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현철 분당경찰서장'혐의부인'
경찰,‘의도적인 흠집내기’ 불만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최근 유현철 경기 분당경찰서장을 뇌물수수 등 혐의로 불러 조사했다고 9일 밝혔다. (사진=뉴시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최근 유현철 경기 분당경찰서장을 뇌물수수 등 혐의로 불러 조사했다고 9일 밝혔다. (사진=뉴시스)

현직 경찰 고위 간부가 과거 ‘함바 브로커’ 유상봉씨(73.수감중)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전·현직 경찰 간부 다수에게 금품을 건넸다는 유씨 진정 내용에 대한 확인에 나섰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최근 유현철 경기 분당경찰서장을 뇌물수수 등 혐의로 불러 조사했다고 9일 밝혔다. 경찰은 유 서장이 유 씨로부터 실제 금품을 수수한 정황을 확인하고 보강수사를 벌이고 있다.

검?경 수사권 조정 갈등이 고조되는 현 시점에서 ‘함바 브로커’ 유상봉씨가 새 변수로 떠오른 것이다.

유씨는 2010년 여러 유력인사에게 함바 수주나 민원 해결, 인사 등의 청탁과 함께 억대의 금품을 건넨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당시 ‘함바 비리’ 사건은 고위공무원과 전·현직 경찰 간부들이 대거 연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회적 파장을 일으킨 바 있다.

강희락 전 경찰청장은 경찰청장으로 재직하던 2009년 4~12월 유 씨로부터 은평뉴타운 등 건설현장 민원 해결과 도시락 납품 및 경찰관 인사청탁 등의 명목으로 1억 9000만원 받은 혐의로 2011년 2월 구속기소 됐다. 또한 장수만 전 방위사업청장이 기소됐으며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실 배모 감찰팀장은 사표를 냈다.

경찰 내부에선 수사권 조정 국면이 검찰에게 불리하게 돌아가자 검찰이 경찰 고위직에 대한 의도적 흠집 내기에 나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당시 검찰의 이 함바 비리 수사로 경찰 고위직들이 무더기로 처벌받으면서 2011년 논의됐던 검경 수사권 조정의 동력이 떨어지기도 했다.

함바 브로커 유씨가 검찰에 제출한 진정서에 따르면, 2008년 유 서장이 충남 당진경찰서장으로 재직할 때 관할 건설현장의 식당 운영권 수주를 대가로 약 8000만원, 2009년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장을 지낼 무렵엔 건설현장 비리 사건 등 수사 무마 대가로 3000만원, 2010년 서울 관악경찰서장 재직 시절 인근 아파트 건설현장 식당 운영권을 확보하기 위해 1000만원을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유씨는 유 서장이 발주처·관할 시청·지역주민 사이에서 중재 역할을 하며 식당 운영과 운영권 수주에 도움을 줬다고 했다.

유 서장에 대한 수사는 유씨가 지난해 낸 진정서를 토대로 검찰에 고발장을 제출하면서 시작됐다. 경찰은 지난 1월 검찰의 지휘를 받아 수사 중이다. 유 서장은 경찰 조사에서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씨는 그동안 알려진 원경환 서울지방경찰청장, 허경렬 경기남부지방경찰청장 외 다른 전·현직 고위급 경찰 간부에게 금품을 건넸다며 진정을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씨는 이명박 정부 당시 ‘댓글공작’ 논란으로 재판에 넘겨진 김성근 전 경찰청 외사국장에게도 2006년부터 2012년까지 6차례에 걸쳐 2억여원을 줬다고 했다. 유씨는 이들이 식당 운영권 수주와 관련해 수차례에 걸쳐 돈을 받았다고 했다.

서울동부지검 관계자는 “일단 진정사건으로 접수한 상태”라고 말했다. 향후 김 전 국장을 비롯한 전·현직 간부에 대한 수사로 확대될 수도 있다.

경찰의 ‘제 식구 봐주기’ 의혹을 제기할 수 있는 대목도 있다. 경찰은 유 서장의 금품수수 혐의를 일부 인정하면서도 공소시효가 지난 것으로 판단해 검찰에 수사지휘를 요청했다. 검찰은 경찰의 요청을 반려하고 보완 수사하라고 지휘했다.

경찰 관계자는 “검찰 지휘 사건이라 봐주기 수사는 말이 되지 않는다”며 “별도 수사팀이 이 사건만 전담해 과거 관련자부터 세세하게 수사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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