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집권 3년차 ‘국정동반자’ 국무총리 인선 고심
김진표·정세균·손학규 총리설 ‘모락모락’... 친문 일각 반발 기류도

이낙연 국무총리의 행보에 정치권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차기 대선 선호도 조사서 진보진영 내 1위이다. 범 보수 1위 황교안 대표와 양자대결에서도 15%이상 차이로 따돌리는 저력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대선 출마를 위해선 국무총리 사직→총선출마→당권장악→대선후보 당선의 수순을 거쳐야 한다. 그 첫 단계로 총리직을 내려놓아야 한다. 여당 내부에서도 이 총리의 역할론이 제기되고 있다. 총선에 출마하거나 선대위원장을 맡아 선거를 진두지휘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총리는 “총선 역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도 “시키면 따를 것”이라며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 총리의 행보에 따른 정치권의 지각변동을 전망한다.

이낙연 국무총리.
이낙연 국무총리.

 

‘이낙연 차출설’에 후임 하마평
이낙연 국무총리가 때 아닌 ‘차출설’로 곤혹을 치르고 있다. 여의도 일각에서는 이 총리가 오는 9월 정기 국회 전에 총리직을 퇴임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이낙연 차출설에 따라 여의도 주변에선 더불어민주당 정세균·김진표 의원,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등이 이런 저런 이유로 차기 총리 후보군으로 거명되고 있다.

먼저 김진표 의원의 경우 행시 출신으로서 관료 조직에 대한 이해가 깊다. 여기에 정권과 상관없이 요직을 맡을 정도로 업무 능력에 대한 평가가 좋다. 김 의원은 YS정부와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에서 두루 요직을 맡았다. 특히 참여정부에서는 부총리를 두 번이나 역임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하자마자 김 의원을 국정기획자문위원장에 앉힌 것도 참여정부 당시 김 의원의 업무 능력을 눈여겨봤기 때문이라는 후문이다.

여기에 4선인 김 의원의 경우 국회 인사청문회 통과도 비교적 수월할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집권 중반기를 맞아 가시적인 성과를 내야 되는 문재인 정부 입장에선 김 의원이 적임자라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민주당 주류인 이해찬 대표와 이재명 지사를 지지하는 층을 중심으로 한 당 안팎에서는 ‘김진표 절대 불가론’이 제기되는 것이 변수다.

김진표 의원, 정세균 전 국회의장.
김진표 의원, 정세균 전 국회의장.

 

정세균 전 국회의장의 경우 민주당 ‘범친노계’ 좌장 중 한명이다. 6선 의원으로 정치인생 동안 여야 가리지 않고 대인관계가 두루 원만한 인물로 ‘신사’라고 불린다. 패스트트랙 통과이후 한국당의 장외투쟁으로 촉발된 파행 국회 속에서도 인사청문회를 통과하기 쉬울 것이란 전망이다.

문제는 두 가지다. 먼저 ‘격’의 문제가 제기된다. 국회의장은 국가 의전서열 2위, 국무총리는 5위다. 20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을 지낸 정 전 의장이 총리가 될 경우 ‘국회의장이 총리만도 못하냐’는 논란이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 이를 바탕으로 야당에서‘문재인 정부의 ’국회무시’ 프레임을 짤 경우 진퇴양난에 빠질 우려가 있다.

또 다른 문제점은 정 전 의장의 종로 출마여부다. 국회의장을 역임한 뒤에는 선거에 출마하지 않는 게 그동안의 국회 관례였다. 하지만 정 전 의장은 차기 총선에서도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정 전 의장은 1950년 생으로 생일이 지나지 않아 현재 만 68세다. 정계 은퇴를 하기에는 아직 젊다는 지적이다.

정 전 의장이 출마할 경우 종로를 두고 임종석 전 비서실장과 차출설이 나온 이낙연 총리와의 경합이 이뤄질 수 있다. 일각에선 이해찬 대표의 차기 불출마로 인해 빈 세종시 지역구에서 이 총리의 출마설도 제기된다. 어쨌건 간에 여권 내부적으로 교통정리가 이뤄져야 된다는 관측이 나온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의 경우 원래 통합민주당의 당대표를 지냈다. 그가 총리를 맡을 경우 일종의 탕평내각이 이뤄지는 셈이다. 실제로 문재인 정부에서 탕평내각을 시도한 바 있다. 이낙연 총리는 지난 15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초청 토론회에서 “작년 전반기 1차 개각 때 국민생활이나 산업 관계 부처 몇 곳에 적합한 몇몇 의원들에게 타진했으나 실패했다”며 “문재인 대통령도 동의했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최근 바른미래당의 내분 격화로 인해 손학규 총리 카드가 나올 경우 의외로 야당의 극렬한 반대가 나올 수 있다는 건 변수다.

이낙연 차기 대권론
친문 진영 일각에서는 ‘이낙연 차출론’에 대한 반발 기류도 관측된다. 인맥과 정실이 아닌 사람의 능력과 성향으로 지지여부를 결정한다고 하는 친문 입장에서 일 잘하는 이낙연 총리는 아껴야할 카드다. 특히 4선 의원에 전남도지사까지 지내 행정경험까지 두루 갖춘 이 총리가 앞으로 2년은 더 총리로 남아있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이 총리는 지난해 7월부터 범 여권 차기 대선주자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내년 총선 출마설이나 선대위원장 역할설 등의 전망에 대해 이 총리는 “제 역할을 생각하고 있지 않고 요구할 생각도 없다. 기획할 마음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총리는 15일 토론회에서 “다만 원칙적으로 정부·여당에 속한 한 사람이니 심부름을 시키면 따를 것”이라고 여지를 남겼다. 총리 퇴임 이후 대권도전을 위한 정치행보에 시동을 걸었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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