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총액 11조 증발에도 배당 늘려...신사업 투자는 흐지부지
대내 악재도 산적…환경·안전 논란에 직업병 투쟁 본격화

최정우 회장은 그동안 변화와 혁신을 천명하며 그룹의 성장을 도모했지만 지난 1년 동안 순탄치 않은 길을 걸었다. 신통치 않은 실적과 함께 잇따른 원·하청 노동자 안전사고 발생, 노조 측이 제기하는 노동조합 탄압 논란, 환경문제 논란 등 포스코가 여러 좋지 않은 이슈에 휩싸이면서 최고 경영자의 경영능력도 시험대에 오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포스코의 중대재해 사업장에 대한 특별근로감독과 안전보건진단을 실시해야 하며 정부와 국회 등이 나설지 여부에 대해서도 주목하고 있다.

(사진=최정우 포스코 회장)
(사진=최정우 포스코 회장)

시가총액 11조 증발에도 배당 늘려
최정우 회장이 취임한 직후인 지난해 7월 30일 기준 포스코 주가는 32만8500원이었지만 지난 8일 20만5000원에 거래됐다. 지난 1년간 주식은 37% 하락했다. 이 사이 시가총액은 29조1600억 원에서 18조477억 원으로 약 10조 원 가까이 증발했다.
금융업계 전문가들은 포스코가 통제하기 어려운 대내외적 환경 원인 탓이 크다고 입을 모은다. 철광석을 비롯한 원자재 가격은 오르는 데 조선, 자동차 등수요 부진으로 철강 가격을 올리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철강산업이 미중 무역갈등의 불똥이 튀면서 불확실성도 매우 높다고 판단했다.
최정우 회장은 지난해 취임 후 투자를 크게 늘리겠다고 선언하면서 동시에 주주친화 정책도 펼치고 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투자를 늘리면서 배당금도 늘리는 정책은 서로 모순되는 정책"이라며 우려의 목소리를 나타냈다.

신사업 투자는 흐지부지
최정우 회장은 2023년까지 45조를 투자해 비철강 부문에도 힘을 줄 것이라 밝힌 바 있다. 포스코가 계획한 투자금 중 26조 원은 주력 사업인 철강 부문에 사용하고, 10조 원은 2차 전지 소재에 나머지 9조 원은 인프라 부문에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포스코는 올해 초 총 6조1000억 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으나, 상반기 집행된 투자액은 1조 원에 그쳤다. 당초 투자 계획 2조 원의 절반 수준이다. 투자 대부분이 신사업이 아닌 기존 설비 개선에 쓰이며 주가 반등에도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는 것이 업계 분석이다.

원재료 가격 급등 부담
포스코는 지난달 23일 연결기준으로 올해 2분기 영업이익 1조686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8분기 연속 영업이익 1조원을 넘어섰지만, 이익은 계속 줄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14.7% 감소했으며 영업이익률 역시 2017년 2분기(6.6%) 이후 처음으로 6%대인 6.5%를 기록했다.
부진한 성적표의 원인은 원재료인 철광석 가격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철광석 국제 가격은 지난 6월 t(톤)당 112달러를 돌파하며 2014년 7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제품 가격이 오르지 않는데 원재료 가격이 급등해 이익이 줄어든 것이다. 브라질, 호주 등에서 공급 차질이 빚어지면서 철광석 가격이 급등했다.
그러나 포스코가 가격을 올리기도 쉽지 않다. 세계 철강시장은 공급과잉 상태다.철강업계 관계자는 "무역전쟁의 여파로 국내 자동차와 산업기계 등 제조업 부문의 철강재 수요는 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대내 악재도 산적...직업병 투쟁 본격화
환경과 안전 이슈도 포스코의 또 다른 고민거리다. 지난달 1일 광양제철소 정전 사고 여파가 계속되고 있다. 사고 당시 광양제철소는 정전으로 내부 가스 압력이 차오르면서 폭발을 막기 위해 안전밸브(블리더)를 개방했다. 블리더를 통해 빠져나온 검은 유해가스와 불길이 하늘로 솟구쳤다. 블리더의 유해가스 배출은 앞서 지방자치단체의 고로(용광로) 조업정지 행정처분을 부른 원인이었다.
올해 포스코에서는 4명의 근로자가 사망하는 안전사고가 발생했다. 직업병 논란도 수면 위로 떠올랐다. 노조는 포스코 역사상 처음으로 직업성 질환(직업병) 보상을 위한 투쟁을 예고했다. 노조는 삼성전자와 직업병 보상 투쟁을 한 삼성전자 백혈병 피해자 지원단체인 '반올림'을 참고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이런 논란을 우려하고 있다. 2분기 경영실적 컨퍼런스콜에서 관련된 질문이 이어진 배경이다. 회사 측은 광양제철소 사고에 대해서 회사가 입을 손실 추정액과 "심려를 끼쳐 사과드린다"는 7줄짜리 입장문만을 냈고, 안전사고에 대해서는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지난해 8월 취임 후 최근 불거진 환경오염, 안전사고 논란에 소극적인 대응을 보이면서 우려를 더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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