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중간평가, 2020년 총선 ‘최대 격전지’
‘서울 종로’ 임종석 vs 황교안, ‘서울 광진을’ 추미애 vs 오세훈
김성태·김진태 등 한국당 중진 출마지에 출사표 낸 진성준·허영

여야가 사실상 총선 모드에 들어갔다. 아직 1년 정도 남았지만 정치권의 움직임은 빨라지고 있다.
4·3 재보궐 선거 와중에도 차기 총선이 관심을 받고 있다. 재보궐이 치러지는 곳이 PK에 국한된 데다, 지난 총선에서 한국당이 무투표 당선된 곳이 포함돼 정치적 파급력이 비교적 낮다는 평가가 나오기 때문이다.
이번 총선은 문재인 정부 출범 만 2년 11개월이 지나 치러진다. 그야말로 ‘중간평가’다. 총선 결과에 따라 집권 하반기 청와대의 국정 동력과 차기 대권 창출 등이 맞물려 있다. 출마 예정자들은 벌써부터 지역구를 특정하며 열을 올리고 있다. <공정뉴스>는 2020년 4·15총선을 뜨겁게 달굴 격전지를 미리 살펴봤다.

(왼쪽)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 황교안 한국당 대표. (사진=뉴시스)
(왼쪽)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 황교안 한국당 대표. (사진=뉴시스)

[서울 종로] 황교안 vs 임종석

서울 종로는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정치 1번지다. 노무현·이명박 두 명의 대통령이 지역구 국회의원을 지냈다. 현 지역구 의원은 6선의 정세균 전 국회의장이다. 국회의장을 지내면 차기 총선에 불출마하고 정계를 은퇴하는 관례에 비추어 차기 총선 출마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다.

여당에선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의 출마가 유력하다. 임 전 실장은 서울 성동을에서 재선(16·17대)한 의원 출신이다. 그는 문재인 정부 들어 ‘신친문’으로서 사실상 권력서열 2인자로 불려왔다. 하지만 86운동권 선두주자로 확장성의 한계가 지적되어 왔다. 이러한 한계를 깨기 위해 정치 1번지이자 노무현·이명박 두 전직 대통령을 배출한 종로에서 당선은 매력적인 카드로 비춰질 수 있다.

한국당에서는 대표 취임 이전부터 황교안 대표의 이름이 하마평에 오르내렸다. 황 대표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차기 보수진영 대권주자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 시절 법무부장관과 총리를 지내는 등 공직 경험은 풍부하지만 출마 경험이 없다는 것이 단점이다.

하지만 정세균 전 의장이 종로 지역을 포기하고 2선 후퇴를 할지가 변수다. 더불어민주당과 범 친노계의 주요 계파를 이끌고 있는 수장인데다가, 아직까지는 충분히 활약할 수 있는 연령대이기 때문이다. 확장성이 있는 후보여서 차기 대권도전을 감안하면 쉽게 지역구를 내놓을지는 알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왼쪽)추미애 전 민주당 대표, 오세훈 전 서울시장. (사진=뉴시스)
(왼쪽)추미애 전 민주당 대표, 오세훈 전 서울시장. (사진=뉴시스)

[서울 광진구을] 추미애 vs 오세훈

한국당으로 복당한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민주당 추미애 전 대표의 대결 가능성이 높은 지역이다. 오 전 시장은 지난해 11월 ‘험지 출마’를 선언하며 추 전 대표의 지역구인 광진을을 지목했다. 여기는 추 전 대표가 내리 5선에 성공한 곳이다.

한국당은 지난 1월 오 전 시장을 광진을 지역위원장으로 임명했다. 오 전 시장은 전당대회에 출마해 존재감을 드러낸 뒤 광진을 출마를 공식화했다. 오 전 시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서울 시내서 지역구가 생긴 이래 단 한 번도 국회의원을 배출하지 못했던 유일한 지역서 당선되는 것만이 나라와 당을 위한 충정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추 전 대표와 오 전 시장은 이미 한 차례 신경전을 벌였다. 추 전 대표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 ‘추미애 TV’에 출연, “미국 정부는 기존의 강경한 대북전략 때문에 한반도에 핵보유국이 생겼고, 결과적으로 그 전략은 실패했다고 평가하고 있다”며 “핵과 관련 없는 징벌적 제재에 한해 대북제재를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오 전 시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추 전 대표의 주장은 참으로 기가 막힌다”며 “북한의 주장만을 대변하고 있는 정부여당에게 국가의 안보와 국민의 안전을 더 이상 맡길 수 없음이 더욱 분명해지고 있다”고 반박했다.

 

(왼쪽) 김성태 의원, 진성준 서울시 정무부시장. (사진=뉴시스)
(왼쪽) 김성태 의원, 진성준 서울시 정무부시장. (사진=뉴시스)

[서울 강서구을] 김성태 vs 진성준
한국당 김성태 의원과 진성준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의 ‘리턴 매치’가 펼쳐질 예정이다. 이들은 지난 총선에서 맞붙은 바 있다. 당시 김 의원은 7357표(7.36%)의 득표차로 진 전 부시장에 승리했다. 김 의원은 강서을 지역에서만 내리 3선을 기록했다.
진 전 부시장은 지난달 25일 총선 출마 의지를 밝혔다. 그는 이날 기자들에게 문자를 보내 “저는 2020년 4월 치러지는 제21대 국회의원 총선서 강서을에 출마할 계획을 갖고 있다”며 “적절한 시점에 서울시 정무부시장직을 사직하고 당과 지역에 복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의원과 진 전 부시장도 이미 한 차례 충돌했다. 김 의원은 지난해 11월19일 박원순 서울시장이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전국노동자대회에 참석한 것을 두고 “대통령병 환자가 아닌 이상 한때는 서민체험 한다고 옥탑방에 올라가더니 이제는 노조집회에 나가서 문재인정부와 다르다고 외치는 모양새가 너무 노골적”이라고 비판했다.
진 전 부시장은 다음날 tbs라디오 프로그램과의 인터뷰서 “들개를 자처하더니 정말로 분별없이 아무 것이나 물어뜯고 있는 것 같다”며 “그러다가는 끝내 자기 살을 물어뜯게 될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왼쪽) 김진태 한국당 의원, 허영 민주당 강원도당위원장. (사진=뉴시스)
(왼쪽) 김진태 한국당 의원, 허영 민주당 강원도당위원장. (사진=뉴시스)

[강원 춘천시] 김진태 vs 허영
한국당 김진태 의원의 지역구인 춘천시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김 의원은 춘천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앞서 김 의원의 5·18광주민주화운동 폄훼 발언으로 춘천 시민·사회단체는 ‘김진태 퇴출 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이들은 김 의원이 “춘천시민들을 한없이 수치스럽게 만들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항마로 나선 것은 허영 민주당 강원도당위원장이다. 민주당 춘천시 지역위원장이기도 한 허 위원장은 김 의원을 대신해 사과한다며 춘천 시민 앞에 무릎을 꿇기도 했다.
김 의원과 허 위원장은 지난 총선서 격돌한 바 있다. 김 의원은 허 위원장을 상대로 승리했지만 표차는 6041표(득표율 4.6%)에 불과했다.
민주당은 춘천서 국회의원을 배출한 적이 단 한 차례도 없다. 그만큼 춘천은 보수세가 강한 지역으로 꼽힌다. 다만 김 의원이 5·18발언 외에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시즌부터 여러 차례 막말 논란을 일으켜 여론의 역풍을 받아온 만큼 결과를 짐작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한국당의 김 의원에 대한 징계 여부도 주목된다.
한편 김진태 의원과 허영 위원장은 각각 춘천 성수고와 강원고 출신으로 고등학교 동문회의 대결도 관심사다.

[부산 해운대갑] 하태경 vs 유영민
2016년 신설된 부산 해운대갑도 주목받고 있다. 이 지역구는 원래 해운대와 기장군을 합쳐 해운대·기장 갑과 을로 편성되어 있었으나 2016년 총선부터 단일 선거구로 분리됐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이 당선된 이곳은 PK민심을 나타내는 승부처 가운데 하나다. 문재인 정부 1기 내각에 있던 유영민 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이 민주당 해운대갑 지역위원장을 맡았기 때문. 유 전 장관이 민주당 후보로 출마할 것이 거의 확실시되고 있다.
지난 총선에서 하 의원이 1만표 이상 앞서며 재선 의원이 됐다. 하지만 현재로썬 누가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단언할 수 없다. 하 의원이 몸담고 있는 바른미래당 지지율은 6·13 지방선거 이후 답보상태다. 여기에 당내 내분도 일어나고 있다.
반면 민주당도 최근 여론조사에서 PK 지역 민심이 요동치고 있어 우세를 장담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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