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문제 가족과 협의 중”...조현아-현민 등 남매들과 ‘불화설’ 간접 시인

 

조양호 전 회장이 갑작스레 별세한 지 두 달이 지났지만 한진家는 아직 상속 관련 정리를 하지 못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조양호 전 회장이 갑작스레 별세한 지 두 달이 지났지만 한진家는 아직 상속 관련 정리를 하지 못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지난 달 조양호 전 회장이 갑작스레 별세한 지 두 달이 지났지만 한진家는 아직 상속 관련 정리를 하지 못하고 있다.

조원태 회장은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 등 가족의 경영 복귀나 상속세 재원 마련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한진칼은 오너가의 지분율이 24.79%다. 조양호 전 회장 지분이 17.85%로 가장 많다. 조원태 회장이 2.34%, 조현아 전 부사장이 2.31%, 조현민 전 전무가 2.3%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3일 상속을 둘러싼 ‘가족 간 불화설’에 대해 "가족과 많이 협의하고 있고, 협의가 완료됐다고 말은 못 하지만 그래도 잘 진행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불화설을 일정 부분 시인한 셈이다.

또 "선대 회장님께서 갑작스럽게 별세하시는 바람에 특별한 말씀을 많이 듣지 못했다. 들을 기회가 없었다"고 말해 부친인 고 조양호 회장이 사실상 유언을 남기지 않았음을 내비쳤다.

조 회장은 이날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국내외 기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상속 문제와 관련한 가족 간 불화설과 KCGI(일명 강성부 펀드) 공세, 상속세 해결 방안 등 경영권 승계와 둘러싼 각종 이슈에 대해 입을 열었다. 다만 가족 간 갈등에 대한 질문에는 잠시 뜸을 들이는 등 조심스러워 하는 모습을 보였다.

조 회장은 “선대 회장님께서 평소 말씀하신 내용이 가족 간 화합해서 회사를 지키는 게 가장 큰 목적이라는 것"이라면서 "그걸 바탕으로 저희 가족들도 지금 많이 협의를 하고 있고, 아직 협의가 완료됐다고 말씀은 못 드리지만 그래도 지금 잘 진행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더 이상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기 좀 어렵다는 걸 이해해 달라"면서 "결과를 좀 지켜봐주시길 당부드린다"고 덧붙였다.

이날 조양호 전 회장의 상속 관련 구체적인 유언이 없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민법에 따라 상속비율이 배우자 1.5, 자녀들은 각 1.0이 된다. 이 전 이사장은 조양호 전 회장의 지분 17.84% 가운데 가장 많은 5.94%를 상속받게 된다. 3남매는 각 3.96%를 상속받게 된다. 그 결과 한진칼 지분은 조원태 회장 6.30%, 조현아 전 부사장 6.27%, 조현민 전 전무 6.26%, 이 전 이사장 5.94%로 나눠지게 된다.

현재 한진가의 지분 상속 세금은 3000억원 규모로 예상된다. 지분 상속으로 경영권 승계 시 최고세율에 30% 할증이 붙어 최대 65% 세율이 부과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조원태 회장 측은 이날도 상속세 재원 마련 방안이나 가족들의 경영 복귀 관련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자금 마련을 위해 상속 지분의 일부를 내놓는 방법이 있지만 2대 주주인 사모펀드 KCGI의 지분율이 높기 때문에 위험하다. KCGI는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의 보유 지분을 지난 4월 14.98%에서 15.98%로 늘렸다. KCGI는 지난해 11월 한진칼 지분 9%를 확보한 뒤 꾸준히 보유 지분을 확대해 왔다.

조 회장은 대한항공 사장 자격으로 6월 1일부터 3일까지 서울 코엑스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75회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연차총회에서 의장을 맡아 회의를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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