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가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기준금리 인하에도 향후 정책 방향에 대한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혼조세를 보이다 소폭 상승 마감했다.

18(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블루칩(우량주) 클럽인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36.28포인트(0.13%) 오른 27147.08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위주의 S&P(스탠다드앤푸어스) 500 지수는 1.03포인트(0.03%) 상승한 3006.73을 기록했다. 반면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8.62포인트(0.11%) 내린 8177.39에 마감했다.

이날 시장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와 제롬 파월 연준 의장 회견, 중동 정세 등에 촉각을 기울였다.

연준은 이틀간의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를 마치고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다. 미국의 기준금리는 기존 2.002.25%에서 1.752.00%로 낮아졌다. 연준은 지난 7월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렸다. 200812월 이후 10년여 만에 첫 인하였다.

연준은 미국의 고용과 소비가 강함에도 불구하고 무역전쟁 등의 영향으로 기업 투자가 둔화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또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물가상승률(인플레이션)이 연준의 목표치인 연간 2%를 밑도는 등 물가 압력도 낮다고 봤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FOMC 종료 직후 기자회견에서 "추가 금리인하 여부는 향후 경기전망에 따라 판단할 것"이라면서도 "만약 경제가 하강한다면 더욱 폭넓은 연속적인 금리인하가 적절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기하강은 아직 우리가 보고 있거나 예상하고 있는 게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이날 연준은 미국의 올해 GDP(국내총생산) 성장률 전망치를 2.1%에서 2.2%0.1%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연준이 향후 경기를 낙관하고 있다는 것으로, 그만큼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이 낮다는 뜻이다.

연준이 기대보다 덜 완화적이란 실망으로 다우지수는 장중 200포인트 이상 주저앉기도 했다.

대폭적인 금리인하를 요구해온 트럼프 대통령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만 인하한 연준에 비난을 쏟아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금리인하가 발표된 직후 트위터를 통해 "파월 의장과 연준이 또 다시 실패했다""그들은 배짱(guts)도 없고, 감각도 없고, 비전도 없다!"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끔찍한 의사소통자"(A terrible communicator)라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경기부양을 위한 큰 폭의 금리인하를 요구하며 통화완화에 신중한 연준을 비난해왔다. 최근에는 금리를 제로(0) 또는 그 이하, 즉 마이너스로 내릴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시설 공격의 배후로 지목된 이란에 대해 트럼프은 제재 강화를 지시했다. 군사공격 대신 제재 강화가 선택됐다는 소식에 국제유가는 수급 안도감에 하락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나는 방금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에게 이란에 대한 제재를 대폭 강화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강화된 제재의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이번 대이란 제재 강화 지시는 최근 사우디 석유시설에 대한 대규모 드론(무인기) 공격과 관련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1.23달러(2.1%) 떨어진 58.11달러에 장을 마쳤다.

국제유가의 기준물인 10월물 브렌트유는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밤 940분 현재 배럴당 94센트(1.5%) 하락한 63.61달러에 거래됐다.

지난 14일 사우디의 국영석유기업 아람코의 아브카이크 및 쿠라이스 석유시설이 드론 10대 이상의 공격을 받고 가동이 일시 중단됐다. 이날 테러로 하루 평균 570만배럴의 산유량 손실이 발생했다. 이는 사우디 하루 산유량의 절반으로, 전세계 일일 산유량의 5%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 반군 후티는 이번 공격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미국은 사건의 배후로 이란을 지목했다. 이슬람 시아파 종주국인 이란은 수니파 맹주인 사우디와 오랜 기간 갈등을 빚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 트위터를 통해 "우리는 장전 완료된(locked and loaded) 상태"라며 군사적 응징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러나 이튿날엔 기자들과 만나 "나는 누구와의 전쟁도 원하지 않는다"며 사뭇 다른 입장을 내놨다.

전날 사우디 에너지 장관인 압둘라지즈 빈 살만 왕자는 기자회견에서 "석유시설의 복구는 완료됐다""산유량은 9월말까지 공격 이전 수준으로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사우디 고위 관리는 "공격에 따른 하루 산유량 손실분 570만배럴 가운데 약 70%가 회복됐다"고 밝혔다.

연준의 기준금리 발표를 앞두고 마감한 유럽증시는 금리인하 기대감에 강보합세로 마감했다.

달러화는 강세였다. 이날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인덱스(DXY)는 전 거래일보다 0.32% 오른 98.58을 기록했다. 달러인덱스는 유로, 엔 등 주요 6개 통화를 기준으로 달러화 가치를 지수화한 것이다.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 가격은 내렸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2월물 금은 전장 대비 11.70달러(0.77%) 하락한 1501.70달러에 거래됐다. 통상 달러화로 거래되는 금 가격은 달러화 가치와 반대로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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