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삭제한 파일 복구한 결과 이부회장과 삼성에피스 임원과 통화 내용 확인
李 삼성 주력 사업 바이오산업 큰 관심...삼성에피스 직원에 현안 보고 받고 지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 뉴시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 뉴시스)

'삼바분식회계'를 수사 중인 검찰의 칼날이 이재용 부회장에 정조준됐다. 이 부회장의 검찰 조사가 불가피해졌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지난해 검찰 수사에 대비해 삭제한 ‘부회장 통화 결과’ 폴더 내 통화 녹음 파일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육성이 나왔기 때문. 검찰은 디지털포렌식으로 파일을 복구해 이 부회장 육성을 확인했다.

23일 경향신문은 <[단독]검찰, 삼바'부회장 폴더'서 '이재용 육성통화'복원>제하 기사를 통해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가 삼성바이에피스가 삭제한 '부회장 통화 결과'폴더를 디지털포렌식으로 파일을 복귀해 통화 녹음파일에서 이재용 부회장의 육성파일이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이 부회장이 삼성 주력 사업으로 키우려는‘바이오’ 사업에 큰 관심을 나타내며 삼성에피스 현안들을 보고받고 지시를 내린 정황이 담겼다.

검찰은 이 육성을 이 부회장이 분식회계와 콜옵션 문제 등 삼성바이오 관련 이슈를 직접 관리해온 증거로 본다. 삼성의 증거인멸 과정에서 이 부회장의 역할을 규명하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검찰은 ‘바이오젠사 제안 관련 대응방안(부회장 보고)’ 폴더 내 파일들도 복구해 들여다보고 있다.

바이오젠은 삼성바이오와 합작해 삼성에피스를 설립한 회사로 삼성에피스에 대한 콜옵션 권한을 갖고 있었다.

수사 핵심 중 하나는 삼성이 2012~2014년 이 콜옵션 부채를 숨긴 채 삼성바이오 모회사인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을 합병했다는 점이다.

검찰은 삼성의 옛 미래전략실 후신인 삼성전자 사업지원 태스크포스(TF) 지휘로 파일 삭제가 이뤄진 것으로 본다.

이 부회장이 콜옵션과 합병 등 이슈를 직접 챙겨온 사실을 숨기려고 TF가 주도적으로 삭제한 것이라고 의심한다.

이날 한계레신문은 딜로이트안진과 삼정케이피엠지가 2015년 5월 작성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비율 검토보고서’를 보도했다.

삼성이 2015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을 앞두고 ‘에버랜드 동식물을 이용한 바이오 신사업’을 추진하는 것처럼 꾸며 제일모직의 기업가치를 3조원가량 부풀린 사실이 드러났다고 했다

평가액으로 따지면 현재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바이오) 콜옵션 부채 누락액(1조8000억원)보다 더 큰 규모라는 것.

두 사안에서만 제일모직의 가치는 4.8조원가량 과대평가된 셈이다. 당시 합병에서 제일모직이 고평가될수록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지배력이 강화되는 구조였다.

홍순탁(회계사)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실행위원은 한겨례와 인터뷰를 통해 “검토보고서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담보할 수 없는 회계법인의 보고서를 활용한 행위는 사실상 주주를 기만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삼바 분식회계'수사 중인 검찰도 삼성이 제일모직바이오 사업을 통해 제일모직의 가치를 임의로 부풀렸다고 보고 이런 행위가 삼성물산 주주들의 이익을 침해한 배임죄에 해당하는지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한겨례는 보도했다.

한편, 검찰은 이날 삼성바이오 김태한 대표와 삼성전자 TF 김모 부사장, 삼성전자 박모 부사장에 대해 증거인멸교사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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