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신협회 회추위, 김 전 사장 추천... 민간 출신 실망감이 영향 끼쳤나

김주현 여신금융협회장 후보.
김주현 여신금융협회장 후보.

김주현 전 예금보험공사 사장이 여신금융협회 차기 회장 단독 후보로 추천됐다. 관료 출신인 김 전 사장의 후보 추천을 두고 업계에서는 민간 출신 회장에 대한 실망감이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여신금융협회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지난 7일 김 전 사장을 차기 회장 단독 후보로 추천했다. 오는 18일 예정된 회원사 임시 총회에서 찬반 투표를 통과하면 김 전 사장은 12대 상근회장으로 임기를 시작하게 된다. 김 전 사장은 1958년생으로 중앙고등학교,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워싱턴대에서 MBA학위를 취득했다. 행정고시 25회로 공직에 입문했으며 재무부를 거쳐 금융위원회에서 금융정책국장,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 사무처장 등을 역임했다. 이후 예금보험공사 사장을 맡은 후 최근까지 우리금융경영연구소 대표이사로 재직했다.

정부가 이번 회장 선거에 일절 개입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내놓자 하마평에 오르내리던 후보 대부분인 10명의 지원자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자 회추위는 사상 처음으로 후보군을 김 전 사장과 임유 전 여신금융협회 상무, 정수진 전 하나카드 사장 3명으로 압축했다. 회추위는 이들과 면접 심사를 거친 후 두 차례 투표를 통해 김 전 사장을 회장 후보로 선정했다.

업계에서는 김 전 사장의 선정 배경으로 먼저 민간출신인 김덕수 현 회장의 한계를 들고 있다. 김 회장은 임기 동안 업계 최대 관심사였던 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 부가서비스 축소 허용 등과 관련해 만족할 만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아울러 3명의 후보 중 유일하게 프리젠테이션을 준비해 면접에 임한 김 전 사장의 준비성이 회추위의 표심을 얻는데 주효했다는 진단도 나온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회장 선거과정에서 불거진 각종 불협화음을 빠르게 수습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회장 선거가 과열되면서 김 전 사장에 대해서 전직 금융위원장 출신 인사가 직접 밀고 있다는 소문이 나돌았다. 다른 후보에 대해서는 과거 전 정부 관련 이력으로 인해 현 정부가 반대 의사를 밝혔다는 얘기가 돌기도 했다.

이 때문에 카드사 노동조합은 두 차례나 성명서를 내고 “관료 출신 낙하산 인사 반대”를 표명했다. 후보자 중 한 명은 “과거 인사가 이처럼 개입하는 것에 대해 문제가 있음을 경고해야 한다”며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다.

 여신금융업회는 신용카드사와 캐피탈사를 대변하는 조직으로, 회추위는 8개 신용카드사와 7개 캐피탈사 등 15개사로 구성된다. 김 전 사장이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와 부가서비스 축소 등의 문제를 두고 업계의 바램을 이루어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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