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형구 변호사의 보험이야기]"의료 사고, 재해보험금 지급 대상 아니다"
[강형구 변호사의 보험이야기]"의료 사고, 재해보험금 지급 대상 아니다"
  • 강형구 변호사
  • 승인 2019.07.01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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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치료 중 의료진의 과실로 사망하거나 장해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든다면 당뇨로 썩어가는 오른발을 잘라야하는데 멀쩡한 왼발을 자른 경우 같은 경우다. 척추 디스크 수술을 하다 신경을 건드려 하반신 마비되는 사고, 스테로이드 부작용으로 대퇴골 괴사로 장해가 발생하는 경우도 의료 사고이다. 

재해란 우연하고 외래적인 급격한 사고를 그 요건으로 한다. 질병은 우연하고 급격하게 발생하긴 하지만 외래적인 사고가 아니므로 재해가 아니다. 따라서 당뇨로 썩어가는 다리를 잘라 장해가 발생하였어도 재해보험금을 받을 수 없다. 자살은 고의로 생명을 끊는 것이므로 우연한 사고가 아니어서 재해가 아니다. 따라서 자살은 사망하여도 특별히 예외가 아니라면 재해사망보험금을 받을 수가 없다.

의료 사고는 의사의 과실로 인하여 발생하므로 환자 입장에서는 우연하고 외래적인 급격한 사고에 해당한다. 지금은 개정됐지만 2011년까지 만해도 손해보험회사의 보험상품은 “피보험자의 임신, 출산(제왕절개 포함), 유산 또는 외과적 수술, 그 밖의 의료처치를 원인으로 하여 생긴 손해”를 ‘보상하지 아니하는 손해’ 중 하나로 규정하고 있다. 이 ‘의료처치를 원인으로 하여 생긴 손해’ 면책 규정 때문에 지금까지도 많은 보험금 분쟁이 생기고 있다.

보험회사는 ‘외과적 수술, 그 밖의 의료처치를 원인으로 하여 생긴 손해’는 약관에 면책으로 규정한 만큼 의료 사고는 보험금 지급사유가 아니라 주장한다. 당연히 재해보험금 지급을 거절한다. 종전 법원 판결은 상해(재해)사고로 인한 의료 처치 중 사고는 재해 사고이지만 질병 중 수술하다 사고가 난 경우는 재해사고가 아니라는 다소 복잡한 판결을 해왔다. 예컨대 교통사고로 허리를 다쳐 수술 중 의사의 과실로 하반신 마비가 발생하였으면, 선행 사고인 교통사고가 재해 사고이므로 재해 보험금을 지급하여야한다는 것이다. 반면 암 수술 중 의료 과실, 예컨대 위암인데 대장을 절제한 경우는 선행행위인 암이 질병이므로 재해보험금 지급사유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나 의료 사고는 환자 입장에서는 청천벼락 같은 사고이다.

앞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당뇨로 썩어가는 오른발을 자르는 줄로 알았는데 마취에서 깨나보니 멀쩡한 왼발이 잘려 있다고 한다면 환자 입장에서는 우연하고 외래적이고 급격한 사고이다. 척추 디스크 수술을 하다 신경을 건드려 하반신 마비되는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이런 의료 사고는 선행행위가 질병이건 재해이건 간에 재해사고에 해당한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재해보험금을 지급하여야한다.

앞에서 언급하였던 스테로이드 약물 부작용으로 대퇴골 고관절에 인공관절 시술을 하면 후유장해가 발생한다. 한쪽만 했다면 30%의 장해가 생기고 양쪽 다 하였다면 60%의 장해가 발생한다. 이런 경우도 우연한 사고로 재해사고에 해당하고 재해장해보험금을 받아야 마땅하다. 종전 판례도 재해로 인정하고 보험금을 지급하라고 판시하였다. 그런데 최근스테로이드 약물 부작용에 대하여 기존 판결과 다른 판결이 선고됐다. 병원에서 사전에 환자에게 설명하여 환자가 이런 부작용이 생긴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면 우연한 사고로 볼 수 없어 재해보험금 지급대상이 아니라는 것이 최근 서울고등법원 판결이다. 앞으로 이런 스테로이드 약물 부작용 사건은 재해보험금을 받는 것이 험난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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