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청업체에 갑질, 용역지도 수억 착복

부정과 비리를 바로 잡아야 할 조합장이 막강한 권한을 무기로 채용과 인사에 부적절하게 관여하고, 하청업체에 상납금을 강요하는등 갑질과 심지어 횡령 혐의까지 받고 있는 일부 지역 농협 직원들의 비리 행태가 논란이 되고있다.

(로고=농협 홈페이지)
(로고=농협 홈페이지)

서울지역 대형 단위농협인 관악농협이 조합장 ‘족벌 경영 논란’에 휩싸였다. 박준식 조합장이 인사권을 남용해 자신의 친·인척들을 본점 및 관계사 요직에 앉혔다는 내부 관계자들의 구체적인 증언이 나왔다. 신입사원 채용은 물론 상임이사 선임부터 직원들 승진, 업무 분장까지 박 조합장의 입김이 작용해 왔다는 것이 직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올해 3월 당선된 박 조합장은 36년 동안 9번의 조합장을 지내면서, 인사권 등을 남용한 정황이 드러났다. 올 3월 조합장에 당선됨에 따라 ‘조합장 10선’이라는 국내 최다 기록을 갖게 됐다.

박 조합장의 장기집권 배경에는 조직 사유화가 있다. 박 조합장은 자신의 친·인척들을 관악농협 내 요직인 감사·총무팀장과 계열사 대표 자리에 앉히면서, 가족경영으로 조직을 장악해왔다.

한편 박 조합장은 가족들이 관악농협과 관계사에서 근무한다는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자신이 취업상 특혜를 줬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전혀 관여한 바 없다”고 해명했다.

최근에는 퇴임 조합장에게 억대의 '조합발전 특별 퇴임 공로금'이 지급돼 논란이 일고 있다. 해당 농협조합원들은 퇴임 조합장을 비롯한 임원들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중앙회 등에 따르면 전남의 한 조합은 지난 5월 퇴임한 조합장 A씨에게 1억4천만원의 퇴직금과 함께 2억5천만원의 공로금을 지급했다. 퇴임 때 규정에 따라 퇴직금으로 1억4천여만원을 지급하고 두 달 뒤 규정에도 없는 공로금을 지급한 것이다.

하지만 해당 농협은 전임 조합장이 근무하던 1월 이사회와 정기 총회에서 특별퇴임공로금을 지급하도록 의결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농협파트너스도 현장 관리인이 하청업체에 갑질을 하고 금품을 받아 논란이 되고 있다.

농협중앙회 농협파트너스가 안성농식품물류센터에 파견한 현장 관리인들이 인력수급 하청업체로부터 금품을 받은 사건이 불거진 가운데 농협중앙회가 긴급 내부 감사를 진행하며 전 계열사의 인력파견 관련 비위 행위 점검에 나섰다.농협중앙회 계열사 농협네트웍스의 자회사인 농협파트너스는 농협 계열사의 시설관리와 경비·보안·안내, 근로자파견 등을 담당하며, 현장 인력 중심으로 약 8000여명의 근로자를 농협계열사에 파견해 농협경제사업 현장을 지원하는 업무를 하고 있다.

인력 하청업체의 농협네트웍스 감사실 민원으로 드러난 이번 사건은 농협파트너스가 파견한 현장 관리인이 하청업체가 청구한 비용보다 더 많은 액수를 지급하도록 하고, 2년 동안 약 2억원을 돌려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안성물류센터에 공급키로 한 인력보다 적은 인원을 공급하는 방식으로 횡령자금이 마련됐을 것이라는 추정도 나오고 있다.

농협중앙회 관계자는 “안성물류센터 현장 관리인이 하청업체로부터 받은 돈을 윗선에도 상납했다는 얘기도 있어 감사를 통해 농협파트너스를 집중 조사하고 있다”며 “사건의 진위는 내부 감사가 종료돼야 정확히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농협중앙회는 특히 농협 비위 행위가 반복적으로 불거지자 내부 관리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농협중앙회 준법지원부 관계자는 “준법감시최고책임자회의를 통해 내부 취약점을 진단해 왔고, 이번 사건과 유사한 유형에 대해 문제가 있는지 점검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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