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시드니의 『2019 한국의 날』 행사가 『광 팔기 쇼』로 전락했다는 지적이다. 『광 팔기』라면 뭐라도 보였어야 했다. 그런데, 정작 보여준 게 없다는 것. 행사장에서 주최 측인 시드니 한인회 윤광홍 회장이 미소 짓고 있다.


과연 누구를 위한 잔치였나!

2일, 호주 시드니에서는 『2019 한국의 날』 행사가 개최됐다. 문제는 대다수 교민에게 외면당했다는 것.

참가 추산 인원 고작 5천여 명 규모였다. 해마다 2만여 명 규모 행사와 비교해 반의반 토막짜리였다. 한인회 추산, 1만 명 규모.

결국 『2019 한국의 날』 행사는 주최 측의 『광 팔기 쇼』라는 게 교민들 공통된 지적. 더욱이 참석한 교민들은 ‘반 토막짜리 행사’, ‘속 빈 강정’이라고 행사 주최 측을 질책했다.

다시금 현 시드니 한인회 집행부(회장 윤광홍)의 무능함이 도마 위에 올랐다.

호주 시드니 한인회가 주최한 『2019 한국의 날』 행사는 시드니 소재 크로이돈 파크(Croydon Park)에서 열렸다. 슬로건은 『Come Together(함께 갑시다)』. 의미는 근사했다.

하지만 행사 장소로 크로이돈 파크는 아니었다는 것. 시드니의 열악한 대중교통을 고려했어야 했다. 슬로건대로 ‘함께 참석하기’엔 너무 힘들고 불편한 위치였다.

실례로 교민들이 많이 거주하는 스트라스필드(Strathfield)에서 이날 행사장을 가려면 여간 복잡하고 힘든 게 아니었다. 특히 노약자들에겐 감히 엄두가 나지 않는 코스였다. 이 때문에 행사 참석을 아예 포기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스트라스필드를 출발, 『2019 한국의 날 행사』 장소인 크로이돈 파크를 가기엔 노약자들에게 너무도 험난한(?) 코스였다. 구글 길 찾기 캡쳐.

 

구글 길 찾기로 행사장, 크로이돈 파크까지 검색을 해도 그렇다.

실례로 이날 오전 10시에 스트라스필드를 출발, 크로이돈 파크까지 가려면 먼저 전철을 타야 한다. 그러려면 약 17분을 걸어야 한다. 만약 노약자들이라면 스트라스필드 역(Strathfield Station)까지 그보다 두 배 이상의 시간이 소요된다.

그곳에서 전철로 애쉬필드역(Ashfield Station)까지 이동한 뒤, 도보로 1분을 이동하고 다시 버스를 타야 한다. 

9개 정류장을 지나 조지 리버 브라이턴 정거장(Georges River Rd opp Brighton St)에 하차. 다시 도보로 숨 가쁘게 약 2분을 이동해야 겨우 행사장이다.

그런데 이런 상황은 대중교통이 정상적으로 운행될 때를 전제한다. 문제가 수시로 노출, 가다 서다를 제멋대로(?) 하는 시드니 대중교통을 참작한다면 시간이 얼마나 소요될지, 그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참고로 이곳은 서울처럼 대중교통 시스템이 구축돼 있지 않다. 불편하기 이를 데 없다.

행사장의 열악한 접근성은 교민들의 공통된 불만이었다. 이런 불만은 행사 전부터 곳곳에서 터졌다.

그런데도 시드니 한인회는 모르쇠로 일관했다. 장소 변경 없이 그대로 행사를 강행했던 것.

많은 교민은 장소가 핸디캡이었다면 홍보라도 충실했어야 했다고 꼬집었다.

『2019 한국의 날』 행사 홍보라고 해야 고작 구전(口傳)이나 홈페이지를 이용한 행사 알림과 후원ㆍ협찬명단 공지 정도가 전부였다는 게 교민들 이구동성이었다.

▲반쪽 행사로 전락했다는 지적의 호주 시드니 『2019 한국의 날』 행사장 현수막.

▲반쪽 행사로 전락했다는 지적의 호주 시드니 『2019 한국의 날』 행사장 현수막.

행사 현장에서 취재진을 만난 시드니 한인회 윤광홍 회장은 “2만여 명의 인원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했다.”면서 ”하지만 참여 인원이 조금 적다.”라고 뒷말을 흐렸다.

윤 회장은 또 반쪽짜리 행사로 전락한 이유를 묻는 취재진 질문에 “불편하다. 언론이 나를 오도하고 있다”면서 오히려 본인 입장의 변론만을 토했다.

그나저나 윤 회장 얘기가 맞긴 맞다. 취재진 질문이 불편할 수 있겠다.

해마다 시드니 한인회가 주관하는 『한국의 날』 행사는 대략 2만 명 규모로 진행됐다. 하지만 올해는 썰렁했다. 그러니 행사가 반 토막 난 이유를 묻는 말이 윤 회장 입장에서 불편하기도 했겠다.

문제는 앞서 지적처럼 적정 장소선정의 실패가 『반 토막 행사』로 전락한 결정적 이유라는 사실. 여기에 행사 홍보 부재도 단단히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전 한인회 운영위원 A 씨는 ”적어도 행사 개최 5~6개월 전부터 모든 기획을 마무리하고 홍보가 시작됐어야 했다.“라면서 ”이번 행사가 실패한 결정적 요인”이라고 일침을 놨다.

또 다른 한인 단체 전 임원 B 씨는 “이번 행사 장소는 노약자가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경우, 매우 불편했다.”면서 “한인 밀집 지역이나 교통편의 지역에 행사 장소를 선정하지 못한 것은 집행부의 무능함”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날씨는 쾌청했다. 그러나 『2019 한국의 날』 행사장은 썰렁했다.

 

교민들 사이, 시드니 한인회가 지나친 장삿속이란 비판도 나왔다.

이번 『한국의 날』 행사는 중앙의 무대 및 공연 관람석 주변에 55개의 부스(Booth)가 설치됐다. 일종의 가판대(스톨ㆍStall)였다.

행사를 주관한 시드니 한인회는 55개 스톨(Stall)을 임대했다. 55개 중 50여 개가 임대됐다. 

물론 유료였다. 푸드 스톨(Food Stall)의 이날 사용료는 440 호주 달러(한화 35만 원), 일반 스톨(General Stall)은 330 호주 달러(한화 27만 원)였다. 주최 측이 잔치를 빌미로 고가의 부스 장사를 했다는 비난이 나오는 배경이었다.

또 각 처에서 들어온 기부금을 비롯한 협찬ㆍ경품 등도 시드니 한인회가 관리했다.

이에 대해 교민 K 씨는 “한인회가 장사까지 한다. 대체 한국의 날은 잔치마당이 아니라 한인회가 장사하는 날이냐?”라고 반문하며 “무능한 것도 문제지만, 돈 문제만큼은 투명하게 관리돼야 한다.”라고 힘줬다.

또한 시드니 교포 사회에서 유명한 패션브랜드인 K패션의 스톨을 운영한 육민정 MD (Merchandiser)는 “작년 매출의 반도 안 된다.”면서 울상 지었다.

특히 익명을 요구한 현 한인회 C 관계자는 “한국의 날 행사 종료 후 특정 직원을 해고하겠다고 했다.”면서 ”이유를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만약 부당해고라면 이는 집행부의 전횡이다.

일각에서는 시드니 한인회장단의 퇴진 문제도 불거졌다.

다른 한인 단체의 임원 H 씨는 ”역대 한인회 중 최악”이라면서 ”회장단을 전면 개편해야 한다.”라고 강하게 주장했다.

그는 ”한인회 집행부는 교민을 위해 봉사하는 자리”라면서 ”염불보다 잿밥에 관심이 많다면 이는 정말 큰 문제”라고 꼬집었다.

교민들이 시드니 한인회장에 대해 불만의 목소리를 낸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7월, 시드니 한인회는 32대 집행부 출범 직전에도 내홍을 겪었다. 역사상 처음으로 선출직 부회장으로 피터 김 시의원이 당선됐으나 압력에 의해 사퇴했고, 임혜숙 전 월드옥타 시드니 지회장의 임명직 부회장 내정이 취소되는 등 파행의 연속이었다.

호주 시드니 한인회는 언제쯤 건강한 모습으로 거듭날 수 있을까. 많은 교민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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