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고려대 감사결과 발표... 퇴직선물 수의계약 등 ‘천태만상’

교육부 감사결과 고려대 교직원들이 유흥비 등에 교비를 부당 사용한 것이 드러났다. 이에 대해 정진택 고려대학교 총장이 직접 사과하고 재발방지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고려대학교 전경. (사진=고려대 제공)
고려대학교 전경. (사진=고려대 제공)

 

앞서 8일 교육부는 홈페이지를 통해 고려대와 학교법인 고려중앙학원에 대한 회계부분감사 결과를 공개했다. 고려대는 개교 이래 처음으로 교육부 회계감사를 받았다.

교육부에 따르면 일부 고려대 교직원들은 유흥비 등에 교비를 부당 사용했다. 3개 부속병원 교직원 13명이 22차례에 걸쳐 유흥주점 등에서 630여만원을 법인카드로 결제했다.

퇴직기념품을 교비회계로 집행하다 적발되기도 했다. 3명의 교직원은 전임 비서실장의 정년퇴임 기념 선물로 543만원 상당의 ‘황금열쇠’를 구매한 뒤, 영수증을 허위 처리해 교비회계로 집행했다. 교육부는 이들에게 부당한 집행비용을 회수하고 중징계할 것을 통보했다. 27명에게 퇴직기념품으로 1인당 순금 30돈을 지급하면서 1억5200여만원을 모두 교비회계로 집행한 것도 이번에 적발됐다.

또한 고려대 전임총장은 해외 출장 시 규정상 교무위원이 아닌 장·차관 기준으로 정산, 여비를 약 1200만원 추가 수령했다. 고려대 한 교수는 6개의 국가연구 과제를 수행하면서 회의비용 3040여만원을 부당 수령했다.

이 밖에도 학교법인 고려중앙학원이  일반경쟁 입찰대상 용역 6건 총 105억원을 수의 계약해 문책 통보 조치됐다. 고려대학교와 의료원 등에서는 총 25건을 수의 계약했다가 무더기 경고 및 주의를 받았다.

논란이 확산되자 정진택 총장은 교육부 감사결과에서 드러난 고려대 회계비리에 대해 직접 회계의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해 가칭 ‘혁신위원회’를 구성하고, 감사제도를 정비해 재발방지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정진택 총장은 9일 고려대 포털 사이트에 “최근 교육부 회계 감사 결과와 관련해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여드렸다”며 “학교 운영을 총괄하는 총장으로서 책임을 통감하며 사과의 말을 드린다”는 사과문을 게재했다.

정 총장은 “인재를 양성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하는 교육기관에서 있어서는 안 될 일들이 발생한 것을 통렬히 자성하며 엄숙하게 머리 숙여 사과한다”며 “고려대에 관심을 가진 모든 분께 큰 실망과 충격을 드린 점에 대해 진심으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재차 사과의 뜻을 전했다.

이어 “교육부 회계감사 지적 사항의 시정 및 제도 보완을 진행 중이며, 관련 사안에 대해 징계 등 후속 절차를 밟고 있다”며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교원, 직원들에게도 환골탈태의 심정으로 새롭게 변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보냈다”고 말했다.

근본적으로 회계감사 비리를 막기 위한 방안을 약속하기도 했다. 정 총장은 “회계의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한 혁신위원회(가칭)를 구성하겠다”며 “본 위원회에서 외부의 독립적인 전문가 집단과 함께 행정의 회계 및 감사, 내부통제에 관한 제도와 절차를 정비하고 모범규준을 정립할 것”이라며 예방에 만전을 기할 것을 다짐했다. 아울러 규정에 위배되는 사안은 엄중하게 처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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