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의 진로를 놓고 내홍을 겪고 있는 민주평화당이 사실상 분당 절차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심야 의원총회를 열어 끝장 토론을 벌였지만 결국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기 때문이다.

16일 밤 열린 민주평화당 의원총회에서는 독자적인 자강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정동영 대표 중심의 당권파와 제3지대 창당을 준비해야 한다는 유성엽 원내대표 중심의 반당권파가 ‘끝장토론’을 벌였다. 하지만 별다른 결론을 내지 못하고 서로의 입장차만 확인했다.

의원총회가 끝난 뒤, 유성엽 원내대표를 비롯한 반당권파 의원 10명은 신당 창당 준비를 위한 준비모임인 ‘변화와 희망의 대안 정치 연대(대안정치)’를 결성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앞서  반당권파는 정 대표가 의총에서 제3지대 구성 논의 착수 요구를 거부하면 그동안 물밑에서 준비해 온 준비모임을 본격 구성하겠다는 입장이었다.

이들은 ‘대안정치 결성 발표문’을 내고 기득권 양당체제를 극복하고 한국 정치를 재구성하기 위해 새로운 대안을 모색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고 변화와 희망의 밀알이 될 것을 다짐하며, 뜻을 같이하는 많은 분의 동참을 호소한다”고 덧붙였다. 이 모임에는 김종회 박지원 유성엽 윤영일 이용주 장병완 장정숙 정인화 천정배 최경환 의원(가나다순)이 참여했다.

이어 17일 오전 국회에서 대안정치 의원들은 기자간담회를 열고 입장과 향후 활동방향 등을 발표했다.

유성엽 민주평화당 원내대표는 이날 “정동영 대표가 제3지대 신당으로 원활하게 나아가기 위한 비대위 체제로 전환을 하자는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대안정치 발족의 이유를 밝혔다.

유 원내대표는 “앞으로 변화와 희망을 만들어나가기 위해서 대안 세력들을 묶어 제3지대 신당을 향해서 뚜벅뚜벅 걸어나가겠다”며 “특히 재선 이상의 중진의원들은 더더욱 기득권을 내려놓고 새로운 정치세력 태동에 헌신해야 한다는 것을 결의하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그는 “기존 정치권에 있는 분들 중에서 동참을 이끌어내면서 정치권에 있지 않지만 대한민국 정치의 발전을 위해서 새로운 정치를 위해서 힘을 보태고자 하는 분들까지 끌어내서 이 나라 기득권 양당정치를 극복할 수 있는 건강하고 튼튼한 제3지대 신당을 발족을 시키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