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음회관, 사흘째 노조 점거로 사실상 개최 어려워

현대중공업그룹의 경영이 위기다.

현대중공업 임시 주총을 앞둔 노사 갈등이 정몽준 아산재단이사장 부자에 사익편취 행위가 갈등에 빌미를 제공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올해 당기순이익(1306억원)보다 2배가 넘는 2705억원(207%)를 지급하면서, 이 중 836억원을 챙긴 것으로 확인됐다. 회사의 정상화, 노동자ㆍ지역경제 상생은 뒷전이라는 비판에 직면했다. 울산시와 노조가 현대중공업 주총을 반대하는 빌미를 제공한 것이다.

현대중공업의 주총은 오는 31일에 치러질 전망이다. 주총에서 중간지주회사인 한국조선해양과 사업회사(신설법인)인 현대중공업이 물적 분할될 예정이다.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한 작업을 진행 중으로 물적분할 후, 한국조선해양에 대우조선해양의 지분을 현물 출자받는 식으로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게 된다. 문제는 한국조선해양의 본사 위치가 노사와 지역과의 갈등 원인이다. 현대중공업은 서울을 고집하고 있고, 울산시와 노조는 울산시를 고집하고 있다. 울산시는 세수에도 문제가 있지만, 본사를 서울로 옮겨갈 경우 지역경제 침체 우려가 있어 반대하고 있다.

예정대로 주총이 성사되면 물적 분할이 승인될 가능성이 높다. 본사의 위치도 서울로 정해질 가능성이 높다. 현대중공업의 주주구성은 지주(30.95%), 아산사회복지재단(2.38%), 아산나눔재단(0.61%), KCC(6.6%), 국민연금(9.35%)이다. 주주 3분의 2가 찬성하면 승인되기 때문.

문제는 현대중공업 노조다.  노조가 지난 27일 주주총회장인 한마음회관을 긴급 점거했다. 사측이 주총장 변경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주총 장소와 개회시간, 개최형태 등이 유동적인 상황이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27일 밤 경찰에 노조원이 농성중인 주주총회장 한마음회관에 대해 시설물보호와 주주총회 개최를 위한 조합원 퇴거를 요청했다. 하지만 한마음회관에서 주총을 치르기는 사실상 어렵다는 분석이다.

노조점거 해제를 위해서는 대규모 경력 투입이 불가피한데 이 과정에서 경찰과 노조 양측에 부상 등 엄청난 피해가 우려되기 때문.

28일부터 전면파업에 돌입한 노조는 현재 한마음회관에 ‘사수조’ 300명을 전진 배치했다. 회관주변에도 1,000여명이 넘는 조합원이 상시 단합집회를 진행하는 등 투쟁열기를 고조시키고 있다. 앞서 사측은 28일 오후 3시 비노조 임직원들을 한마음회관에 보내 퇴거를 요청했으나 거부당하기도 했다. 

현대중, 주총장 변경 추진

노조의 강력반발에 부닥친 현대중공업은 주총장 변경을 모색하고 있다.  제2의 주주총회장이 어딜 지 관심사로 대두되고 있다.

통상 호텔 강당 등이 후보지이다. 하지만 충돌우려되는 만큼 호텔에서 대관에 부정적이다.  호텔 주총은 쉽지 않은 상태다.  회사 본사나 관계사 관련 건물이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사측은 노조와 충돌을 우려해 제2의 주총장을 선정하더라도 주주에게만 비밀리에 통보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철저한 보안을 유지하기는 어렵다. 제2의 주총장을 선정한 뒤 경찰에 노조 접근방지를위한 경비를 요청할 것으로 관측된다. 

제2의 주총장 선정 후 노조의 재점거 시도여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경우 주총장을 경비하고 있는 경찰과 노조가 정면충돌할 가능성도배제하기 어렵기 때문.

 법원이 주총방해행위에 대해 1건당 5,000만원을 지급해야 한다는 결정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해당행위가 직접적인 주총방해행위냐’에 대한 판단은 별개의 문제이어서 노조의 손발을 묶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노조의 반대 '왜'

현대중공업 노조가 필사적으로 주총을 반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현대중공업그룹은 주총에서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과 사업회사(신설법인)인 현대중공업으로 분할을 결정할 예정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은 대우조선해양인수를 위한 작업 중 물적분할 후 한국조선해양에 대우조선해양 지분을 현물 출자 받는 방식으로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게 된다.

중간지주회사인 한국조선해양의 본사를 울산이 아닌 서울에 둘 예정이다.  연구개발 인력을 유치하고 다른 연구개발 거점과 상승효과(시너지)를 내는데 서울이 가장 적합하다고 보는 것이다. 이런 문제 때문에 노사 갈등을 빚고 있다.

울산시와 현대중공업 노조 등은 “한국조선해양이야 말로 현대중공업의 진정한 본사”라며 “고 정주영 회장의 도전정신의 산물이자 46년간 지역과 함께 성장해온 향토기업인 현대중공업은 당연히 존속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주총이 열리면 물적분할과 대우조선해양에 급물살을 탈 것이라는 전망이다.  물적 분할이 승인되고, 본사가 서울로 정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정몽준 부자, 사익편취가 노조 갈등 빌미

노조의 강경 투쟁에 정몽준 회장 부자의 사익편취가 밀미를 줬다는 비판이다. 현대중공업지주는 지난 3월 주총에서 재무제표 승인 건과 보통주 1주당 18500원의 배당금을 지급하는 안건이 통과됐다. 주주에게 총 2750억원의 배당금이 지급됐다. 당기 순이익 1306억원의 2배가 넘는다. 정몽준 현대아산이사장과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이 현중지주 보통주식 30.9%를 보유하고 있어 전체 배당금 중 약 836억원을 챙겼다.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는 "정몽준 부자 사익편취로 밖에 볼수 없다"면서 "정당한 주주 환원 이익이 아닌, 총수 일가의 경영권 승계 목적이 농후하다. 총수 일가의 사익추구보다 회사정상화, 노동자와 지역경제 상생에 사용돼야 한다"고 비판했다. 

키워드

#정몽준
저작권자 © 공정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