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 국회의장이 24일 자유한국당 의원들과 몸싸움을 벌이다 심한 쇼크 증세를 보여 병원으로 향했다.

한국당 의원 100여명은 이날 오전 국회 로텐더홀에서 열린 비상 의원총회 직후 오신환 바른미래당 의원의 사보임을 허가하지 말아달라고 요구하기 위해 국회의장실로 일제히 이동했다.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가 패스트트랙에 반대하는 사법개혁특위 위원인 오 의원을 사보임하기로 하자, 최종 승인 권한을 가진 의장에게 이를 허락하지 말아달라고 압박하러 간 것이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문 의장에게 “국회에 이런 법이 어디 있냐. 사보임은 정도가 아니다”라며 패스트트랙 안건을 본회의 표결에 부치지 않겠다고 약속해달라고 요구했다.

문 의장은 “앞으로 (표결까지 시간이) 무진장 남아있다”며 “이렇게 겁박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은재 한국당 의원이 “사퇴하세요”라고 소리치자 문 의장은 “이러면 대통령이, 국민이 국회 우습게 안다. 국회가 난장판이야!”라고 맞받아쳤다.

한국당 의원들은 “여기서 검토하고 대답을 바로 달라”며 고성을 지르며 극렬하게 항의했고, 문 의장이 “멱살을 잡으려고 하느냐”고 따지는 등 상황이 격화됐다. 한국당 의원들은 이를 뚫고 가려는 문 의장의 앞길을 막아서고 밀치며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문 의장은 충격을 받아 경호원들에 의해 국회 의무실로 긴급히 이동해 응급처치를 받았다. 이어 오전 11시께 진료를 위해 여의도 성모병원으로 이동했다. 박수현 국회의장 비서실장은 “굉장히 충격이 심해서 저혈당 쇼크가 왔다”며 “절대적인 안정을 요한다는 의사 소견이 있었다. 병원으로 이동해야 할 상태”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