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이재용 부회장이 일본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일본 정부의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에 대한 해결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서다. 삼성전자 측은 이재용 부회장의 방일의 이유에 대해 관련 거래기업 점검과 향후 대책 등에 관해 협의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 7일 오후 8시 30분께 일본  하네다(羽田) 공항에 도착했다. 일본행을 선택한 이후 이재용 부회장은 휴식을 취한뒤 8일 오전부터 현지 재계 인사들을 비롯해 핵심소재의 생산 기업들 점검에 나섰다. 

업계 전문가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이재용 부회장이 일본행을 선택한 것은 이번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에 따른 영향이 예상보다 심각할 수 있다는 판단인 것으로 보인다"며 "양국 정부의 외교 갈등에서 기인된 문제기 때문에 한 기업의 행보에 큰 영향이 있을 것으로는 보이지 않지만 일본에 큰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던 이 부회장이었던 만큼 문제에 대한 해법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재용 부회장의 행보에 국내외 기업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는데, 최근 삼성전자가 신규 폴더블 스마트폰으로 업계 1위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행보에 차질이 생겼기 때문이다. 

앞서 4월 26일 판매를 앞두고 있던 삼성전자의 신규 폴더블폰 '갤럭시 폴드'는 판매를 앞두고 내구성과 품질 문제가 수면위로 떠오르면서 화면 보완을 위해 출시는 미뤘다.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은 삼성전자가 준비한 갤럭시폴드를 7월 중 내놓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성철 삼성디스플레이 부사장도 폴더블 화면 보완을 마치고 양산 준비 중이라는 언급을 했다. 그러나 이 또한 시판에 앞서 문제가 생겼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내각총리대신이 한국의 디스플레이·반도체 업계를 겨냥한 경제제재를 발표했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한국은 물론 일본에서도 다양한 반응을 내비치고 있는 상황이다.

정치에 능한 한 전문가는 "아베 총리가 일본의 참의원 선거 고시일(선거운동 개시일)에 맞춰 한국에 대한 경제보복 조치를 단행했으며, 보수층 유권자를 손잡음과 동시에 외교적인 문제까지 해결하겠다는 움직임으로 보인다"며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겠다는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에 한국이 오히려 끌려가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해당 문제에 대한 정부의 차기 정책에 따라 최근 상승한 지지도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원두 칼럼니스트는 "반도체 핵심 소재에 대한 일본의 대한 수출규제는 한국경제가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치명적인 위기로 인식,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이번 사태는 단순히 ‘이기느냐, 지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살아남느냐 아니면 도태 되느냐’를 가름하는 역사적인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며  "아베 일본이 준비해 온 카드가 반도체 핵심소재에 국한 된 것이 아니라 필요하면 식품과 목재를 제외한 모든 상품에 대해 수출규제를 할 수 있는 이른바 ‘백색국가’에서 한국을 배제하는 것까지 포함하고 있다는 점을 가볍게 넘겨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사태를 여기까지 악화시킨 것은 한마디로 사실상의 외교부재에 그 원인이 있다. 위안부, 강제 징용 문제 등은 한일 청구권협정을 통해 해결되었다는 것이 일본의 입장인 반면 한국은 여전히 배상 등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입장이다"라며 "이것은 한일 수교 이후 지금까지 이어져 온 ‘외교현안’이며 상황에 따라 임기응변으로 사태를 미봉해 왔다. 박근혜 정부 때 대법원이 징용배상판결을 미룬 것이나 ‘위안부 재단’에 합의한 것 역시 이 때문이다. 그러나 형 정부가 들어 선 이후 ‘위안부 재단’은 없었던 일로, 대법원은 일본 해당 기업은 징용 배상책임이 있다고 판결함으로서 양국은 극한 대립이 이어져 왔다"고 전했다.

아울러 "지난번 오사카 G20정상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일본 수상이 8초간 악수만 나눈 것이 양국관계의 단적인 상징이며 일본의 대한수출규제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일본은 이미 한국이 WTO제소를 여두에 두고 수출규제가 ‘보복’이 아니라 안보와 연관된 문제임을 천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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