하지만 새보수당을 실질적으로 이끄는 유승민 의원은 설전에 만나자는 황 대표의 제안을 거절하면서 “통합을 넓게 생각하면 후보 단일화나 선거연대도 옵션으로 들어간다. 그런 것을 포함해 협의하겠다"고 말해 통합에서 한 발 빼는 모습을 보여 한국당을 당황하게 하고 있다. 총선이 80여일 앞으로 다가온 지금 황 대표가 공언했던 총선의 승리로 가는 길은 멀고도 험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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