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2개월만에 웅진그룹으로 돌아온 '코웨이'
조직 개편 나선 선임 CFO 안지용 '소비자 포커싱, 제품 혁신' 예고


웅진그룹이 6년 2개월만에 다시 '웅진코웨이'를 품 속으로 안게됐다. 21일 웅진그룹은 1조 6천억원에 MBK파트너스 보유 지분 22.17%를 인수했으며, 추가 매입해 지분을 높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코웨이는 같은날 주주총회를 열고 '웅진 코웨이'로 사명을 변경했다. 이해선 현 대표이사가 계속 대표이사를 맡는 가운데 안지용 웅진그룹 기획조정실장이 웅진코웨이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이동하게됐다. 

 

웅진홀딩스가 경영권을 가지고 있는 웅진씽크빅은 22일 인수대금 1조6831억 원을 MBK파트너스에 최종 납입하고 지분 22.17%(약 1635만 주)를 받는다. 웅진그룹은 한국투자증권으로부터 1조1000억 원을 차입하고 투자전문회사인 스틱인베스트먼트로부터 5000억 원을 투자받아 인수자금을 조달했다. 이 작업들이 이뤄지면 웅진씽크빅의 코웨이 인수는 마무리된다. 법정관리로 인해 매각을 결정한 이후 되찾겠다는 의지를 밝혀온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의 꿈이 결국 현실이 된 것이다. 웅진그룹 내부에서는 윤 회장이 웅진코웨이에 애정을 쏟는 만큼 웅진그룹 사람을 코웨이 대표이사에 선임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이해선 코웨이 대표이사가 웅진코웨이 대표를 계속 맡도록 힘을 실어줬다. 이 대표는 21일 열린 웅진코웨이 임시주주총회에서 “코웨이가 또다른 변화의 순간에 서 있다”며 “중요한 것은 코웨이의 기업가치와 성장력에는 변함이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는데 시장의 불안을 의식한 것으로 해석됐다. 윤 회장은 “웅진을 다시 일으킬 수 있었던 이유는 사랑하고 또 사랑하고, 또 사랑하라는 그룹의 철학 ‘또또사랑’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사랑하는 만큼 힘을 주고 뭉치면 작은 회사지만 더 커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입버릇처럼 말하곤 했다. 업계는 윤석금 회장에 포커싱을 맞추고 있다. 한 번의 실패는 '낙오자'라는 타이틀과 연관되기 마련이지만, 재기에 성공함과 동시에 꿈을 이뤄냈다는 이미지까지 만들면서, 이미 많은 투자자들에게 '부활의 아이콘'으로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웅진그룹 성공과 실패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은 1980년 웅진출판(현 웅진씽크빅)을 처음 설립했다. 이후 1989년 웅진코웨이(현 코웨이)를 설립해 정수기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후 윤석금 회장은 국내 최초로 렌탈 사업을 정수기 시장에 도입해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속에서도 성장을 구가하며 견실한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다. 이후 건설업, 태양광 사업, 저축은행 진출 등 다양한 사업으로 확장을 시도했다. 그러나 극동건설, 서울저축은행, 웅진폴리실리콘 등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그룹의 재무상황이 악화되면서 2012년 10월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밟게됐다. 회생채권 등을 상환하기 위해 웅진그룹은 2013년 코웨이 지분 30.9%를 총 1조2000억원에 MBK파트너스에 매각했다.

윤석금 회장은 웅진코웨이를 넘긴 이후에도 끊임없이 '웅진코웨이를 다시 찾아 오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드러냈다. 윤 회장은 지난해 1월2일자로 매각 당시 MBK파트너스와 체결했던 경업금지(5년간 국내서 정수기 사업을 하지 않겠다는 계약) 조항이 풀리자마자 정수기사업 진출을 선언하기도 했다.

윤 회장은 당시 '조약돌 정수기' 등을 출시하면서 다시금 의지를 불태웠다. 그러던 중 지난해 말 MBK파트너스에 지분 26% 인수 의사를 전달하며 재인수 추진을 공식화하면서 '인수설'이 수면 위로 다시금 떠올랐다. 웅진그룹은 부족한 자금 조달을 위해 사모펀드 운용사인 스틱인베스트먼트와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등 본격적인 작업에 착수하는 등 열정을 행동으로 옮겼다. 지난해 코웨이 인수 관련 기자간담회에 참여한 윤석금 회장은 "전공이 아닌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어려움을 겪었던 부분에 대해 죄송스러움을 표한다"며 "이제는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에 다시 도전한다. 코웨이는 참 좋은 회사다. 내 자식을 되찾은 기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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