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가 미중 무역합의를 위한 협상이 암초에 부딪혔다는 소식에 관망세가 돌아섰고 혼조세로 마감했다.

13(현지시각) 뉴욕증시에서 블루칩(우량주) 클럽인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92.10포인트(0.33%) 오른 27783.59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위주의 S&P(스탠다드앤푸어스) 500 지수도 2.19포인트(0.07%) 상승한 3094.03을 기록했다. 반면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3.99포인트(0.05%) 내린 8482.10에 마감했다.

이날 증시는 미중 무역협상 등을 주목하면서 3대 지수도 소폭 하락세로 출발했다. 무역합의 불확실성이 다시 부각되면서 관망세로 돌아섰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중국은 1단계 무역합의문에 앞으로 중국이 구매할 미국산 농산물 규모를 명시하자는 미국의 요구를 거부하고 있다. 또 중국은 추가관세 일부 존치 등 합의이행 강제장치와 기술이전 규제 강화를 비롯한 미국의 요구에도 거부의 뜻을 보이고 있다.

합의문이 일방적으로 미국에 유리한 것처럼 보이는 데 따른 정치적 부담을 중국 정부가 우려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상호 관세 철회의 규모를 놓고도 양측이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익명의 미 행정부 관계자는 "중국은 기존의 추가관세를 전면 철회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미국은 12월 부과 예정인 1560억달러(180조원) 물량에 대한 관세 15%만 보류할 수 있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미중 고위급 협상단은 지난달 11일 미국 워싱턴 협상에서 1단계 무역합의, 이른바 '스몰딜'(부분합의)에 도달했지만 아직 합의문 서명을 위한 세부협상을 마무리하지 못했다. 1단계 합의에 따라 중국은 연간 400~500억달러 규모의 미국산 농산물을 구매하기로 했다. 이에 미국은 2500억달러(300조원) 규모의 중국산 관세율을 25%에서 30%로 인상하는 계획을 연기했다.

당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이달 16~17일 칠레 산티아고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만나 1단계 무역협정에 서명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칠레가 국내 대규모 시위 사태를 이유로 회의 개최를 취소하면서 서명 일정이 사실상 연기됐다.

D.A.데이비슨의 제임스 레이건 이사는 "주가가 더 오를 수도 있겠지만 그건 미중 무역협상에 달려있다""만약 미국과 중국이 1단계 무역합의에 서명조차 하지 못한다면 그건 증시에 아주 나쁜 소식"이라고 말했다.

이날 한국과 일본, EU산 자동차에 대한 25% 고율관세 부과 여부 결정 시한이 도래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대해 곧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 들어가기에 앞서 취재진들로부터 자동차 고율관세 부과 여부에 대한 질문을 받고 "나는 충분히 보고를 받아왔다""상당히 조만간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트럼프 대통령이 EU산 자동차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 여부 결정 시한을 추가로 6개월 연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보도했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수입 자동차가 미국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이유로 무역확장법 232조에 근거해 외국산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에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해왔다. 결정 시한은 당초 517일이었으나 이미 한차례 180일 연장돼 13일로 미뤄졌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제롬 파월 의장은 당분간 기준금리를 동결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미국 경제가 현재와 같은 상태를 유지한다면 당분간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CNBC 등 미 현지 언론에 따르면 파월 의장은 13(현지시각) 미 의회 합동경제위원회에 출석해 "통화정책에서 미리 설정된 경로는 없다"고 전제한 뒤 "현재의 통화정책 기조는 적절하다"고 밝혔다.

파월 의장은 미·중 무역전쟁과 맞물려 기업투자가 위축됐지만, 개인소비는 탄탄하다는 점을 언급하며 "미국 경제가 11년째 확장 국면을 이어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경제확장을 뒷받침하기 위해선 재정정책이 중요하다고도 강조했다. "금리 인하의 효과가 현실화하려면 시간이 지나야 한다"고도 했다.

연준은 지난달 30일 기준금리를 1.50~1.75%0.25%포인트 내렸다. 지난 7, 9월에 이어 올해 들어 세 번째 금리 인하였다. 당시 파월 의장은 경제 상황을 지켜보며 당분간 추가적인 인하 없이 금리를 동결할 것임을 시사했다.

다만 월트 디즈니가 새로운 스트리밍 서비스인 '디즈니 플러스'에 대한 기대로 7.4% 급등한 데 힘입어 다우존스 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 청문회는 주식 시장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은 것으로 평가됐다.

미국 소비자물가는 크게 뛰며 금리동결론을 뒷받침했다.

이날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월 대비 0.4% 상승했다. 지난 3월 이후 최대 상승률이다.

지난 8월과 9월엔 상승률이 각각 0.1%, 0.0%에 그쳤다. 작년 동월 대비 상승률은 1.8%로 집계됐다.

휘발유 등 에너지 가격 상승이 물가상승을 부추긴 것으로 풀이된다.

가격 변동성이 높은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는 전월 대비 0.2% 올랐다. 작년 동월 대비론 2.3% 뛰었다.

연준의 목표치인 2%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근원 소비자물가는 연준이 가장 중시하는 지표 가운데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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