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SK, 폭스바겐 58조 배터리 수주戰 소송 촉발 원인

델라웨어 지방법원 LG화학 소장 캡처 [출처=글로벌데이터리뷰]
델라웨어 지방법원 LG화학 소장 캡처 [출처=]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이 미국 델라웨이주에서 소송전을 벌이고 있다. 폭스바겐의 전기차에 사용되는 리틈이론 배터리 비즈니스와 관련한 소송이다.

12일 미국 델라웨어주 지방법원이 공개한 소장에서 LG화학은 "폭스바겐의 미국 전기차 사업 수주와 관련 SK이노베이션이 승리'(win)하면서 LG화학의 사업을 제약하고 있다"면서 "폭스바겐 공급 계약을 비롯한 잠재 고객을 잃었다. 이에 따른 손실은 10억 달러(약 1조원)가 넘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LG화학은 경쟁사인 SK이노베이션이 수십 명의 직원을 빼가면서 영업비밀을 훔쳤다고 주장했다. LG화학이 30년동안 개발해 온 기술, 제조 프로세스, 업업비밀을 SK이노베이션이 불법적으로 가져갔다는 것이다.

2018년경 LG화학의 인력이 SK이노베이션으로 옮겨간 것으로 알려진다. LG화학서 배터리 제품과 기술을 다루는 업무를 했던 인력들이다. SK이노베이션은 직원 채용하면서 LG의 영업비밀에 대한 구체적 내용을 담은 SK에 대한 CV를 작성케 했다.  또한 한 직원은 SK로 이직 전에 LG서버에서 수백개의 기술문서를 다운로드해서 기술을 빼갔다고 주장했다.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이 기술 우위에 있던 LG 기술진과 기술탈취가 없었다면  폭스바겐의 배터리사업을 수주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LG화학은 후발주자인 SK이노베이션가 '2차전지 영업비밀 침해' 의혹을 제기하며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와 SK이노베이션의 미국 전지사업 법인 'SK 배터리 아메리카'가 있는 델라웨어주 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SK가 탈취해 간 영업비밀과 기술을 사용하지 말라고 요청한 것이다. 다만 손해액은 명시하지 않았다.

한편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폭스바겐에서 전기차 배터리 물량을 수수했다.  '선(先) 수주'를 받은 배터리를 생산할 미국 조지아 공장도 착공했다. 조지아주 공장은 1, 2단계 개발을 통해 오는 2025년까지 연 20GWh(기가와트시) 규모의 파우치형 배터리를 생산한다.

LG화학이 SK이노베이션에 대한 재소가 첫 삽을 뜬 조지아 공장에 불똥이 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델라웨어주 소송과 함께 진행되고 있는 ITC 소송은 미국이 수입을 금지하는 소송이어서 패소할 경우 완공된다 하더라도 공장 가동이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침해 내용에 포함된 원재료나 국내 공장에서 생산된 샘플을 미국으로 가져올 때 문제가 생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입 금지까지 가기는 어렵다는 주장도 있다. ITC 소송은 통상 당사자 합의를 이끌려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폭스바겐은 2025년까지 최대 1500만대의 전기차 양산 체제를 갖추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국내외 배터리 업계의 핵심 고객사로 꼽힌다. SK이노베이션 뿐만 아니라 LG화학도 삼성SDI, 중국 CATL 등과 함께 폭스바겐의 유럽용 배터리 파트너사 가운데 하나로 선정돼 물량을 확보하고 있다.

반면 SK이노베이션은 폭스바겐의 북미 물량을 수주한 데 이어 폭스바겐의 JV 파트너 대상으로 협의가 진행 중에 있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소송 결과가 2∼3년가량 소요될 것으로 분석된다. ITC에 제기된 소송은 아직 조사개시 결정도 나지 않았다. 이달 내 조사개시 결정이 나면 내년 상반기 예비 판결, 하반기 최종 판결이 내려질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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