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의 주인은 누가될까. 국내 2위 대형항공사인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확정돼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매각 수순
금호아시아나그룹은 15일 “금호산업 이사회 의결을 거쳐 아시아나항공의 미래발전과 아시아나항공 1만여 임직원의 미래를 위해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조건으로 5000억원의 자금 지원도 요청했다. 에어서울 등 자회사 별도 매각은 금지하되 인수자가 요청할 경우 별도로 협의할 것이란 단서조항도 달았다.

이에 따라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위한 매각 주간사 선정,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등 적법한 매각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지분은 15일 종가 기준 5000억원 정도다. 경영권 프리미엄 2~30%를 감안하면 인수에 6000억원 가량이 들어갈 전망이다.

이밖에 아시아나항공은 부채도 많다. 아시아나항공이 이달 초 공시한 재무제표에 따르면 이 회사 부채는 7조979억원으로 부채 비율은 649%에 이른다. 이 가운데 올해 안으로 갚아야 할 금융부채는 1조1904억원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인수 이후 경영 정상화를 위한 추가 자금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나설 것으로 유력한 SK 한화 애경 CJ그룹.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나설 것으로 유력한 SK 한화 애경 CJ그룹.

 

인수 유력 후보군, SK·한화·애경·CJ
이를 인수하기 위한 후보 기업들의 윤곽도 서서히 잡히고 있다. SK, 한화, CJ, 애경그룹 등이 유력 인수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여기에 롯데, 신세계그룹, 호텔신라도 복병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유통과 물류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는 이유 때문이다.

SK그룹의 아시아나항공 인수설은 지난해 7월부터 흘러나왔다. 최남규 전 제주항공 대표를 그룹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 글로벌사업개발담당 총괄부사장으로 영입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수펙스추구협의회에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정식 제안해 전략위원회에서 공식 논의한 것으로 알려져 이러한 설을 뒷받침했다.

인수설이 불거지자 SK그룹은 공시를 통해 “현재 아시아나항공 지분 인수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재계에서는 SK가 텔레콤과 하이닉스를 바탕으로 한 자금력이 충분한 상태여서 향후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뛰어들 것으로 전망한다.

한화그룹도 유력한 후보다. 한화그룹은 국내 유일 항공엔진 제조 기업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계열사로 두고 있어 사업 연관성이 충분하다. 지난해 저비용항공사(LCC) 에어로K에 투자했다가 항공운송사업 면허 반려로 투자금을 회수한 적이 있다.

국내 1위 LCC ‘제주항공’을 가진 애경그룹도 거론된다. 제주항공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대형항공사를 인수하게 되면 그룹이 한단계 더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재계에선 애경그룹이 인수전에 참여할 경우, 부족한 자금 확보를 위해 재무적 투자자들과의 컨소시엄을 구성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과거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매각한 대한통운을 인수한 CJ도 후보로 꼽힌다. 대한통운 인수를 통해 CJ는 물류업계 강자로 떠올랐다. 최근 CJ헬로비전 매각으로 확보한 자금도 인수 가능성에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

롯데·신세계도 나서나
이 밖에 롯데그룹과 신세계그룹, 호텔신라를 앞세운 삼성의 타진설도 제기된다. 롯데는 롯데글로벌로지스를 통한 물류,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롯데호텔 등을 통해 유통·면세업을 함께 하고 있기 때문에 항공사 인수로 인한 시너지 효과가 상당하다.

같은 이유로 신세계그룹의 이름도 거론된다. 면세점 사업을 하고 있는 신세계DF가 관광객 유치와 면세점 홍보 등 다양한 부분에서 마케팅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는 것이다.

실제로 신세계측은 꾸준히 항공산업에 관심을 가져왔던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2015년 아시아나항공 최대주주 금호산업이 매물로 나왔을 때 인수를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고, 지난 2017년에도 티웨이항공 인수를 위해 최대주주 예림당과 협상을 했지만 무산되기도 했다. 또 LCC인 플라이강원에도 지분을 투자한 바 있다.

이렇게 인수후보군은 많지만 일각에서는 매각 작업이 장기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수익성이 떨어진 상황에서 거래 조건이 맞지 않으면 협상이 지지부진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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