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네델란드 출국 후 행방 묘연... 기소중지 및 여권무효화 조치도
시총 6000억 모다·파티게임즈 상장폐지 위기... 소액주주 손배소송 제기

검찰이 시가총액 6000억원의 벤처기업을 상장폐지 위기로 몰아넣은 뒤 해외로 도피한 ‘범LG가(家) 3세’ 구본현(51) 씨에 대해 인터폴에 적색수배를 요청했다.

인터폴에 적색수배 요청된 범LG가 3세 구본현씨.
인터폴에 적색수배 요청된 범LG가 3세 구본현씨.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1부(오현철 부장검사)는 28일 구 씨에 대해 자본시장법 위반 및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혐의 등으로 체포영장을 발부받고 인터폴에 적색수배를 요청했다.

검찰에 따르면 구 씨는 코스닥 상장사인 ‘파티게임즈(PATI Games)’와 모회사인 ‘모다’를 무자본 인수한 뒤 허위공시를 통한 주가부양으로 약 145억 원의 부당이익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회사 자금 약 227억 원을 횡령·배임한 혐의도 받는다.

검찰은 구씨가 인수한 통신 단말기 제조업체 전직 임원인 공범 최모(51) 씨, 이모(55) 씨, 김모(48) 씨 등을 자본시장법상 사기적 부정거래, 특경가법(횡령), 특경가법(배임) 등으로 불구속기소했다.

검찰은 지난해 11월부터 수사에 착수했지만 구씨는 지난해 10월경 네덜란드로 출국해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구씨는 구자경 LG명예회장의 조카로 앞서 2007년에도 벤처기업 엑사이엔씨 대표로 있으면서 추정 매출액을 허위로 꾸미고 사채업자와 함께 주가를 조작하는 수법으로 시세 차익 253억원을 챙긴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결국 지난 2012년 대법원에서 징역 3년형을 선고받고 만기 출소한 바 있다.

구씨는 출소후인 2016년 6월, 단기 차입금을 갖고 파티게임즈와 모다를 인수했다. 인수 후 구씨는 암호화폐 거래소 사업을 하겠다거나, ‘벤처연합군’으로 유명한 유니콘 스타트업 ‘옐로모바일’에 합류한다고 허위 공시하며 모다와 파티게임즈 주가를 각각 3000원, 7000원대에서 1만6200원, 1만5887원까지 끌어올렸다. 이 사실이 금융감독원과 검찰 수사 선상에 오르자 해외로 도피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1만600원, 7346원이었던 모다와 파티게임즈 주가는 502원, 150원의 깡통주가 돼 한국거래소는 모다와 파티게임즈를 상장폐지 정리매매 종목으로 지정했다. 결국 소액주주 300여명은 경영진과 한국거래소, 회계법인 등을 상대로 서울중앙지법에 손해배상 소송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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