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주주들 “의견 거절 몰랐나” 의혹 제기... 靑 게시판에도 처벌 청원 올라와

‘상장폐지’ 위기에 처한 한류타임즈(옛 스포츠서울)를 두고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이 회사 경영진이 상장폐지 사유인 ‘의견 거절’을 예상했으면서 주가 부양을 위해 ‘대국민 사기극’을 벌였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피해 주주들이 청와대 게시판에 청원글까지 올리는 등 사건은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지난 6월 19일 열린 한류타임즈 출범식. (사진=스포츠서울 유튜브 화면 갈무리)
지난 6월 19일 열린 한류타임즈 출범식. (사진=스포츠서울 유튜브 화면 갈무리)

 

주가부양용 ‘언론플레이’ 의혹
지난달 13일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한류타임즈에 관리종목 지정 우려가 있다며 장 종료시까지 매매를 정지했다고 공시했다. 거래소는 매매 정지 사유로 “최근 3사업연도 중 2사업연도 자기자본 50%초과 법인세 비용차감 전 계속 사업 손실 발생”을 들었다.

이후 한류타임즈 측은 공시를 통해 회사의 건재함을 과시하기 시작했다. 관리종목 지정 다음 날인 지난달 14일 한류타임즈는 아스팩투자조합 지분 매각에 대한 잔금 60억원을 수령 완료했다고 밝힌데 이어, 같은달 17일에는 아스팩투자조합 매각 절차를 완료해 180억 전액을 회수했다고 공시했다.

아울러 이 회사는 주총 소집공고를 통해 사외이사로 노벨 물리학상 후보인 미나스 카파토스(Menas Kafatos) 박사 영입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한류타임즈는 같은달 19일 ‘스포츠서울 창간 34주년 및 종합경제지 한류타임즈 출범식’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이승호·유지환 한류타임즈 공동대표이사 등 임직원을 비롯해 정계, 재계, 스포츠계, 연예계 등 각계 유명 인사와 노벨상 후보 카파토스 박사까지 참석했다.

이런 소식에 한류타임즈 주가는 급등했다. 6월 17일과 18일 양일간 각각 176원과 228원이 올라 상한가를 기록했다. 17~19일까지 사흘간 거래량은 1억1천만주를 넘어섰다.

하지만 이런 ‘장밋빛 꿈’은 하루 만에 사그라 들었다. 다음날인 20일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한류타임즈에 대해 감사의견 비적정설 사실 여부 및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21일 오후 6시까지 조회공시를 요구했다. 결국 21일 감사의견 공시 결과 상장폐지 사유인 ‘의견 거절’이 공시됐다.

업계에서는 “의견 거절을 한류타임즈는 예상했을 것”이라며 주가 부양을 위해 ‘대국민 사기극’을 펼친데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크다. 전국언론노조 스포츠서울지부(지부장 황철훈)도 지난달 26일 성명서를 통해 “출범식 이후 다음 날 조회공시요구가 이어졌고, 결국 21일 감사의견 거절이 공시됐다”며 “기가 막힌 타이밍이다. 스포츠서울이 주가 부양을 위해 대국민 사기극을 벌인 모양새가 됐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이승호 한류타임즈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고속도로 공사 사업에 컨소시엄 형태로 들어갔던 건설사를 갖고 있던 경영진이 벌려놓은 10년 전 우발 채무가 발생했다”며 “그들 채무까지 저희가 떠안게 됐다”고 주장했다.

이런 해명에도 각종 공시와 언론보도를 믿고 들어온 투자자들은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피해를 본 투자자들은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 청원글까지 올렸다.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 2일 “한류타임즈 대표 및 관련자들을 강력히 처벌해 달라”는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어제 출범해 놓고 자고나니 상장폐지라니 이런 황당한 경우가 어디 있냐”며 “완전 희대의 사기극”이라며 “이 사기집단을 처벌해달라”고 성토했다.

한편 이날 거래소는 공시를 통해 한류타임즈 측으로부터 상장폐지에 대한 이의신청을 받았다고 밝혔다. 거래소는 “이의신청을 받은 날로부터 15일 이내에 기업심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상장폐지 여부를 심의·의결하며, 심의·의결일로부터 3일 이내(영업일 기준)에 상장폐지 여부를 통지할 것”이라고 공시했다.

바이오빌 관련 의혹의 눈길
이번 사건으로 한류타임즈에 대한 의혹의 눈초리도 커지고 있다. 한류타임즈 최대주주는 지분 7.54%를 보유한 한류AI센터, 2대주주는 6.66%인 소울인베스트먼트다.

한류AI센터의 최대주주는 한류뱅크(10.08%)고, 한류뱅크는 장시영 대표 지분 100%다. 장시영 대표 → 한류뱅크 → 한류에이아이센터 → 한류타임즈(스포츠서울)의 지배구조다.

문제는 한류뱅크가 지난해 10월 설립된 자본금 5억원의 신생법인인 점이다. 당초 설립 당시 등기에는 자본금 1천만원이었으나 증권가에서 문제를 제기하자 5억원으로 변경 신고했다.

한류뱅크와 관련해서는 지난 4월 주식 거래가 정지된 ‘바이오빌’과의 관련성이 눈에 띈다. 앞서 한류뱅크는 지난해 10월 18일 바이오빌이 진행한 100억원 규모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바이오빌의 최대주주에 오르려고 했다. 당시 바이오빌에서 한류 기반 사업을 추진하겠다며 사명도 ‘한류IB’로 바꾼다고 알렸다.

하지만 증자금액 납입일이 다가오자 납입일을 미뤘고 결국 지난달 29일 바이오빌 유상증자를 포기했다. 현재 바이오빌의 100억원 유상증자 대상은 전자기기 제조회사 온페이스로 변경됐다.

이와 관련해 박철성 팍스경제TV 리서치센터 국장은 한류뱅크가 급조된 ‘페이퍼컴퍼니’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직접 확인한 결과 한류뱅크는 서울 강남구 선릉로의 뒷골목 6층짜리 다세대주택 1층에 위치하고 있었다는 것.

실제로 한류뱅크의 법인등기에는 본점 소재지가 서울 강남구 대치동으로 나와 있다. 해당 주소에는 6층 규모 근린생활 시설 및 다세대주택이 들어서 있다. 이 때문에 증권가에서도 페이퍼컴퍼니라는 의혹이 불거졌다.

한편 바이오빌은 양수열 대표가 장철충 키위미디어그룹 대표이사 및 최영석 전 바이오빌 대표이사 등을 포함한 8명을 배임 및 사기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다고 2일 공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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