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는 99%가 단독주택, 집집마다 완속 충전기를 설치
노르웨이 2025년, 선진국가들 2030~2040년 이후 엔진차 판매금지

노르웨이의 야외 주차장┃곳곳에 완속 충전기가 설치되어 있다

 

지난 5월 8일부터 제주도에서는 제6회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가 열렸다. 필자도 제주도에 가서 전기차와 자율주행차와 관련하여 강연도 하고, 전시장도 둘러보았다. 제주도 내에는 55만대의 자동차가 운행되고 있다. 이 중에서 80%가 넘는 45만대가 승용차다. 약 17만대는 제주도에 놀러 가면 빌려 타는 리스차량이라고 한다. 지금 제주도는 전기차 열풍이다. 2017년 말 기준으로는 제주도 자동차의 3.4%인 11,520대가 전기차라고 한다. 그런데 제주도에 따르면 2022년까지 제주도 내 운행 자동차의 약 40%가 전기자동차가 될 것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100명 중 8명이 이것을 사고, 유럽에 있는 노르웨이에서는 100명 중 60명이 이것을 산다. 여러분들은 이것이 무엇인지 짐작하시겠는가? 바로 전기차다. 

2018년 통계를 보면 우리나라에서는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포함하여 전기차 판매비율이 약 7%로 나타나고 있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전기는 대부분 승용차이므로 한 해 판매되는 승용차는 전체 판매 차량의 85% 수준이므로 100명당 8명은 전기차를 사고 있는 것이다. 여러분의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전기차를 사고 있는 사실이 놀랍지 않은가? 물론 앞의 제주도 전기차의 경우에는 하이브리트 자동차의 숫자는 제외된 것이다.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제외하면 국내에서는 300명당 1명꼴로, 제주도에서는 100명당 2명꼴로 전기차를 구매하고 있다. 그런데 노르웨이는 100명당 60명이, 하이브리드를 제외하면 100명당 50명이 전기차를 사고 있다. 자동차의 생산이 아니라 실생활에 사용을 기준 한다면 노르웨이는 세계 전기차 리딩국가이다. 

노르웨이에는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노르웨이를 보면 전기차의 미래를 볼 수 있을까? 노르웨이의 환경 중 우리나라와 크게 다른 것은 두 가지이다. 먼저는 주택의 형태가 다르다.

우리는 75%가 아파트나 연립주택 등 공동주택에 사는 것과 달리 노르웨이는 99%가 단독주택이다. 따라서, 집집마다 완속 충전기를 설치하고 휴대폰을 충전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자는 동안 전기차를 충전하고 있다. 회사나 학교 등 직장에 가서도 주차장 내에 설치되어 있는 완속 충전기를 사용하고 있다. 

전기자동차의 충전에 큰 문제가 없어서 설치된 급속충전기는 10%대 수준이다. 반면 우리의 경우에는 주거 형태의 문제로 완속 충전기를 충분히 설치하는 것이 곤란하다. 아파트에 전기충전기를 설치한다는 것은 가뜩이나 부족한 주차장에 전기차만을 위한 전용 공간을 가지게 되는 것이기 때문에 함께 사는 사람들 간의 이해와 배려에 근간한 합의가 필요하다. 그래서 우리는 완속충전기 보다 충분한 급속충전기 설치가 전기차 확대를 위해 선행되어야 한다. 

노르웨이의 테슬라┃노르웨이는 미국과 중국 다음으로 테슬라 전기차가 많이 팔린다

그렇다면 노르웨이 사람들은 주말에 지방으로 휴가 같은 것은 안 가는지 궁금해진다. 노르웨이 사람들도 우리만큼 주말에 시골로 가서 휴식을 즐기는 것을 즐긴다고 한다. 급속충전기도 많지 않은데 어떻게 멀리 시골로 놀러 가냐고? 그건 우리와 다른 두 번째 환경이 있기 때문이다. 바로 노르웨이는 가구당 보유한 자동차 대수는 2.3대 정도가 된다. 전체 가구의 85%가 두 대 이상의 차량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멀리 갈 적에는 기존의 엔진차를 타고 간다. 노르웨이에서는 퍼스트카로는 엔진차를, 세컨카로는 전기차를 사고 있다. 

우리는 가구 당 자동차 보유 대수가 1.2대 정도이다. 집에 차가 두 대 있다면 하나는 엔진차, 다른 하나는 전기차로 하면 되겠지만 환경 자체가 여의치 않다. 여기에 전기료가 비싸면 또 문제가 되겠지만 노르웨이는 OECD 국가들 가운데서도 대표적으로 전기료가 저렴한 나라이다. 이는 추운 북구에 위치하고 있지만 산들이 많고 물이 풍부하여 나라 전체의 전기발전량의 96%를 수력발전으로, 신재생이 2%로 온실가스에 문제가 되는 화력발전은 2% 밖에 안된다. 노르웨이의 수력발전소 수는 무려 1,000개가 넘는다고 한다. 우리도 최근에는 전기차용으로는 일반 전기료와는 달리 저렴한 별도의 전기료를 받는 제도를 도입하여 시행 중에 있지만, 노르웨이는 원래부터 가정용 전기에 누진제를 실시하지 않아서 전기료에 있어서도 아무런 저항 없이 전기차를 살 수 있는 환경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여기에 대부분의 국가에서 전기차를 위해 지원하고 있는 전기차 구입 시의 환경세, 중량세, 부가가치세를 면제해주고 있고, 통행료 경감, 주차장 공간내 우선주차 지정 등 각종 인센티브를 지원하고 있다. 그런데 노르웨이에서는 가장 중요한 것은 프라이스 패러티(Price Parity)가 실현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프라이스 패러티는 기존의 엔진차의 구입부터 폐차할 때까지 들어가는 비용과 전기차의 경우와 동일해졌다는 것을 말하다. 즉, 가격적인 매력이 있으므로 전기차를 산다는 것이다. 

2025년 이후에는 노르웨이에서는 엔진차를 판매하지 않는다. 많은 선진국가들이 2025년 또는 2030년 또는 2040년 이후에는 자국 내에서 엔진차 판매를 금지한다고 발표하였다. 이와 관련하여 펭귄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육지에서 바다로 뛰어들건가 말까를 고민하던 펭귄들 중에서 어느 한 마리가 뛰어들게 되면 나머지 펭귄들도 크게 고민할 거 없이 뒤따르게 된다는 이론이다. 더 많은 국가들이 엔진차의 자국 내 판매 금지를 선언하게 될 것이다. 2021년에 노르웨이에서 한 고객이 자동차를 새로 구입하려고 한다면 어떤 차를 선택하겠는가? 아직은 엔진차를 살 수 있으니 엔진차를 사려고 하겠는가? 이 고객의 선택은 우리에게 전기차의 미래를 말해 주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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