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김문수·홍준표 돌출 발언·행동에 민주당 기사회생
바미당 ‘李·孫’ 갈등에 보수통합·호남신당 정계개편 초읽기

자유한국당이 TV 예능프로그램에서 나오는 ‘X맨’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X맨’은 게임 등에서 일부러 지라는 명령 받은 사람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위기 때마다 각종 빌미를 줘서 기사회생하도록 돕기 때문이다. 지난 4·3재보선에서 1승 1패를 기록했다. 황교안 대표의 자살골이 범진보 진영 후보에 도움을 줬다. 여의도 X맨이 된 자유한국당의 현실을 분석한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당대표가 지난달 31일 경남 창원시에 위치한 경남FC 경기장에서 유세하고 있다. 이 유세로 경남FC는 프로연맹으로부터 2천만원의 제재금을 부과받았다.(사진=한국당 홈페이지)
황교안 자유한국당 당대표가 지난달 31일 경남 창원시에 위치한 경남FC 경기장에서 유세하고 있다. 이 유세로 경남FC는 프로연맹으로부터 2천만원의 제재금을 부과받았다.(사진=한국당 홈페이지)

재보궐 승부 가른 축구장 유세
초미의 관심사였던 4·3 재보궐선거가 무승부로 끝났다. 1대1이었다. 한국당 텃밭인 통영·고성에서는 한국당 정점식 후보가 당선됐다. 민주노총 안방인 창원 성산에서 정의당이 막판까지 가는 접전 끝에 간신히 승리했다.

이번 선거의 승패를 가른 것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라는 분석이 나온다. 황 대표가 앞서 지난달 30일 경남 창원축구센터에서 한국당의 로고와 이름이 새겨진 붉은 색 점퍼를 입은 채로 유세를 벌였기 때문이다.

이 사건으로 공직선거법 위반 논란과 경남FC 징계 논란이 일었다. 결국 경남FC는 2천만원의 제재금을 부과받았다. 벌점 ‘승점 -10점’까지 각오했던 경남FC 팬들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4일 발표한 개표 결과에 따르면, 창원성산에서 정의당 여영국 후보가 4만2663표(45.33%)를 얻어 4만2159표(44.80%)를 얻은 한국당 강기윤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이번 선거의 당락을 가른 곳은 경기장이 있던 사파동이었다. 강기윤 후보는 8383표를 얻은데 반해 여영국 후보는 1만92표를 얻어 1709표 차이로 승리했다. 불과 7년 전인 지난 2012년 19대 총선에서 강 후보는 사파동에서 1만1011표를 얻어 1만734표를 기록한 통합진보당 손석형 후보를 277표차로 누르고 당선된 바 있다. 황 대표의 경남FC 경기장 유세 사건이 승패를 갈랐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두 곳 다 한국당이 승리했을 경우 당대표 퇴진론, 청와대 책임론에 직면해야 했던 민주당 입장에서는 한숨 돌린 셈이 됐다.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

김문수·홍준표 발언 구설수
재보궐선거 결과 민주당이 얻은 의석은 없다. 이 때문에 보수진영 일각에선 ‘민주당에 대한 PK 심판론’이라며 비판의 시동을 걸었다. 하지만 이에 찬물을 끼얹은 것은 한국당이었다.

강원 산불이 발생한 지난 5일 한국당 소속 김문수 전 경기지사가 자신의 페이스북 글에서는 “무능한 문재인 대통령, 엉뚱한 적폐청산 놀음에 2년 허송세월하다가 산도 들도 집도 다 태워버리네요”라고 썼다. 이어 7일에는 “문재인 ‘촛불 정부’인 줄 알았더니 ‘산불 정부’네요. 촛불 좋아하더니 온 나라에 산불, 온 국민은 화병”이라고 발언했다.

이 같은 발언이 알려지자 누리꾼들은 “재난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나”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고통스러운 사람들과 같이 아파해줘도 모자랄 판인데 산불이 정쟁 소재인가’는 지적이 쏟아졌다.

막말논란에서 홍준표 전 대표도 빠질 수 없다. 지난 19대 대선 과정에서부터 수많은 논란의 중심에 홍 전 대표가 있었다. 지난해 6·13 지방선거를 진두지휘하던 홍 전 대표는 부산유세에서 연설할 때 주변에서 경적시위가 벌어지자 “서울 강북에 저런 차 많아”라고 반응했다. 결국 당내 반발로 ‘지원유세 중단’을 선언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당 대표 사퇴이후에도 발언에 대한 논란은 이어졌다. 노회찬 의원 고인 모독 논란, 지난해 평양 정상회담 이후 정부가 북측의 송이버섯에 대한 답례로 제주산 귤 200t을 평양으로 보내자 “상자에 귤만 있다 믿는 국민이 몇이나 되겠나”며 과거 대북송금 특검을 언급해 빈축을 샀다.

한국당 헛발질 보수통합 기폭제
보수진영 일각에서는 이러한 한국당의 ‘민주당 어시스트’를 막기 위해서라도 보수가 뭉쳐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최근 바른미래당에서는 이러한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 이언주 의원을 중심으로 손학규 대표 체제에 대한 비토가 이어지고 있다. 앞서 이 의원은 지난달 20일 유튜브 채널 ‘고성국TV’에 출연해 경남 창원에서 숙식하며 4·3 재보궐선거 지원에 나선 손 대표를 향해 “정말 찌질하다”는 독설을 날렸다. 결국 바른미래당은 ‘당원권 1년 정지’라는 강한 징계처분을 내렸다. 사실상 내년 총선 공천을 받기 어려울 전망이다. 이에 대해 보수진영에서는 “여전사 이언주”라며 극찬하는 분위기다.

과연 헛발질로 기회를 살리지 못하는 한국당에게 ‘바른미래당발’ 정계개편이 도움이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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