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가 미·중 무역협상과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에 대한 낙관론에 힘입어 상승 마감했다.

21(미국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57.44포인트(0.21%) 오른 26827.64에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20.52포인트(0.69%) 상승한 3006.72,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73.44포인트(0.91%) 오른 8162.99에 장을 마쳤다.

S&P 500 지수는 지난 918일 이후 처음으로 3000선 위에서 마감했고, 726일 기록한 사상 최고치 3027.98에 바짝 다가섰다.

기업들의 실적호조가 투자심리를 북돋았다.

시장조사업체 리피니티브에 따르면 현재까지 3/4분기 실적을 공개한 S&P 500 소속 75개 기업 가운데 약 83%가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어닝서프라이즈'(깜짝실적)를 기록했다.

MV파이낸셜의 아리안 보이다니 투자전략가는 "지금까진 S&P 500 지수가 최고점에 가까워질 때마다 다시 떨어졌다"면서도 "지금은 지정학적 불안을 비롯한 큰 악재가 없는 만큼 전고점을 돌파하는 게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날 시장에서는 무역협상 관련 소식과 영국 브렉시트 문제, 주요 기업 실적 등을 주시한 가운데 류허 중국 부총리가 미·중 무역 협상이 실질적인 진전을 거뒀다고 말한 점이 투자 심리를 지지했다.

류 부총리는 "새로운 중미 무역 협상은 실질적인 진전을 거둬 단계적 서명을 위한 중요한 토대를 마련했다"면서 무역 전쟁을 격화시키지 않는 게 중국과 미국에 유리하고전 세계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도 이날 폭스비즈니스 인터뷰에서 양국 협상이 진전되고 있다면서, 1단계 협정이 잘 된다면 오는 12월 예정된 관세도 면제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협상이 잘 진행되고 있으며, 2단계 협정은 1단계보다더 쉬울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브렉시트와 관련해서는 이른바 '노딜' 위험이 줄었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불확실성은 여전하다는 평가다.

지난 주말 실시된 영국 하원 표결에서 보리스 존슨 총리가 유럽연합(EU)과 합의한 브렉시트 초안이 상정되지 못했다. 대신 브렉시트 관련 이행 법안이 완비될 때까지 합의안 승인을 연기하는 법안이 통과됐다. 영국 하원은 이날도 정부가 요청한 브렉시트 합의안 표결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존슨 총리는 법에 따라 EU에 브렉시트 기한 추가 연장을 요청했지만, 이는 영국 정부의 뜻이 아니며 오는 31일 브렉시트 이행을 위한 노력을 지속할 것이란 입장을 견지했다.

기업 실적이 양호한 흐름을 이어가는 점도 증시를 지지하는 요인이다. 지난주까지 실적을 발표한 S&P 500 지수 포함 기업의 80%가량은 시장 기대를 웃도는 순익을 기록했다. 이날 업종별로는 기술주가 1.07% 오르며 장을 주도한 가운데 에너지는 1.86%, 금융주는1.42% 상승했다.

국제유가는 하락했다. 글로벌 경기둔화로 원유 수요가 부진할 것이란 우려 탓이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0.47달러(0.9%) 떨어진 53.3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국제유가의 기준물인 11월물 브렌트유는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밤 913분 현재 37센트(0.6%) 내린 59.05달러를 기록했다.

중국의 3/4분기 경제성장률이 6.0%에 그치는 등 글로벌 경기둔화로 원유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이 유가를 끌어내렸다고 미국 경제방송 CNBC는 분석했다.

미 달러화는 강세였다. 이날 오후 442분 현재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인덱스(DXY)는 전 거래일보다 0.04% 오른 97.32를 기록했다. 달러인덱스는 유로, 엔 등 주요 6개 통화를 기준으로 달러화 가치를 지수화한 것이다.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 가격은 내렸다. 같은 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2월물 금은 전장 대비 7.10달러(0.48%) 떨어진 1487.00달러에 거래됐다.

저작권자 © 공정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