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훈 의원 “월성원전 누락이 전체 60%”... 안전중요 A·B등급 누락도 198건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원전 계획예방정비에서 정비항목을 누락한 것으로 밝혀졌다. 무엇보다도 안전관리가 중요한 원전에 대해 한수원의 미흡한 대처가 드러난 것이다.

 

14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훈 의원이 한수원으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4년부터 2017년 사이 한수원이 진행했던 원전 계획예방정비(Overhaul)에서 정비항목을 823건이나 누락한 것으로 드러났다.

작업누락이 가장 많이 발생한 원전은 월성원전으로 밝혀졌다. 이 중 월성3호기가 전체 누락 823건 중 1/4에 해당하는 221건의 누락 건을 보여 가장 많았다. 이어서 월성4호기가 137건, 월성2호기 94건, 월성4호기 64건 등 월성호기만 전체의 60%를 넘는 516건의 누락을 기록했다.

특히 항목별 안전등급도가 높은 A와 B 등급에 해당하는 등급의 항목누락건도 각각 115건과 83건으로 조사됐다. 한수원은 정비항목별 중요도 등급코드를 A, B, C, X까지 4가지로 분류해 운영 중인데, A등급과 B등급은 원자로의 안전 및 발전소 운전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기기로서 고장발생 시 발전소 출력 감발, 원자로 정지 등 발전소 안전 및 운전에 영향을 미치는 기기다.

원전 호기별 유형별 누락현황(2014~2017년). (자료=한수원, 이훈의원실 제공)
원전 호기별 유형별 누락현황(2014~2017년). (자료=한수원, 이훈의원실 제공)

 

A등급에 해당하는 작업 가운데 원전노심 냉각을 위해 사용되는 여러 냉각계통내 중수를 격리, 조절하는 밸브의 절연저항을 측정하는 ‘노심냉각계통 중수 격리용 전동밸브 일반점검’이 있다.  이 점검은 매주기마다 정비대상이지만 한수원은 월성1호기를 22차 정비때 점검한 이후 23차, 24차 정비에 걸쳐 점검하지 않다가 25차 정비에서야 수행 완료한 것으로 드러났다.

물을 끌어다 발전기 터빈을 돌리는 증기나 노심을 냉각시키기 위한 냉각수에 쓰이도록 해주는 ‘주급수펌프 전동기 및 차단기 점검’ 역시 매주기마다 점검해야 한다. 그러나 월성3호기에선 이 항목을 12차 점검 이후 점검하지 않다가 16차 정비에 이르러서야 점검이 이뤄졌다.

이에 대해 이훈 의원은 “중요등급 A, B에 해당하는 발전설비 점검이 제 때 되지 못하고 넘어가는 것은 발전소의 안전성을 높이고자 하는 본래의 취지를 달성할 수 없어서 심각하다”고 비판했다. 또 “한수원은 더욱 체계적이고 다층적인 검증과정을 통해 앞으로의 계획정비에선 또 이와 같은 누락사례가 발견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수원은 이훈 의원실에 시스템 보강과 직원들의 검수를 강화했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원전의 계획예방정비는 ‘원자력안전법’ 등 관련 규정에 의거해 일정기간마다 원전 가동을 멈추고 계획적으로 진행하는 정비 작업이다. 한수원이 계획예방정비 작업항목을 선정할 때 자체 정비관리시스템을 활용해 작업항목을 선정하고, 검토과정을 거쳐 작업항목이 확정되면 작업오더를 생성하도록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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