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5년이 지났다. 검찰에 따르면 5년 전 발생한 세월호 참사를 재조사하기 위해 특별수사단을 설치해 재조사에 나선다고 밝혔다.

7일 검찰은 특별수사단(이하 '특수단')을 설치해 2기 특조위가 최근 문제 제기한 '희생자 이송 지연 문제'와 지난 4월 수사의뢰한 '세월호 폐쇄회로(CC)TV 영상 저장 녹화 장치 조작 의혹'을 다시 들여다본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검찰은 이번 세월호 특별수사단을 통해 세월호 사고의 원인부터 구조 과정 및 지휘 체계의 문제점, 수사 외압 논란 등 세월호 참사를 둘러싼 의혹들을 폭넓게 다룰 예정인 것으로 보인다. 이는 지난 5년간 세월호 참사 유족들이 요구해온 부분이기 때문에 여론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을 위한 수사단이 설치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1기 특조위)가 처음 설치됐다. 2017년 사회적 참사 특별조사위원회(2기 특조위)가 꾸려져 세월호와 실·외압 수사 의혹에 대한 조사를 이어왔다. 그러나 5년 7개월이 흐른 지금까지 세월호 참사와 관련되어 풀리지 않은 의혹들이 많이 남아있는 상태다.

올해 다시 꾸려진 세월호 참사 특별수사단(가칭 '3기 특조위')는 '4·16 세월호 참사 특별 조사 위원회’의 기록을 넘겨받아 검토에 나설 예정이다. 이들의 기록에 따르면, 해경은 세월호 참사 당일 맥박이 뛰는 희생자를 바다 위에서 발견하고도 헬기가 아닌 배로 이송해 희생자가 결국 숨진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희생자를 응급헬기로 이송했다면 20분 안에 병원 도착이 가능한 상황이었지만, 현장에 있던 헬기는 희생자가 아닌 해경청장을 태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4시간 41분 만에 병원에 도착한 희생자는 끝내 목숨을 잃은 것으로 파악됐다.

특수단은 서울중앙지검 형사부에 배당된 ‘세월호 디브이알(DVR) 증거자료 조작 의혹 사건’도 집중 분석할 예정이다. 앞서 '4·16 세월호 참사 특별 조사 위원회’가 “해군이 세월호 참사 당시 디브이알을 수거하면서 찍은 영상 속 디브이알과 검찰이 확보한 세월호 디브이알이 다르다"라며 바꿔치기 의혹을 제기하고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기 때문이다. 디지털영상저장장치인 디브이알은 세월호 선내·외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64개 폐회로텔레비전(CCTV) 녹화 영상 기록을 담고 있는 것으로, 중요한 증거로 취급되어 왔다.

윤석열 총장 취임 이후 첫 특별수사단

일각에선 이번 특수단 설치와 관련해 내년 '4·15 총선'을 앞두고 여야의 이미지메이킹을 위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한 전문가는 "'세월호'가 국민들에게 중요한 부분인 건 맞지만, 총선이라는 정계에서 어떻게 보면 가장 큰 '이벤트'가 멀지 않은 가운데 국민들의 시선이 집중되는 '세월호 참사 특별수사단' 설치는 이미지 쇄신이라는 카드를 꺼내는 용도가 아닌가 싶다"라고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얼마 전까지 윤석열 검찰총장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의혹에 대한 광범위한 수사를 타이트하게 진행하면서 정치권과 언론의 시선을 집중시킨 바 있다. 이후 조국 전 장관이 자리에서 물러나는 과정에서까지 파장을 일으키며 화제의 중심에 서 있었다.

이번 세월호 특별수사단에 언론과 여론의 관심이 끊이질 않는 이유다. 일각에선 윤석열 총장의 취임 후 첫 특별수사단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끊이질 않고 있다. 이번 특수단 단장에 자리한 임관혁 안산지청장도 그 이유 중 하나다. 임관혁 안산지청장은 서울중앙지검 특수 1부장, 특수 2부장을 지냈으며,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에서 '정치 검사'로 분류됐던 인물이다.

임관혁 단장은 이명박 정부에서 한명숙 전 총리 2차 주임 검사였으며, 이명박 정부 5년 동안 있었던 46명의 정치 검사 명단에 포함됐었고, 박근혜 정부에선 '정윤회와 십상시 문건 수사'를 하면서 비선 실세들의 국정 개입 의혹은 수사하지 않고 문건 유출 건만 강도 높게 수사해 '정윤회 문건'을 박 전 대통령의 가이드라인대로 '사설 정보지 수준의 정보를 짜깁기한 허위 문건'이라는 결과를 내놔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었다.

때문에 일각에선 앞서 진행된 핵심 사건들에 대한 수사를 제대로 진행하지 않았던 인물이 수사단장으로 지정된 것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는가 하면, 윤석열 총장이 국정 농단 적폐 수사보다 세월호 참사 재수사를 더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의지를 가지고 있는 만큼 쉽게 넘어가지는 않을 것 같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앞서 윤석열 총장은 취임 전인 지난 7월 국회 인사청문회 당시 세월호 참사 재수사 관련 질의에 대해 "고발조치가 있게 되면 법에 따라 엄정하게 처리하겠다"라고 의지를 표명한 바 있기 때문에 더욱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검찰 측은 이번 인사와 관련해 "윤석열 총장이 수사 역량만으로 수사단을 꾸렸고, 단장인 임관혁 안산지청장은 총장이 직접 선택한 인물"이라고 답했다.

최종 타깃은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이번 세월호 참사 특별수사단의 설치로 인해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도 화제로 떠올랐다. 황교안 대표가 당시 법무부 장관이었기 때문이다. 황 대표는 "반복해서 조사하더라도 문제가 될 것은 전혀 없다. 자꾸 과거로 되돌아갈 것이 아니라 미래로 가는 대한민국이 돼야 한다"라고 말했지만, 국민들의 관심은 황교안 대표에 대한 집중조사가 진행되는가에 대한 여부다.

이미 다수의 의원들은 브리핑을 통해 황교안 대표를 겨냥한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 대변인은 "검찰 특수단이 당시 사건 관련자나 박근혜 정부 고위 공직자가 세월호 수사 과정에서 검찰에 외압이나 방해를 하지는 않았는지 철저히 수사해야 할 것이다"라고 말하며, 당시 법무장관을 지냈던 황교안 대표를 겨냥한 듯한 말을 꺼냈다.

이어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대변인도 "황교안 대표의 인재 영입으로 많은 이들이 상처받고 있다.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은 '(사태) 책임자가 제1야당 대표가 되고, 진실 왜곡한 자가 국민대표하겠다는 건가'라며 세월호 왜곡 보도 책임자인 이진숙 전 대전 MBC 사장 영입에 분노했다"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황교안 대표는 이날 국회 기자간담회장에서 자신과 관련된 의견들에 대해 "(당시에도 수사 외압 등 의혹은) 여러 차례 논란이 됐고, 문제가 제기됐다. 그러나 여러 차례 검증이 됐다. 이미 검증이 끝난 이야기를 반복하고 반복, 반복하는 행태는 고쳐져야 한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지금까지 떳떳하지 못한 일들을 하지 않았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자유한국당 전희경 대변인은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황 대표에 대해 계속해서 의혹과 문제 제기가 되어 왔다. 그러나 그때마다 아무 문제가 없음이 거듭 검증됐다. 그럼에도 계속해서 같은 일이 되풀이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희경 대변인은 "(세월호 재수사는) 미래로 가야 하는 대한민국에도, 끊임없는 지속적 검증을 이미 마친 '자연인 황교안'에게도 온당한 일이 못 된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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