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아 땅콩회항 사건이 발단, 조현민-이명희 갑질과 배임 의혹 불거져
재벌 갑질의 원조격 한진...趙 "사이좋게 이끌라"유훈, 청개구리 해석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세상을 떠나면서 ‘한진가 3세 갈등설’이 확산되고 있다. 조양호 회장의 지분 상속을 놓고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조현아, 조현민씨가 다투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 3남매의 경영권 승계 열쇠는 사실상 어머니인 이명희 전 이사장이 갖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전 이사장이 상속받는 지분이 많이 때문이다. 

한진그룹은 지난 8일까지 공정위에 조양호 전 회장의 한진칼 지분 17.84%를 어떻게 나눠 가질지를 포함한 차기 동일인 변경 신청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내부 의사 합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 한진그룹의 설명이다. 

지난달 한진칼 이사회가 한진그룹 회장으로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을 선임하면서 가족 간 갈등을 봉합한 듯했으나, 이 전 이사장과 조현아·현민씨와 합의되지 않은 결정이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조원태 사장이 회장으로 선임되면서 가족 간 갈등을 잘 봉합했다고 생각했는데, 이번 사태를 보니 가족끼리 합의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갈등 징후가 보이면서 한진그룹 2세에 이어 3세도 계열분리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재계에서는 칼호텔네트워크는 조현아 전 부사장이, 진에어는 조현민 전 전무가 경영권을 쥐게 될 확률이 높다고 보고 있다. 

조 전 부사장은 2014년 ‘땅콩 회항’ 사건으로 그룹 경영에서 물러나기 전까지 대한항공 호텔사업본부장, 칼호텔네트워크 대표 등을 맡는 등 호텔 부문을 이끌었다. 

조 전 전무는 2018년 ‘물컵 갑질’ 사건이 드러나기 전까지 2년간 진에어 마케팅본부 본부장(부사장)을 지낸 바 있다. 조양호 전 회장을 비롯한 조중훈 한진그룹 창업주의 네 아들은 대한항공, 한진중공업, 한진해운, 메리츠증권을 계열분리해 나눠 가진 바 있다.

이명희 전 이사장이 3남매 경영권 승계의 핵심 열쇠를 쥐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조양호 전 회장의 한진칼 지분 17.84%가 민법상 법정상속분(배우자는 1.5, 자녀는 1의 비율)에 따라 상속이 이뤄지면, 이 전 이사장은 약 5.95%를 상속받고 세 자녀는 각각 3.96%를 물려받게 된다. 현재 조원태·현아·현민 3남매의 한진칼 지분은 각각 2.34%, 2.31%, 2.30%이어서, 이 전 이사장의 뜻이 경영권 승계의 변수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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