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두 칼럼] 美·中 무역전쟁 여파 요동치는 외환시장
[이원두 칼럼] 美·中 무역전쟁 여파 요동치는 외환시장
  • 이원두 고문
  • 승인 2019.05.27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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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통화기금(IMF)은 미‧중 무역 전쟁이 격화 될 경우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은 최소한 0.3%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내다 봤다. 실제로 투자자들은 주식, 상품 등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높은 자산을 파는 대신 선진국 국채 등 안전자산을 사 들이고 있다. 외환시장에서는 달러를 비롯하여 비교적 안전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스위스 프랑과 일본 엔을 사드리고 있다.

선진국 국채 매입으로 인해 금리역시 크게 요동치고 있다. 10년 장기 국채 이자율이 내려가(국채가치 상승) 독일이 마이너스 0.12%, 영국 역시 1%선이 무너졌다. 미국도 1년 7개월만의 최저수준인 2.27%로 내려갔다. 3개월 국채 금리가 2.3%정도임을 감안할 때 미국은 이미 불황의 전조로 불리는 금리 역전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장기금리가 단기금리보다 낮은 이른바 ‘금리의 장단 여전’은 단기적으로 불황이 올 확률이 그만큼 높아진 것을 의미한다.

이런 상황을 종합할 때 제기 되는 의문은 ‘금융위기가 재발 할 것인가?’이다. 여기에 대한 대답은 현재 ‘예스’도 ‘노’도 아니다. 굳이 답을 찾는다면 ‘예스’에 가까운 ‘노’가 될 것이다. 올 들어 ‘세계금융위기 가능성’을 처음 제기한 것은 영국의 경제지 파이낸셜 타임스다. 지난 3월 상순 미국연준(FRB)이 경기대응 완충 자본(Counter Cyclical Buffer. CCYB)을 제로%로 결정한 것을 계기로 금융위기 잠복 설을 제기한 것. CCYB는 경기하락 때 은행부문 손실을 막기 위해 신용팽창기(경기가 좋을 때)에 추가적으로 자본을 축적토록 하는 제도이다. 미국 경기가 경기순환의 피크임에도 불구하고 CCYB축적을 제로%로 완화 한 것 자체가 이례적인데다 미극 은행의 건전성 심사(스트레스 테스트)에서 질적 평가 부분을 제외 한 데 이어 미 금융안전 감시평의회(의장: 므뉴신 재무장관)가 엄격한 규제와 감독 대상인 ‘시스템상의 중요 금융기관’(SIFI)에서 대형 보험사를 제외 한 것 등을 FT가 문제 삼은 것이다.

금융위기 잠복 설을 뒷받침하는 움직임은 또 있었다. 미 하원은 지난 4월 10일 미국 7대 은행 최고경영자(CEO)를 불러 ‘금융위기 이후의 경영’을 주제로 한 공청회를 열었다. 미 하원이 7대 은행 CEO를 상대로 공청회를 연 것은 금융위기 직후 문책성 공청회이후 10년 만이다. 별 다른 문제는 없었으나 공청회 개최 자체를 시장은 부정적 메시지로 받아드렸다.

5월 들어 미중 무역 전쟁 격화가 더해지자 이번엔 파웰 미 연준 의장이 직접 나섰다. 파웰은 저금리를 배경으로 미국 기업의 차입금 잔고가 과거 최대 규모인 15조 달러에 이르고 있다면서 경기가 하강 국면에 접어들면 상당한 압박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경고한 것. 파웰은 기업과 가계부채를 미국내총생산으로 나눈 값이 73%라면서 금융위기를 유발한 2007년의 97%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결코 경시할 수 없다고 주의를 환기시켰다.

비록 비율은 낮지만 기업 부채 구조가 금융위기 때의 데자뷰라는 점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다시 말하면 저 신용자의 부채를 한 데 묶은 채권상품으로 시중의 잉여자금을 흡수하는 구조가 닮았다는 듯이다. 리먼 쇼크 때는 저 소득자 주택 론을 묶어 채권상품화한 ‘채무담보증권’(CDO)이었다면 이번엔 신용이 낮은 기업의 론(레버리지드 론:Leveraged Lorn)을 한 데 묶어 채권 상품화 한 ‘론 담보증권’(CLO)에 돈이 몰리고 있는 것이다. 지난 4분기에만 4백억 달러 이상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어 시한폭탄과 다르지 않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또 미 연준 의장이 금융 리스크에 대해 사전 경고에 나선 것이 극히 이례적이라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금 당장은 금융시스템이 흔들릴 위험은 낮지만 그렇다고 낙관할 정도도 아니라는 것이 파웰 의장의 결론이다.

여기에는 또 다른 변수가 잠복해 있다. 미국이 환율을 무기로 사용할 경우 이의 대항책으로 중국이 미국 국채를 내다 팔수도 있다는 점. 개연성은 극히 낮지만 ‘혼자 죽을 수는 없다’면서 결행을 하지 않는다는 보장도 없다. 화웨이 제재 동참 여부로 양대 강국사이에 끼인 우리에게는 또 다른 짐이 되고 있다. 정책 당국이 금융위기 재발 가능성과 중국의 미국 국채 매도상황 등에 대비한 철저한 시나리오를 준비해야 할 필요가 있다. 어쩌면 우리나라는 경적인 측면에서는 지금 사면초가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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