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호반건설 홈페이지)

호반건설은 호반써밋과 호반베르디움이라는 아파트 브랜드를 앞세워 전국 신도시마다 주택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2018년 대우건설 인수전에서는 우선협상자가 되면서 인지도를 크게 높였다.

호반건설은 지난해 11월 계열사인 (주)호반을 흡수합병함으로서, 국토교통부 시공능력평가 상위 10대 건설사에 진입했다.

두 회사의 합병 이후 호반건설의 최대주주는 호반건설의 회장이자 창업주인 김상열 회장이 아니라 김회장의 장남인 김대헌 부사장이 되었다.

김대헌 부사장의 지분은 2018년 기준으로 호반건설의 54.7%로 부친인 김상열회장(10.5%)와 모친인 우현희 태성문화재단 이사장(10.8%)의 지분을 다 합친 것보다도 두 배 이상 많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는 호반건설 창업주인 김상열회장에서 2세인 김대헌 부사장으로의 경영 승계가 완료되었음을 시사하고 있다.

김 부사장은 지난해 합병으로 무려 3조 원대 자산의 호반건설을 실질적으로 지배하게 되면서 증여세를 단 한 푼도 내지 않았다. 합병 당시 31세에 불과하던 김 부사장이 상속이나 증여가 아닌 방법으로, 국내 10대 건설사의 최대주주가 된 것에 의구심이 드는 대목이다.

김 부사장 은 지난 2008년 21세의 나이에 자본금 5억원으로 분양대행업을 주요 사업으로 하는 비오토의 최대주주가 되었다.

3년 후인 2011년에는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3억원을 더 출자하여, 비오토의 자본금은 8억원으로 늘어났다.

이후 비오토는 2013년 김 부사장의 모친 우현희 태성문화재단 이사장이 지분 50%를 보유한 호반CM 등과 합병하며 사명을 호반비오토로 변경했다.

호반비오토는 2015년 사명을 호반건설주택으로 바꾸고 호반토건, 호반주택, 호반리빙 등 계열사를 흡수합병했다.

2018년에는 사명을 호반으로 바꾸고 호반하우징과 HB토건을 흡수합병하면서 꾸준히 성장해왔다.

2008년 호반의 매출액은 1,166억원에 순이익은 169억원 수준이었다. 이후 매년 순이익을 내며 성장해 2017년에는 매출액 1조 6,000억, 순이익 6,100억원 달성했다. 9년간 순이익은 36배 이상 증가하였고, 매출액은 100배 가까이 급증하였다.

2008년 자본금 5억원 짜리 회사가 10년 만에 급성장한 놀라운 뒷배경에는 일감 몰아주기라고도 불리는 계열사 내부거래가 있었다.

호반의 연도별 내부거래 비중(전체 매출액 대비 관계사 매출액 비중)은 2010년 99.4%, 2011년 88.4%, 2012년 96.1%로 거의 모든 매출을 관계사에 의존하였다. 2015년부터는 내부거래 물량이 3년간 30~40%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2018년 10월 호반은 계열사의 지원으로 급성장하여 부친이 경영하는 호반건설에 흡수되는 방식으로 합병을 결정하였다.

호반건설과 호반의 합병비율은 1대 5.89이고, 합병이 완료되어 김 부사장은 보유한 호반 주식 1주당 호반건설 주식 5.89주를 새로 배정 받았다.

결국, 이 합병으로 김 부사장은 호반건설의 지분 55%를 배정받아 최대주주가 됐다.

아들회사에 일감몰아주기를 통해 급성장시켜 회사가치를 불린 후, 아버지 회사와 합병을 하면서 실질적으로는 기업 승계가 이루어졌다.

김 부사장은 과거 자본금 8억으로 순 자산 3조 2,000억원의 호반건설 지분 55%를 확보한 셈이다.

김 부사장의 성공의 배후에는 아버지 회사의 일감 몰아주기가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 호반건설 측은 "호반은 부동산 활황과 택지지구 중심의 주택사업을 많이 진행해서 성장하게 됐다"고 해명을 하였다.

또, 합병을 통해 세금을 피하면서 2세 승계를 완성한 게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도 "합병은 호반건설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양사 사업영역이 충돌되기 때문에 합병하는 게 효율적이라는 제안을 받아 진행하게 됐다"는 원론적인 답변을 했다.

권오인 경실련 경제정책국장은 "소액으로 그룹을 물려받는 전형적인 편법 경영권승계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방식과 판박이"라며 "이 같은 사례처럼 일감 몰아주기 규제 사각지대에 있는 부분들을 잘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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