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돈 논란 신라호텔 '라연' 4년 연속 미쉐린 별 3개 획득

미식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미쉐린 가이드'가 책 등재를 위해 뒷돈을 요구했다는 폭로가 나와 파장이 확산하고 있다. 미쉐린의 상징인 '별'을 받는데 필요한 사전 정보를 레스토랑 측에 주는 대신 금품을 요구했다는 논란이 불거진 것.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KBS는 신라호텔의 라연과 광주요그룹의 가온이 1년 수천만 원 넘는 컨설팅을 받고 미쉐린 스타를 받았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쉐린의 내부 정보를 속속들이 알고 있는 미국인 어네스트 싱어가 2014년부터 2015년까지 한식당 '윤가명가'에 컨설팅비 명목으로 항공료, 호텔비 등 1년에 4만 달러(5천만 원) 가량을 제안했다고 했다. 싱어는 '미쉐린 가이드 서울'이 2016년 말에 발간될 것을 이미 알고 있었고 협상 중이던 미쉐린과 한국관광공사의 진행상황까지 꿰뚫고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컨설팅을 제안받은 윤가명가 윤경숙 대표는 해마다 별점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컨설팅 비용을 내야 한다는 사실을 이상하게 여겼다. 윤 대표는 “컨설팅을 한다고 하자 마자 미쉐린 평가원들이 왔다”며 “이런 건 프랜차이즈 본사에 돈은 내는 시스템으로 느껴졌고 고민 끝에 계약을 파기했다”고 전했다.

윤 대표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19년까지 3년 연속 가장 상위 등급인 별 셋을 받은 서울신라호텔의 한식당 ‘라연’과 광주요그룹의 ‘가온’도 컨설팅을 받았다. 윤 대표는 처음 어니스트 싱어가 컨설팅을 제안하면서 “코디네이터인 싱어가 3스타인 신라호텔 라연과 광주요그룹 가온도 싱어 씨를 통해서 미쉐린 컨설팅을 받았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공교롭게도 그해 라연과 가온은 별3개를 받았다.

보도에는 삼성과 신라호텔 측은 싱어 씨와 2010년대 초부터 관계를 맺어왔다. 삼성은 2010년대 초부터 와인이벤트에서 싱어 씨와 컨설팅을 계약을 맺고 같이 일했고 신라호텔은 싱어의 '개인 컨설턴트'로 의심되는 홍콩 데니 입 씨에게 식당 벤치마킹에 관한 컨설팅을 진행했었다고 했다.

더구나 이상한 것은 싱어 씨의 일본인 부인에게도 2010년 삼성에서 접대가 이뤄졌다. 싱어 씨의 부인은 2010년 삼성 임원 전용 식당에서 접대를 받았고, 연말에 삼성 측으로부터 선물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미쉐린 가이드’는 신라호텔 라연에 대해 “품격 있는 한식 정찬을 선보이는 라연은 전통 한식을 현대적인 조리법으로 세련되게 표현해낸다. 전망 좋은 신라호텔 23층에 자리해 시원한 남산 경관을 감상할 수 있는 이곳은 한국의 전통 문양을 활용한 기품 있는 인테리어가 인상적이다. 우아하고 편안한 식사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구비한 고급 식기와 백자를 형상화한 그릇은 레스토랑이 지향하는 또 다른 차원의 섬세함을 잘 드러낸다.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메뉴에 와인을 조합해 즐길 수 있으며, 요구하지 않아도 세심한 배려가 돋보이는 서비스는 이곳의 또 다른 매력이다”라고 극찬했다.

미쉐린가이드가 뒷돈의 대가로 후한 평가를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드는 대목이다.

거듭된 의혹에도 미쉐린 가이드 측은 결국 '미쉐린 가이드 서울 2020' 행사를 강행했다.

미쉐린 가이드 선정 과정에서 컨설팅 비용 명목으로 수천만 원을 줬다는 보도가 나온 한식당 라연과 가온이 4년 연속 3스타 레스토랑에 선정됐다.

오로지 ‘맛’으로 진검승부를 겨뤄야 할 미쉐린 가이드가 ‘뒷돈’으로 평가됐다는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올해 미쉐린 가이드는 시작전부터 발표날까지도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본지는 신라호텔 측의 입장을 들으려 수차례 연락을 취했지만 끝내 답변을 거부했다.

저작권자 © 공정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