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두 경제비평] 트럼프, 오사카 G20회의 대선 전략으로만 활용
[이원두 경제비평] 트럼프, 오사카 G20회의 대선 전략으로만 활용
  • 이원두 고문
  • 승인 2019.07.01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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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 G20의 가장 큰, 그리고 유일한 성과가 미‧중 정상이 지난 5월 이후 단절된 무역협상 재개에 합의한 점일 것이다. 이로서 두 나라 무역전쟁은 일단 휴전에 들어갔으며 미국은 약 3천억달러에 달하는 중국제품에 대한 관세부과를 보류함과 동시에 화웨이에 대한 미국 부품 판매도 허용키로 했다. 그러나 이번 합의에는 가장 중요한 ‘언제까지 실무교섭을 계속할 것인가’에 대한 언급이 빠졌다. 다시 말하면 실질적인 결과를 기대한 교섭재개가 아니라 다분히 명분과 선전효과를 노린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뜻이다. 일단 무역전쟁 격화는 면했으나 근본적인 문제에 대한 미‧중 양국의 입장변화는 전혀 없는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특히 화웨이에 대해 금수조치를 해제하면서도   구체적인 조건은 전혀 밝혀지지 않은 것도 주목할 대목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유화 제스처는 다분히 내년 대통령 선거를 의식한 고도의 정치 공학으로 봐야한다. 중국과의 무역전쟁으로 화웨이를 비롯하여 중국 경제가 상당한 타격을 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미국 역시 그에 못지  않은 부정적 영향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의 비영리 민간조사 연구 기구인 컨퍼런스 보드가 발표한 6월의 미국 소비자 신뢰감지수는 2017년 9월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무역전쟁에 따른 고율 관세로 물가에 대한 붏안 때문이다.  소비자신뢰감 지수는 고용현황과 반년 뒤의 임금전망에 근거한 개인소비 선행지표로서 6월은 전월대비 9.8포인트가 떨어진 121.5로 나타났다. 최근 10년간 세 번째로 큰 낙폭이다. 또 세계무역기구(WTO)는 작년 10월부터 올 5월까지 G20의 무역제한 규모가 3천 3백 59억 달러에 이른다고 발표하면서 그 대부분이 미 중간의 무역전쟁으로 인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상황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무역축소와 투자 감소의 악순환이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대통령선거를 1년 앞둔 트럼프로서는 결코 바람직한 상황이 아니다. 세계경제의 불안은, 특히 그 책임의 한 부분을 져야한다면  미국에도 악재로 작용하게 마련이다. 특히 소비선행지표의 지속적인 악화는 대선에 결정적 변수로 작용할 것임은 미국이라고 해서 다르지 않다. 오사카 G20 기간중에도 트럼프가 트윗을 통해 민주당 예선후보 토론회에 지속적인 관심을 보였을 정도였다. 결국 트럼프는 중국과의 무역전쟁 휴전을 결정했다. 한국 방문의 하이라이트로 한미 정상과 김정은의 DMZ 퍼포먼스 연출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그렇다면 트럼프는 시진핑이 내건 ‘제조업 2030’을 용인할 것인가?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시진핑의 ‘제조업2030’은 한마디로 요약하면 중국을 고소득국가로 격상시키는 야심 찬 계획이다. 세계서 가장 인구가 많은 중국의 경우 국가 총생산(GDP)은 14조 1천억 달러로서 세계 2위이지만 국제통화기금(IMF)이 조사한 1인당 GDP는 76위에 지나지 않는다. 멕시코나 태국보다도 낮다. 정부 기능 수준은 67위, ‘국민의 소리에 대한 설명 책임’은 1백 88위에 지나지 않는다. 그런데도 경제적으로 고성장을 계속, 1인당 GDP기준, 고소득국가가 되는 것이 중국의 꿈이다. 중국의 꿈이 실현될 경우 고소득국가의 대부분이 민주주의 체제인 세계 질서에 중대한 변화가 오게 마련이다. 경제, 군사면 뿐만 아니라 이데올로기 면에서도 균형이 무너질 위험이 높다. 미국이 이를 방치하거나 눈을 감을 까닭이 없다

미국은 중국의 경제체제가 ‘국가자본주의’라고 규정하면서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5G 첨단 기술의 대중국 수출을 제한하는 것도 국가자본주의 배경에 공산당과 군부가 자리 잡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중국의 경제성장과 첨단기술 축적이 결국에는 미국 안보를 위협할 것이라는 판단아래 시작 된 것이 이번 무역 전쟁이다.  가령 중국이 앞으로 30년간 1인당 GDP를 연 4% 수준으로 높여나갈 수 있다면 고소득 그룹의 중간 정도 수준의 위상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이 경우 중국 경제규모는 미국과 EU 를 합한 것보다 더 크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으로서는 상상조라하기 싫은 상황일 것이다. 따라서 이번 무역전쟁 휴전은 당분간, 적어도 미국 대통령 선거기간 까지만 어떤 형태로든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그럴경우 협상의 주도권은 ‘급할 것이 없는’ 중국이 쥐게 될 것으로 본다. 오사카G20을 대선 전략으로 십분 활용한 트럼프의 다음 한수에 세계 경제의 이목이 쏠리는 이유다.  한국 역시 잠시라도 경계를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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