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파병요청 부응하면서 이란과 관계악화 피하는 절충안 선택

안규백 국회 국방위원장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국방위원장실에서 호르무즈 파병 관련해 정철재 소장의 보고를 받고 있다. [출처=뉴시스]
안규백 국회 국방위원장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국방위원장실에서 호르무즈 파병 관련해 정철재 소장의 보고를 받고 있다. [출처=뉴시스]

 

정부가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한 항행을 위해 사실상 ‘독자파병’을 결정했다.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 공동방위를 위해 주도하고 있는 ‘국제해양안보구상(IMSC)’에 참여하는 대신 독자적으로 활동하는 방안을 선택했다.
 
정부는 21일 청해부대의 파견 지역을 아덴만 일대에서 오만만과 아라비아만 일대까지 확대해 우리 군 지휘 아래 한국 국민과 선박 보호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덴만에 파견된 청해부대의 작전범위를 확장하는 방식으로 미국의 파병요구에 부응하면서도 오랜 시간 이어 온 이란과의 경제적 협력관계도 이어갈 수 있는 절충안이다.
 
정부는 이번 결정이 한국의 국익을 지키는 최선의 절충안이라는 것을 강조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걸프지역의 주요 원유수송 루트로, 한국에 수입되는 원유의 70% 이상이 이곳을 지나게 된다.
 
최근 미국과 이란의 긴장이 고조되면서 이 지역의 안전한 항행을 위해 청해부대를 배치해 유사시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정부가 ‘국제해양안보구상(IMSC)’에 참여하지 않고 ‘독자파병’을 결정한 것은 복잡한 외교적 상황을 고려한 묘수였다는 평가다.

미국은 지난해 여름부터 한국을 비롯한 동맹국에 IMSC 파병을 요청했고, 정부도 한때 참여를 긍정적으로 검토했지만 올해 초 미국이 이란의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사령관을 제거하면서 양국 간의 긴장이 고조되자 입장을 선회했다.

정부는 미국 주도의 IMSC에 참여하지 않고 독자파병으로 입장을 바구면서 자칫 이란과 중동지역에서 적으로 인식돼 우리 국민이 위혐에 처할 수 있는 우려를 차단했다.

정부는 ‘독자파병’ 결정에 앞서 미국 국방부와 이란에 사전 설명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신에 따르면, 미국은 한국이 독자 파병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배경을 잘 이해하고 있고, 이란도 한국 결정을 이해한다고 하면서 자국의 기본 입장을 설명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에서는 정부의 톡자파병 결정으로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나 남북협력사업 등 현안에 대해 미국이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제기한다. 그러나 외교부 관계자는 “호르무즈 해협 파병 문제는 방위비 협상 과정에서 전혀 거론되지 않았다‘면서 ”방위비 협상과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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