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주요 아파트 절반 감정원 시세와 달라... 표본 아파트, 매매거래 올해 중 ‘달랑 3주’

가격동향조사 표본 대상인 서울 주요 아파트 단지에서 실거래가 발생하지 않는데도 감정원이 호가 중심의 시세를 발표하면서 시장 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의원실과 한국도시연구소가 분석한 ‘실거래가와 한국감정원 동향조사 자료 비교’에 따르면 감정원의 조사가 정확한 주택 가격 변동 흐름을 정확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홍근 의원실과 도시연구소는 서울의 아파트 가격에 미치는 영향이 큰 강남·송파·서초의 강남 3구와 마포·용산·성동의 강북 3구에서 단지 규모가 크고 시장에 영향력이 큰 주요 단지가 위치한 6개동(강남구 대치동, 송파구 잠실동, 서초구 반포동, 마포구 아현동, 용산구 이촌동, 성동구 행당동)을 선정·분석했다.

분석 결과 한국감정원의 월간 동향조사는 2018년 10월~2019년 상반기까지 지속적인 하락세라고 발표한 반면, 월간 실거래지수는 올해 3월 이후부터 상승세로 돌아섰다. 국토교통부의 실거래 데이터에서도 올해들어 상승세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분양가 상한제 논의가 본격화된 이후인 7·8월에 서울 실거래가와 각 구별 아파트 거래가는 떨어졌는데도 감정원 조사는 7월 이후 상승으로 발표됐다.

2018년 1월~2019년 8월 서울 6개동별 아파트 매매가격 변화. (자료=박홍근 의원실)
2018년 1월~2019년 8월 서울 6개동별 아파트 매매가격 변화. (자료=박홍근 의원실)

실거래를 통한 6개구 아파트의 3.3㎡ 당 매매가격의 변화에서도 지속적인 하락세는 나타나지 않았다. 강남·서초구는 올해들어 대체로 상승세를 보였으며, 송파구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3월까지 지속적으로 상승하다 이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6개구 대표 아파트의 3.3㎡당 매매가격의 변화도 한국감정원의 공표 결과와는 달랐다. 강남구 대치동, 송파구 잠실동, 서초구 반포동, 마포구 아현동은 올해들어 대체로 매매가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용산구 이촌동이나 성동구 행당동은 상승과 하락을 반복했다.

이처럼 다르게 나타나는 이유는 짧은 시간 안에 아파트값을 정확히 파악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고, 호가 중심의 시세를 간접적으로 파악해 통계를 발표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서울 6개동의 229개 평형대별 단지에 대해 올해 초부터 35주간 주별로 실거래가와 감정원 주간 동향의 차이를 비교해 본 결과, 전체의 52.7%가 감정원 시세의 상하한가를 벗어나 있었다.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의 실거래가는 감정원의 상한가와 6억 4천만원 차이났고, 용산구 이촌동 이촌코오롱 아파트는 감정원 하한가보다 3억 5천만원 낮았다. 이처럼 실거래가와  감정원 시세의 평균 격차는 1억에 가까운 9365만원으로 나타났다.

각 단지의 실제 매매 건수를 살펴본 결과 6개 동 229개 평형대별 단지의 54.8%는 35주 중 3주 이하의 거래만 있었고 실거래가 있는 주의 비율이 35주 중 절반 이상인 단지는 3.9%에 불과 했다. 주간·월간 동향을 표본조사를 통해 파악할 수 있을 만큼 실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호가 중심의 시세를 발표하다보니 감정원의 조사가 정확한 주택 가격 변동 흐름을 정확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박홍근 의원은 “감정원이 문제 해결을 위해 표본 확대를 하고 있지만 표본이 늘어나도 통계의 정확성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며 “분양가상한제 지역 지정시 정부가 감정원의 주·월간 주택가격동향을 기초로 결정하는 만큼 개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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