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의 지주회사인 한진칼(180640)의 2대 주주인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가 또 다시 행동에 나섰다.

고(故) 조양호 회장 별세 이후 한동안 정중동 행보를 보였지만 한진칼 지분을 추가로 매입하며 공세 기조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한진그룹을 둘러싼 경영권 싸움도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KCGI의 특수목적회사 그레이스홀딩스는 한진칼(180640) 지분율이 기존 12.80%에서 14.98%로 늘어났다고 24일 공시했다. KCGI는 3월 26일부터 4월 23일까지 12만8,8475주를 매입했다. 금액으로 치면 약 430억원 규모다.

KCGI는 기존에 없던 ‘디니즈홀딩스’로 이름 붙은 펀드가 148억원 가까이 매입에 나서는 등 신규로 펀딩을 받아 매입을 한 것으로 보인다. KCGI는 지난해 11월 9%의 지분을 취득하며 경영 참여를 선언한 이후 5개월만에 6%포인트가량의 지분을 추가로 매입했다.

한진그룹 일가와 특수관계인의 한진칼 지분율은 28.95%(2018년 12월말 기준)이다. 고(故) 조양호 회장은 17.84%,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2.31%,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2.34%,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 2.30%, 정석인하학원 2.14%, 정석물류학술재단 1.08% 등이다.  

현재 KCGI의 지분(14.96%)과는 2배 이상 차이가 난다. 하지만 KCGI와 국민연금(7.34%)과 한국투자신탁운용(3.81%)가 동맹을 맺게 된다면 사정은 다르다. 조씨 일가에게서 경영권을 박탈시키기 충분해진다.

고 조양호 회장의 사망 이후  3남매가 경영권을 승계 받기까진 상황이 녹록치 않다. 지분상속을 받기 위해선 고 조양호 회장이 보유한 한진칼 지분가치는 약 3543억원이다. 상속세율 50%를 감안하면 상속세는 약 1771억원이다.

상속세는 한진가의 삼남매가 보유한 지분가치와 비교해 상당히 부담스러운 수준이다.

게다가 조 회장 일가가 보유한 한진칼 주식의 상당수가 담보로 묶여있어 자금 조달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상속세를 내기 위해 지분을 매각하면 지분율을 낮아져 경영권을 위협받을 수 밖에 없다.  이런 이유에서 지분매각보다는 주식담보대출, 배당비중 확대 등의 방안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한 자본시장 전문가는 "KCGI가 한진칼 지분율을 높였다는 것은 경영권 분쟁이 다시 시작됐다고 봐야 한다"면서 "조씨 일가가 경영권을 지키기에는 명분이 부족하다. 갑질로 점철된 조회장 일가에 비리 때문이다. 다만 고 조양호 회장이 사망한 이후라는 점에서 동정론이 흘러나오고 있다. 동정론이 조씨 일가에 경영권을 지켜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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