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정부 에너지 정책 이후 적자 기록...해외 투자사업까지 손실 이어지며 金 리더십 추락
호주 바이롱벨리 주민 '환경파괴, 농업 발전 위해 개발 반대"...호주정부도 한전 개발사업 반려

이명박 정부에서 시작됐던 자원외교 악몽이 끝나지 않고 있다.  한국전력공사(대표 김종갑)의 해외 자원외교 사업이 좌초 위기에 놓였다. 8천억원이 투자된 호주 바이롱 광산사업이 위기를 맞고 있다.

 
호주 내 시민단체와 바이롱 밸리(Bylong Valley) 지역주민들은 지난 25일, 캔버라 소재 주 호주한국대사관 앞에서 한국전력의 바이롱 광산 개발 프로젝트를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시위에 참석한 농부 필립 케네디(Philip Kennedy) 씨는 “이곳은 매우 번화한 곳이었지만 지금은 아주 소수의 사람만이 이 땅을 경작하고 있다”며 “우리는 이 계곡이 예전 상태로 돌아가길 원한다”라고 했다

이어 “한전이 매입한 부동산을 매각하고 현재 보유 중인 석탄 탐사 권한을 포기해야 한다.”라고 강력 주장했다. 이날 시위에는 NSF를 처음 고안한 피터 앤드루스(Peter Andrews) 씨도 동참했다.

한편, 한국전력은 현재 호주에서 최초로 시작된 '천연 시퀀스 농법'SFㆍNatural Sequence Farming)의 본산이 있는 타윈 파크(Tarwyn Park)를 소유하고 있다.
 

농부들의 시위가 시간이 갈수록 격렬해지고 있다는 점도 한국전력의 행보를 위축시키고 있다. 당초 농부들은 광산개발로부터 영구히 바이롱 밸리를 보존할 것을 NSW주 정부에 요청하는 TV 광고 캠페인을 시작했지만, 25일 시위를 계기로 상시 시위가 예상되고 있다.


이번 시위를 주관하고 있는 록 더 게이트(Lock the Gate)의 닉 클라이드(Nic Clide) 대변인은 “한전이 이 땅을 매입한 이후 천연 시퀀스 농법을 지속하지 않고 있다는 증거가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서 그는 “한전의 바이롱사업 포기를 원한다.”라며 “개발하기 전 상태로 탈바꿈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한국전력의 상황은 사면초가. 호주 정부가 개발 허가를 불허한데 이어 시민단체와 지역주민들까지 나서 한국전력의 개발 사업을 반대하고 있다. 
 
앞서 지난달 18일 호주 뉴사이우스웨일스(NSW)독립계획위원회는 한국전력이 제출한 바이롱 광산 개발 사업에 대해 '부동의'를 결의했다. 위원회는 "광산 개발로 온실가스 배출, 지하수 오염, 자연 훼손 등 장기적 환경 영향에 중대한 우려가 있어 개발 허가 발급에 동의할 수 없다"고 불허 배경을 설명했다.

한국전력이 추진한 바이롱 사업은 총사업비만 11억2800만 달러에 달하는 대규모 유연탄 광산 개발 사업. 한전은 2010년 호주 기업 앵글로아메리칸에서 4억 달러에 바이롱 광산을 인수했다. 이후 토지 매입과 탐사 개발 등에 지금까지 7억 달러 넘는 자금을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한국전력은 바이롱 광산에서 40년간 연 350만t 규모 석탄을 생산할 계획이었다. 바이롱 광산은 한국전력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가 2016년 정부의 에너지 공기업 기능 조정에 따라 지분 10%를 발전 5개사에 2%씩 매각하면서 지분 90%를 보유하고 있다. 현재 한국전력이 보유한 유일한 국외 자원 개발 사업이다. 한국전력은 개발 승인이 나면 추가로 지분 90% 중 39%를 발전사에 매각하고 생산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면 남은 지분 51%도 매각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광산허가 불허로 한국전력의 계획은 무산될 가능성이 커졌다. 무엇보다 자원외교로 투자한 비용에 손실이 예상된다.

한국전력은 올 상반기 1조 원에 육박하는 적자를 냈다. 설상가상 해외 광산 개발 사업까지 무산되면 해외 주주들이 경영진에 대한 교체 목소리도 커질 가능성이 높다.

정부가 에너지 전환 정책을 본격화한 2017년 4분기부터 적자로 돌아선 한국전력 영업이익은 지난해 3분기(1조3900억 원)를 제외하면 매 분기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한국전력의 ‘2019년 재무위기 비상경영 추진계획’에 따르면 한전은 올해도 영업손실 2조4000억 원, 당기순손실 1조9000억 원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전력의 경영상태는 최악이 예상된다. 외국인 주주들이 김종갑 대표의 리더십을 곱지 않은 태도로 지켜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내년 3월 정기 주총에서 김 대표의 경질론도 대두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한편 취재진은 한전이 처한 현재 상황에 대해 호주 시드니 주재 한전 호주법인에 여러 차례 전화했다. 하지만 급박을 뒤로한 채 휴일을 챙기는 듯, 전화는 불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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