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 깬’ 文 대통령, 日에 맞대응 가능성 시사
‘침묵 깬’ 文 대통령, 日에 맞대응 가능성 시사
  • 한원석 기자
  • 승인 2019.07.09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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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수출 규제 조치에 첫 공식입장... 日 조치 ‘정치적 목적’ 규정 “조치 철회” 압박
국내 일부에도 경고 “지나친 위기 조장·불안감 조성은 우리 경제에 해 끼칠 수 있어”

문재인 대통령이 일본의 수출 제한 규제 조치에 대해 “한국의 기업들에게 피해가 실제적으로 발생할 경우 우리 정부로서도 필요한 대응을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며 경고했다. 그러면서도 “우리 경제의 저력을 믿고 대외적 도전에 힘을 모아 함께 극복해 나가야 할 것”이라면서 국내를 향한 격려도 보냈다.

일각에서는 문 대통령이 맞대응 가능성을 거론하며 정면돌파하겠다는 뜻을 보인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하지만 “그렇게 되기를(정부가 대응하기를) 바라지 않는다”며 “일본 측의 조치 철회와 양국 간의 성의 있는 협의를 촉구한다”고 밝혀 향후 일본의 대응에 따라 여지를 둔 것으로 풀이된다.

 

8일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모두발언 중인 문재인 대통령. (사진=청와대 홈페이지 동영상 화면 갈무리)
8일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모두발언 중인 문재인 대통령. (사진=청와대 홈페이지 동영상 화면 갈무리)

 

文, “日 조치 정치적 목적 제한”
문 대통령은 8일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며 이같이 밝히고, “전례 없는 비상한 상황”으로 현 사태를 규정했다.

이날 문 대통령은 “최근 일본의 무역 제한 조치에 따라 우리 기업의 생산 차질이 우려되고, 전 세계 공급망이 위협을 받는 상황에 처했다”며 “상호 호혜적인 민간기업 간 거래를 정치적 목적으로 제한하려는 움직임에 대해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가 우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실상 일본 정부의 조치를 정치적인 목적을 가진 것으로 규정한 것이다.

이어 “정부는 외교적 해결을 위해서도 차분하게 노력해 나가겠다. 대응과 맞대응의 악순환은 양국 모두에게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한국 기업들에게 피해가 발생할 시 대응할 것이란 메시지를 밝혀 맞대응 가능성을 시사했다. 문 대통령이 공식 입장을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러한 문 대통령의 대응은 지난 7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수출 규제의 이유로 “강제징용 문제에 대한 국제적인 약속도 지키지 않는데 무역 관리도 지키지 않을 것”이라며 대북제재 위반 가능성까지 거론한 데 따른 것이다.

청와대 고민정 대변인은 문 대통령의 입장 발표와 관련해 “관심이 워낙 높은 사안이기에 언급하지 않을 수 없었고, 국민들에게 정부의 노력을 설명하고자 하는 측면과 함께 일본을 향한 당부와 양국의 우호관계 훼손을 막기 위해 협의를 촉구하는 말씀을 하신 것”이라고 설명했다.

文, “우리 경제 저력 믿고 함께 극복해 나가야”
문 대통령은 일본에 대한 경고의 메시지를 전하면서도 우리 경제의 저력을 믿어 달라고 호소했다.

문 대통령은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우리나라의 국가신용등급을 중국이나 일본보다 두 단계 높은 Aa2의 현재 수준을 유지한다는 발표와 역대 최저수준의 금리로 15억 달러 규모의 외평채 발행에 성공한 것을 예로 들며 “외국의 투자자들로부터 우리 경제의 튼튼한 기초체력을 확인받은 결과”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사태를 과장하는 국내 일부 세력에 대한 경고도 잊지 않았다. 그는 “어려움의 해결에 함께 지혜를 모아나가는 것이 아니라, 지나치게 위기를 조장하고 불안감을 조성하는 것은 오히려 경제 심리를 위축시키고 우리 경제에 해를 끼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꼬집은 것이다.

아울러 “세계가 인정하는 우리 경제의 저력을 믿고 대외적 도전에 힘을 모아 함께 극복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우리 경제를 믿으라며 다시 한 번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내각에 총력대응을 주문하며 “전례 없는 비상한 상황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정부와 경제계가 긴밀하게 소통하고 협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상황의 진전에 따라서는 민관이 함께하는 비상대응체제 구축도 검토해야 한다”며 “청와대와 관련부처 모두가 나서 상황변화에 따른 해당 기업들의 애로를 직접 듣고, 해결방안을 함께 논의하며,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문 대통령은 오는 10일을 전후해 국내 주요 그룹 총수들과의 간담회를 추진하고 있다. 청와대 김상조 정책실장 등 정부 고위 당국자들이 재계 주요 인사들을 만나며 현장 상황을 청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은 “정부는 기업과 함께 피해를 최소화하는 단기적 대응과 처방을 빈틈없이 마련할 것”이라며 “한일 양국간 무역관계도 더욱 호혜적이고 균형있게 발전시켜 심각한 무역수지 적자를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문 대통령은 “외교적 해결을 위해서도 차분하게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언급했다. 일본과의 소통 노력에 더불어 국제사회에 대한 홍보 노력도 병행해 사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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