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미술시장 황제주→세계미술시장 블루칩 도약
23일 크리스티 홍콩 11월 이브닝 세일 경매
지난해 5월 85억 최고가 깨고 김환기 자체 경신
주치의였던 김마태 박사 47년간 소장후 첫 경매

전남 신안군 출신의 화가 김환기(1913∼1974)의 작품 '우주'가 홍콩의 미술품 경매에서 153억원에 낙찰됐다. . 수수료를 뺀 낙찰가 기준으로 한국 미술품이 경매에서 100억원 넘는 가격에 팔린 것은 이번이 처음.

23일 오후 홍콩 컨벤션센터 그랜드 홀에서 열린 크리스티 홍콩 11월 경매에서 1971년 작 푸른점화 '우주(Universe 5-IV-71 #200)'가 한화 약 153억 4930만원( HKD 101,955,000(구매자 수수료 포함가)에 낙찰됐다.

60억원대에 경매에 오른 '우주'을 갖기 위한 열기가 뜨거웠다. 현장과 전화 경합이 33번이나 치열하게 이어졌다. 이후 132억원을 부른 전화 응찰자가 낙찰됐다. 

낙찰자는 한국인이다. 걸그룹 카라 출신의 가수 겸 배우 박규리와 열애중인 동원건설 장손인 송자호(25)씨였다. 송씨는 현재 동원건설에서 큐레이터로 일하고 있다.

크리스티 코리아는 “송자호 큐레이터가 마지막까지 경합으로 따라갔으며 개인 콜렉션 목적으로 낙찰받은 것으로 전해졌다”고 24일 밝혔다. 

세계적인 경매사 크리스티가 153억원에 쏘아올린 '우주'는 김환기를 '아시아 미술시장 100억대 작가'로 등극시켰다. 현재 100억대를 넘어선 작가는 중국 산유·자오우키, 일본 무라카미 다카시, 나라 요시토모 등 6~7명이 올라있다.

'153억 낙찰'은 세계 미술시장에 김환기 뿐만 아니라 한국 미술품의 인식과 관심도를 새롭게 바꾸는 연쇄 반응이 일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미술시장 관계자들은 "한국 미술시장의 역사적 사건"이라고 규정했다. 특히 국내 미술품경매사가 아닌 해외 유명 경매사, 크리스티 홍콩에서 100억원대를 돌파했다는데 큰 의미를 뒀다.

지난해 5월 서울옥션 홍콩경매에서 85억원에 최고가 신기록을 경신하면서 100억 돌파는 시간 문제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당초 크리스티측은 "작품성·희귀성을 모두 갖춰 최고가를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우주' 작품은 자연의 본질을 화폭에 담고자 매진하며, 예술사상과 미학의 집대성을 위해 헌신한 그의 인생의 최고 절정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지난 5년간 김환기의 작품은 경매에 나오기만 하면 최고가를 경신했다. 자신의 신기록을 계속 바꾸며 국내 미술품 낙찰가 톱10 중 1위부터 8위까지 차지했다.

김환기 질주는 2015년 10월 서울옥션홍콩경매에서 시작됐다. 1971년작 푸른색 전면점화 ‘19-Ⅶ-71 #209’가 약 47억2100만원에 낙찰되면서, 당시 국내 미술품 낙찰가 1위 기록이었던 박수근의 ‘빨래터’를 제치고 존재감을 드러냈다.  2015년부터 2019년 상반기까지 김환기의 작품은 총 1413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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