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경제 제재에 한국 국민들의 불매운동이 격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유니클로·무인양품·소니·캐논 등 일본기업의 제품군들에 대해 판매량 감소와 카드 소비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7월 3일 이후 일본 기업 유니클로·무인양품·소니·캐논 등의 판매량이 감소세를 보이기 시작헀다. 국내 카드사들은 불매 대상 기업으로 선정된 기업들에 대한 고객들의 소비 행태를 분석한 결과  개인 신용·체크 카드의 일평균 이용 건수가 20% 안팎으로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들에 따르면 일본의 수출 규제 계획이 발표된 이후 매주 약 15~27%가량 감소하고 있다고 했다. 일본 제품 비중이 높은 헬스앤드뷰티 스토어들의 경우에는 불매운동 영향이 미미한 했으며, 일본 본사가 지분의 99.96%를 보유하고 있는 ABC마트의 경우 지난 8일간 3%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주 일본 여행과 관련해 SNS '예매 취소 인증' 등 불매 운동이 연이어 진 것과는 다르게, 여행사와 항공사들의 일본행 저가 여행제품군 및 저가 항공 항로를 증설하면서 큰 타격은 피한 모습을 보였다. 오히려 이번 기회를 통해 일본행 여행을 간다는 여행객들도 증가하고 있어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을 통해 문제에 대한 갑론을박도 오고가고 있다. 

유니클로 본사
"불매운동은 일시적일 것"

지나 11일 유니클로 일본 본사인 ‘패스트리테일링’이 지난해 9월부터 올해 5월까지의 실적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한국의 일본제품 불매운동에 대해 언급했다. 유니클로 측은 지난해 9월부터 올해 5월까지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7% 증가한 1조8228억엔(약 19조8000억원), 순이익도 7% 늘어난 1586억엔(약 1조7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패스트리테일링 최고재무책임자(CFO) 오카자키 타케시는 "한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본 제품 불매 움직임이 이미 매출에 일정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오카자키 CFO는 "(한국의 불매운동에 따른 영향이) 장기간 이어지진 않을 것이다. 결정적으로 유니클로 실적 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정치적 상황에 휘둘리지 않고, 본연의 자리를 조용히 지켜나갈 것이다"고 강조했다. 

항공사 부진

일본의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부품에 대한 수출 규제가 일본 제품 불매 운동으로 확산됨에 따라 항공주가 연일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초부터 이어진 여행 수요 부진으로 각 항공사들의 2분기 실적 악화가 예상되고 있다. 

일본 노선 비중이 높은 저비용항공사(LCC)의 경우 일본 여행 감소로 인한 실적 우려에 따른 주가 하락폭이 더욱 크게 나타나고 있다. 단거리 노선 의존도가 비교적 낮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항공사의 경우 주가 하락이 큰 폭으로 이뤄지지는 않았다. 대한항공은 일본의 수출 규제 소식이 알려진 이달 초 2만9000원의 주가를 기록한 이후 등락을 거듭하며 지난 12일 2만8600원의 주가로 장을 마감했다. 15일에는 소폭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몽골 울란바토르 신규 취항 효과로 주가가 오히려 올랐다. 이 회사 주가는 7월1일 5500원에서 지난 12일 6140원으로 껑충 뛰었다. 

LCC 업체의 주가는 이번 일본 여행 보이콧 움직임에 직격탄을 맞았다.

제주항공의 주가는 이달 1일 3만2950원에서 연일 하락세를 보이며 12일 2만8700원까지 떨어졌다. 15일에도 전 거래일보다 450원 내린 2만8250원에 거래되고 있는 중이다. 진에어도 같은 기간 2만1300원에서 1만7600원까지 하락했고 티웨이항공은 6640원에서 6070원으로 내려앉았다. 

증권가에서는 항공업계 특성상 2분기가 비수기라는 점을 감안할 때 2분기 실적 악화에 따른 주가 하락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NH투자증권 정연승 연구원은 "2분기 국내 항공사들의 실적 악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전반적으로 항공 수요가 부진한 가운데 공급 증가가 경쟁심화로 이어지고 있다. 최근 한일 관계에 따른 여객 감소 우려도 항공사 주가 하락의 원인"이라고 밝혔다. 

케이프증권 홍준기 연구원은 "7월 1일 일본의 한국 경제보복 논의하 시작되면서 일본 해외여행 심리 악화가 LCC업체들의 주가에 반영되고 있다"며 "이 같은 우려가 장기화될 경우 LCC 업체들의 주가는 3분기 실적에도 제한적인 상승을 보일 수 있다"고 예상했다. 

한편, 최근 일본의 보복성 수출 규제로 일본산 불매운동, 일본 방문 자발적 금지 등 각종 보이콧 운동이 진행 중인 가운데 우리나라 국민의 반일감정이 2005년 이후 최악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연구소는 지난 9~11일 일본에 대해 호감이 가는지 여부에 대한 국민여론 조사를 벌였다고 12일 밝혔다.

이 결과 '일본에 대해 호감이 가지 않는다'는 답변이 77%로 집계됐다. 이러한 답변은 지역별, 성별, 연령별, 정치성향별, 지지정당별 등 모든 계층에서 60% 이상을 차지했다.  반면'호감이 간다'는 답변은 12%의 응답률을 나타냈다. '모름·응답거절'은 10%였다. 호감이 가지 않는다는 답변은 1991년부터 현재까지 역대 두 번째로 높았다. 가장 높았던 때는 2005년 일본 시마네현이 독도의 날을 제정하는 내용의 조례안을 통과시킨 때로, 당시에는 79%가 일본에 호감이 가지 않는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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