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당 열차’ 탄 대안정치... 바른미래당 합류설 ‘솔솔’
나경원, 유승민에 러브콜... 바미당 탈당파 한국당 갈까

21대 총선을 앞두고 야권의 ‘민주평화당발(發)’ 탈당 도미노가 시작됐다. 자기 빼고는 누가 죽던지 상관없는 정치판 ‘배틀로얄’이다. 탈당을 선언한 민주평화당 비당권파에 바른미래당 당권파가 복당 신호를 보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유승민 의원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홍문종 우리공화당 공동대표는 한국당과의 연대설에 불을 지폈다. 내년 총선에서 살아남기 위한 야권의 정계대개편 시나리오를 살펴본다.

대안정치, 바른미래당 복당설
민주평화당 비당권파 의원 10명으로 구성된 대안정치가 집단 탈당을 선언했다. 유성엽 민주평화당 원내대표는 “제3지대 신당창당이라는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라고 생각한다. 반드시 그렇게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들의 탈당을 두고 바른미래당 내부에서 이들의 ‘복당 시나리오’가 흘러나온다. 평화당 비당권파는 모두 국민의당 출신으로, 바른정당과의 합당에 반대하면서 떨어져 나온 바 있다. 손학규 대표를 중심으로 한 바른미래당 당권파 일각에서 이른바 ‘제3지대’ 정계개편설이 제기된다.

포문은 임재훈 사무총장이 열었다. 그는 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만약 일부 (평화당) 의원들이 개별 복당한다면 현행 당헌·당규상 녹록지 않기 때문에 몇 가지 장애물을 제거해야 한다”며 “하지만 전향적,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사실상 평화당 탈당파에게 복당 신호를 보내는 것으로 해석된다.

문제는 평화당 비당권파 10명 중 9명은 2018년 2월 국민의당을 탈당했는데, 바른미래당 당헌·당규상 5년간 복당이 불가능한 점이다. 다만 최고위원회의 의결이 있으면 복당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당권파가 하태경 의원에 대한 징계를 서두를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현재 최고위 구성은 당권파 4명, 비당권파 5명으로 당권파가 수적 열세다. 하 의원이 징계를 받으면 최고위의 구성은 4:4로 동수가 되어 당 대표가 결정 권한을 가질 수 있다.

비당권파는 손학규 대표가 평화당 인사들을 받아들여 의원총회에서까지 수적 우위를 점한 뒤 유승민 의원과 안철수 전 의원 측을 모두 밀어내 ‘호남당’을 만들 것으로 우려한다.

신당 추진이 정상 궤도에 오르더라도 파급력 있는 당을 만들 수 있을지에 대해선 의문이다. 민주평화당 신당파와 바른미래당 당권파, 무소속 일부 의원들이 손잡는다고 하더라도 20~30명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특히 당의 구심점 역할을 할 대선 주자급 거물 정치인이 보이지 않는 게 한계로 지적된다.

(왼쪽부터)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유승민 의원.
(왼쪽부터)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유승민 의원.

 

나경원, 유승민에 러브콜
이런 상황에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유승민 의원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바른미래당이 분당할 거라는 예측이 끊이지 않고 있다. 내년 총선을 앞둔 보수 진영 재편 논의가 본격화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나 원내대표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과 통합하지 않으면 우리 당은 미래가 없다”고 말한 것이다. 나  내대표는 이어 “유  의원이 총선에서 서울에 출마하면 얼마나 좋겠나. (우리 당에) 오라고 하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유 의원은 보도자료를 내고 “나 원내대표를 만난 적도, 통화한 적도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고 선을 그었다.

유 의원 등 바른정당계와 대립 중인 당권파는 강하게 반발했다. 손학규 대표는 이날 “유 의원과 나 원내대표, 한국당 사이에 구체적인 얘기가 진행되고 있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앞서 손 대표는 지난 5일 “자유한국당으로 가시려면 혼자 가시지, 바른미래당을 끌고 갈 생각은 진작 버리시기 바란다”고 바른정당계 의원들을 맹비난한 바 있다.

한국당 일각에선 유 의원 복당에 대해 환영의 목소리가 나온다. 장제원 의원은 “나 원내대표가 유 의원을 공개적으로 거명한 것은 가야 할 방향을 정확하게 제시한 용기 있는 구상”이라며 “유 의원의 대승적 결단을 기대한다”고 적었다.

보수 연대 위해 ‘의원 임대설’까지
한편 한국당 일각에서는 내년 총선을 대비해 우리공화당과의 연대설이 피어오르고 있다. 홍문종 공동대표는 지난달 25일 한 라디오 프로에 출연해 내년 총선에서 한국당과 우리공화당의 선거 연대 가능성에 대해 한국당 중진의원들과 이야기를 나눴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국당 측은 공식 입장을 내고 이를 부인했다. 하지만 파문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이 자리에서 ‘한국당에서 공화당에 10명 안팎의 국회의원을 빌려줄 수 있다’는 논의까지 있었다는 주장도 나왔기 때문이다. 홍 대표는 한국당 인사들의 공화당 합류설에 대해 “황교안 대표의 리더십에 대한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흔들리는 의원들이 많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특히 한국당내 비박계를 중심으로 거센 반발이 나오고 있다. 장제원 의원은 “2016년 새누리당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공식적으로는 우리공화당과의 선거연대설을 부인했지만, 한국당 내에서는 한국당 주도의 보수대통합이 필요하다는 데 대한 공감대가 점차 확산되는 모양새다.

보수 진영 일각에서는 나 원내대표의 유 의원에 대한 ‘러브콜’이 몇 가지 노림수를 가진 제안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우선 한국당내 ‘친박’들의 우리공화당과의 연대 움직임을 제어하고, 이를 통해 보수 대연합에서 ‘비박’이 주도권을 잡으며, ‘빅텐트’를 통한 ‘밴드왜건’효과를 통해 정체기에 들어선 한국당 지지율을 올리겠다는 구상이라는 분석이다.

각 정당이 공천 경쟁에 돌입하게 되는 오는 9월 이후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우리공화당 3당이 어떤 형식으로든 통합 또는 연대하는 모습으로 이합집산하게 될 것이란 구체적인 시나리오도 회자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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