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방영됐던 드라마 '펀치'(박경수 극본, 이영우 연출)는 법의 중요성을 다룬 드라마이다. 속전속결 수사에 도가 튼 검찰총장 이태준(조재현), 6개월 시한부 판정을 받고 자신보다 더 나쁜 높은 분과 최후 공방을 벌이는 검사 박정환(김래원), "좋은 세상을 만들겠다"면서 검찰 개혁에 나서는 법무부 장관 윤지숙(최명길)이 등장한다.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하다는 것을 보여주겠다.”는 윤지숙은 정작 자신의 잘못엔 엄격하지 못한다. 아들의 병역 비리를 덮는다. 이를 폭로하려는 후배 검사를 막기 위해 해선 안 될 짓까지 한다. 그러면서도 “나는 덜 나쁜 사람”이라고 스스로를 합리화한다.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선 자신의 ‘작은 죄’정도는 상쇄될 것이라고 믿는다. 결국 윤지숙과 이태준은 몰락한다. 윤지숙은 무기징역이 선고됐고, 이태준도 감옥에 간다. 드라마는 ‘법 앞에선 만인이 평등하다’는 진리를 보여주는 것으로 결말을 맺는다.  드라마는 현재도 진행형이다. 법의 잣대는 만인에게 평등해야 한다. 그래야만 법이기 때문이다.(사진 SBS자료)
2014년 방영됐던 드라마 '펀치'(박경수 극본, 이영우 연출)는 법의 중요성을 다룬 드라마이다. 속전속결 수사에 도가 튼 검찰총장 이태준(조재현), 6개월 시한부 판정을 받고 자신보다 더 나쁜 높은 분과 최후 공방을 벌이는 검사 박정환(김래원), "좋은 세상을 만들겠다"면서 검찰 개혁에 나서는 법무부 장관 윤지숙(최명길)이 등장한다.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하다는 것을 보여주겠다.”는 윤지숙은 정작 자신의 잘못엔 엄격하지 못한다. 아들의 병역 비리를 덮는다. 이를 폭로하려는 후배 검사를 막기 위해 해선 안 될 짓까지 한다. 그러면서도 “나는 덜 나쁜 사람”이라고 스스로를 합리화한다.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선 자신의 ‘작은 죄’정도는 상쇄될 것이라고 믿는다. 결국 윤지숙과 이태준은 몰락한다. 윤지숙은 무기징역이 선고됐고, 이태준도 감옥에 간다. 드라마는 ‘법 앞에선 만인이 평등하다’는 진리를 보여주는 것으로 결말을 맺는다. 드라마는 현재도 진행형이다. 법의 잣대는 만인에게 평등해야 한다. 그래야만 법이기 때문이다.(사진 SBS자료)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인가?. 과연 법은 올바르게 집행되고 있는가?. 국민들은 사법제도를 얼마나 신용하고 있을까?. 영화와 TV드라마에서는 재벌과 결탁한 검찰과 경찰이 단골이다. 검경의 잘못된 기소로 한 사람의 인생이 망가지기도 한다. 조국 법무부 장관 취임이후 법원과 검찰이 전쟁을 치르는 상황을 놓고 '법으로 나라를 다스려야 한다'는 법가사상을 만든 한비자의 '모순(矛盾)'이 생각이 난다.

한비자는 중국 전국시대의 사상가이다. 한나라의 왕족으로 성악설을 주장했던 순자로부터 가르침을 받고 법가의 사상을 정리 발전시켰다. 

한비자는 냉혹하고 잔혹한 사상가라는 비판을 받았다. “정치란 인간적인 것에 얽매여서는 안 된다.  냉정하게 그 시대의 흐름에 따라가야 한다.”고 주장했기 때문. 한나라에서는 중용되지 못하다가 진나라로 옮겨가 천하통일의 대업을 완수하는데 역할을 했다.

한비자는 심한 말더듬이었다. 당시 사상가로 출세하려면 유창한 웅변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 말 주변이 없고 말 더듬이던 한비자는 탁월한 글 솜씨로 뛰어난 문장으로 인정받았다. 군주가 전제독제로 신하를 통제할 수 있는 이론과 방법으로 상벌(賞罰)을 제시했다. 이는 법으로 나라를 다스려야 한다는 제왕학의 기초가 됐다.

한비자의 뛰어든 설득력은 설화를 통한 화법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모순(矛盾)이 대표적이다. 모(矛)는 창을 뜻한다. 순(盾)은 방패를 뜻한다. 

矛盾

모순
창과 방패는 양립할 수 없다

모순은 옛날 중국 초나라 때에 무기 장사꾼의 이야기에서 생긴 조어(造語)다. 

장사꾼은 거리에서 방패와 창을 팔았다. 그는 먼저 방패를 들고 나와 자신만만하게 외친다. “세상에 이 보다 더 견고한 방패가 없습니다. 세상에 있는 어떤 창으로 찔러도 끄떡없을 정도로 튼튼합니다.”. 그 장사꾼은 다음날 창을 들고 나타나 다시 우렁찬 목소리로 외친다. “세상에 이보다 더 날카로운 창이 없습니다. 아무리 단단한 방패라고 할지라도 이 창으로 뚫을 수 있습니다”. 몇을 전 창을 사갔던 손님이 장사꾼에게 묻는다. “그럼 당신이 판 날카로운 창으로, 그렇게 단단한 당신의 방패를 뚫게 하면 어떻게 되겠소?”. 그 질문에 말문이 막한 장사꾼이 손님을 피해 숨어버렸다.

사람들은 앞뒤가 맞지 않은 것을 비교해 창과 방패, 즉 모순이라고 말한다. 

모순은 예컨대 오늘날의 일상대화에서도 곧잘 쓰이는 말이다. “네 이야기는 모순이야.” “그 방법은 여러 면에서 무순되기 때문에 소용없다”등등이다. 

요즘 조국 법무부 장관의 일가 문제를 놓고 ‘법무부와 검찰의 갈등’을 창과 방패의 갈등이라고 말한다. 

검찰이 현직 법무부 장관에 창을 겨누었다. 검찰의 인사권과 예산권을 쥐고 있는 법무부는 방패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법(法)을 지키는 법무부와 검찰의 갈등은 한마디로 모순일 뿐이다.

법무부는 조 장관 취임과 동시에 검찰 개혁을 명분으로 검찰개혁추진지원단을 구성했다. 감찰권을 강화하고 나섰다. 시빌리언 콘드롤(civilian contro, 문관통제)시스템을 가동해 검찰을 통제하겠다는 취지다. 미국도 그렇게 하고 있다. 그간 검찰의 집단 이기주의 등이 통용됐던 것은 관리하고 통제해야 할 법무부를 검찰 출신이 장악했기에 가능했다.

검찰은 즉각 반발했다. 사상 초유의 ‘현직 법무부 장관 압수수색’이라는 강수를 두며 ‘조국 수사’에 가속도를 내고 있다. 영장에 조 장관을 피의자로 직시했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좌고우면하지 않고 ‘끝장수사’에 전면에 선 모양새다. 여당은 ‘먼지털이식 수사’라며 발끈했다. 이번 수사가 갖는 정치적 무게감을 감안할 때 검찰로서도 상황이 녹록치 않다. 조 장관 가족 혐의를 제대로 밝히지 못하면 윤 총장 자신은 물론 검찰 전체가 ‘개혁 저항세력’으로 낙인찍힐 판이다.

이처럼 검찰의 시퍼런 창에도 조국 장관은 법무·검찰 개혁의 끈을 더욱 바짝 쥐고 있다. 의정부 지청에 이어 천안지청에서 ‘검사와의 대화’를 가졌다. 전국 투어를 할 예정이다. 간담회에서 나온 의견을 검찰국, 검찰개혁추진위원단 등에서 검토한 뒤 법무·검찰개혁위원회서 첫 안건으로 다룰 예정이다. 

가족 차원을 넘어 검찰의 창끝이 자신에게까지 향하는 형국이지만 문재인 정부의 국정핵심과제이자 자신의 소임이라고 밝힌 검찰 개혁을 위해 묵묵히 걸어갔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결말은 예단할 수 없다. 국민들은 모순과도 같은 법무부와 검찰의 싸움의 결과로 정의롭고 공정한 대한민국이 되길 기대해 본다.

이 같은 법무부와 검찰의 싸움을 보면 지난 2014년 방영됐던 드라마 <펀치>(박경수 극본, 이영우 연출)가 생각난다. 속전속결 수사에 도가 튼 검찰총장 이태준(조재현), 6개월 시한부 판정을 받고 자신보다 더 나쁜 높은 분과 최후 공방을 벌이는 검사 박정환(김래원), "좋은 세상을 만들겠다"면서 검찰 개혁에 나서는 법무부 장관 윤지숙(최명길)이 등장한다.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하다는 것을 보여주겠다.”는 윤지숙은 정작 자신의 잘못엔 엄격하지 못한다. 아들의 병역 비리를 덮는다. 이를 폭로하려는 후배 검사를 막기 위해 해선 안 될 짓까지 한다. 그러면서도 “나는 덜 나쁜 사람”이라고 스스로를 합리화한다.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선 자신의 ‘작은 죄’정도는 상쇄될 것이라고 믿는다. 결국 윤지숙과 이태준은 몰락한다. 윤지숙은 무기징역이 선고됐고, 이태준도 감옥에 간다. 드라마는 ‘법 앞에선 만인이 평등하다’는 진리를 보여주는 것으로 결말을 맺었다. 

법무부와 검찰 모두 법을 지키는 수호자이다. <펀치>에 등장하는 윤지숙 법무부 장관이나 이태준 검찰총장처럼 자신들의 잘못엔 관용 잣대로 판단했는가에 대해 반성할 필요가 있다.
법(法)은 사회질서(社會秩序)유지와 정의(正義)를 실현을 목적으로 사회 규범과 구별되는 사회 통제를 위한 강제적 규범이다. 법이 공정하지 않다는 의견이 많다. 유전무죄 무전유죄(有錢無罪 無錢有罪), 유권무죄 무권유죄(有權無罪 無權有罪)가 대표적 불공정 사례다. 

실제 법조인 스스로도 검찰의 공정하지 못하다는 인식이 높다. 

이준웅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이재협 서울대 로스쿨 교수는 2015년 11월 서울대 로스쿨에서 열린 ‘한국의 법률가 집단에 대한 경험적 조사연구’ 심포지엄(서울대 법학연구소·법과사회이론학회 주최)에서 검찰의 공정성 문제를 지적했다. 로스쿨 출신들은 검찰의 공정성을 묻는 영역에서 평균 1.97점(4점 만점)을 줘 검찰이 ‘공정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반면 사시 출신은 평균 2.15점을 줬다.

법조 개혁은 시대적 사명이다. 법조비리 피해자를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다. 전관예우가 범죄라는 사실임에도 관행처럼 굳어져 있다. 높은 자리에 있던 판·검사가 퇴직 후 개업하면 한 해 동안 수십억 원에서 수백억 원을 벌고 있다. 높은 수임료에 성공보수를 받기 위해 전관예우를 적절히 활용하고 있다. 대표적 케이스가 부장판사 출신의 최유정 변호사와 네이처리퍼블릭 정윤호 전 대표 사건이다. 이쯤이면 돈만 있으면 법도 필요 없다는 말이 나온다.

조성구 영화감독
조성구 영화감독

창과 방패의 싸움으로 비유되는 법무부와 검찰의 갈등이 모순일 수밖에 없는 것이 법 앞에선 만인이 평등하고, 법대로 지켜져야 한다는데 있다. 법이 지켜지지 않고 공정하지 않는다면 법무부도 검찰도 필요 없는 집단인 것이다. 창과 방패가 함께 전쟁을 치룬다면 최상의 전력이 될 것이다. 법무부와 검찰의 갈등이 모순의 해결책이 되길 기대해 본다.  (글 : 영화감독 조성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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