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혁진의 'Focus Cover’] 한국판 ‘소돔과 고모라’ 버닝썬 24시 르포
[오혁진의 'Focus Cover’] 한국판 ‘소돔과 고모라’ 버닝썬 24시 르포
  • 오혁진 기자
  • 승인 2019.02.13 16: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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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클럽 버닝썬의 ‘성폭력·마약’ 의혹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버닝썬의 공식입장에도 불구하고 경찰과의 유착 의혹까지 제기됐다. 화류계 관계자들은 버닝썬의 마약 의혹과 경찰과의 유착 의혹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은다. 지난 3일 오전 1시 10분쯤 기자는 버닝썬 ‘마약·경찰 유착’ 의혹에 대해 취재하기 위해 강남 유명클럽 VIP 출신인 화류계 관계자들을 만났다. 

3일 오전 12시 

화류계 관계자를 만나기 전 기자는 같은 날 오전 12시께 버닝썬에 출입했다. 확실히 과거 기자가 갔던 때보단 현장에 줄을 서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 버닝썬 클럽 내부도 역시 사람이 붐비진 않았다. VIP룸도 출입할 수 없었다. 기자는 한 버닝썬 관계자에게 “VIP룸을 출입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냐”라고 물었다. 이 관계자는 “당분간은 못 들어간다”고 말했다. 이에 기자는 “그냥 어떻게 생겼는지 좀 보고 싶다. 잠깐만 들어갔다 와도 되냐?”라고 물었다. 이 관계자는 “기자시냐? 당장 나가시라”라고 말했다. 

3일 오전 1시 10분 

버닝썬에서 쫓겨난 이후 기자는 신논현역 부근 술집에서 화류계 관계자를 만났다. 이 관계자는 이문호 버닝썬 대표이사가 아레나 영업MD 출신이라고 말했다. 화류계 관계자는 “이문호 대표가 아레나 출신이기 때문에 버닝썬 내부나 외부관리 등을 그대로 따라했다. 버닝썬 가드들 중 아레나 출신 가드들도 있다”고 말했다. 

이문호 대표는 2014년부터 아레나 파티 기획 등을 담당했다. 그는 VIP를 상대로 테이블 영업을 했던 영업MD기도 했다. 보통 영업MD는 고객에게 테이블을 중개하며, 자릿값과 술값을 수수료로 받는 일을 맡는다.

승리는 이문호 대표가 아레나에서 MD로 있을 당시 그의 VIP 고객 중 한 명이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둘은 1990년생 동갑으로 절친한 친구로까지 발전했다. 특히 ‘버닝썬 폭행사건’으로 이사직을 내려놓은 장모이사도 아레나의 개업 멤버라고 말했다. 장 씨는 아레나의 내부 구조와 인테리어 등을 총괄·설계했다. 아레나가 개업한 뒤 장 씨는 조판장(클럽 테이블 관리하는 직급)이 됐으며, 월급제 이사로 근무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후 승리의 제안으로 버닝썬의 이사가 됐다. 

3일 오전 2시 

화류계 관계자는 버닝썬이 유명해진 이유는 화류계 여성들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화류계 관계자는 “속된 말로 ‘물이 좋다’라고 한다. 화류계 여성들을 동원할 수 있었던 이유는 아레나 실소유주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일요시사의 단독 보도에 따르면 아레나의 실소유주로 지목되고 있는 강모 회장은 강남에 수십개의 룸살롱과 가라오케를 차명 소유하고 있다. 비리 공무원들(경찰 2명·강남구청 1명)이 강 회장 유흥업소에 물건을 납품하는 유통회사에 취직하기도 했다. 이들은 현직 공무원 시절 유흥 업자에게 뒷돈을 받아 실형을 살았다. 경찰은 아레나서 260억원을 조세포탈한 혐의로 강 회장을 수사 중이다. 하지만 강 회장은 전관 변호사의 힘을 빌려 구속 등을 피하고 있다. ‘경찰청 넘버2’ 김귀찬 전 경찰청 차장과 ‘특수통’ 유상범 전 검사장을 변호인으로 선임했다. 실제로 지난해 12월27일 강남경찰서는 강 회장을 긴급체포했지만 검찰은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화류계 관계자는 “내가 알기론 조만간 아레나가 문을 닫고 새로운 클럽이나 유흥업소를 오픈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3일 오전 2시 30분

버닝썬과 MB(이명박 전 대통령), 김무성 자유한국당 의원은 무슨 상관이 있는 걸까? 화류계 관계자는 버닝썬에 근무했던 J씨가 이들과 연관이 있다고 말했다. 

사건은 이렇다.

지난 2014년 5월 24일, 서울 성동구의 한 호텔에서 마약 중간공급책 J씨가 TV 부수며 난동을 부리다 경찰에 체포된다. 경찰은 당시 호텔 객실 쓰레기동에서 주사기를 발견했다. J씨는 경찰수사에서 거물급 인물들이 연관돼 있다고 진술했다. 

경찰과 법조계에는 초비상이 걸렸고 언론도 이 사건에 대해 집중 취재를 시작했다. 언론보도는 2015년 8월에 시작됐다. KBS의 ‘추적 60분’을 포함한 일부 언론은 김무성 자유한국당 의원의 사위 이상균 씨와 MB의 아들 이시형 씨가 이 사건과 연관되어 있다고 보도한다. 김무성 의원의 사위 이상균 씨는 2015년 2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징역 3년에 집행유혜 4년을 선고 받았다. 재판부는 또 160시간의 사회봉사와 40시간의 약물치료강의 수강 명령을 내리고 605만원을 추징했다. 당시 검찰과 이씨는 1심판결에 항소하지 않아 형이 확정됐다. 
검찰에 따르면 이상균씨와 함께 마약을 투약한 연루자들은 2011년 12월부터 2014년 6월까지 모두 15차례에 걸쳐 코카인, 필로폰, 엑스터시, 스파이스, 대마 등 마약류를 사들여 서울시내 클럽, 지방 휴양리조트 등에서 상습적으로 투약 및 흡입했다. 

검찰은 2017년 11월 MB아들 이시형씨에 대해 모발 검사와 DNA 채취, 소변 검사에서 마약 음성 반응이 나왔다고 밝혔다. 당시 검찰 관계자는 "검사 당시 함께 채취한 이씨의 DNA는 김무성 의원의 사위 마약 투약 사건 수사 당시 압수한 주사기 중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DNA와 불일치했다"며 "이에 따라 이씨는 마약 관련 혐의가 전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했다. 이에 이시형 씨는 추적60분에서 자신이 마약 사건에 연루됐다는 내용으로 명예를 실추시켰다며 2017년 제작진을 고소했다. 그러나 2018년 8월 서울남부지법은 이시형 씨가 KBS와 추적60분 제작진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과 정정보도 소송 1심에서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고 판결했다.

화류계 관계자는 “이 같은 엄청난 사건에 연루된 J씨가 마약공급책이다. 그는 아레나 출신이다. 사실상 김무성 사위 이상균씨과 친분이 있는 것 아니냐는 말이 많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버닝썬은 애나라는 중국인이 메인 마약공급책으로 있다. 동남계와 중국계 VIP들을 상대한다. J씨도 이에 일조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취재 결과 애나는 26살의 중국인으로 지난해 2월 서울 유명사립대 연극영화과를 졸업했다. 애나의 실명은 파XX로 버닝썬 영업 MD로 알려진 사람이다. 특히 취재결과 ‘애나’는 지난해 11월 24일 폭력 사건이 벌어지기 직전 김상교(29)씨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며 김씨를 고소한 고소인 2명 중 1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관계자는 “고소장이 접수됐을 당시 해당 여성의 피해자 진술을 받았다”며 “마약 투약 및 유통 혐의에 대해서는 아직 조사 중”이라고 13일 밝혔다. 경찰은 현재 이 여성의 신병은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소재 확인이 안 된다”고 말했다. 

이 여성은 지난해 12월 고소인 조사 당시 자신의 직업을 ‘무직’이라고 진술했다고 한다. 다른 경찰 관계자는 “조사 당시 본명(파모씨)만 말했고 서류나 진술에 ‘애나’라는 말은 전혀 등장하지 않는다”며 “성범죄 피해자는 1회 조사가 원칙이라 이후에 연락을 시도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한 조사 당시 통역 없이 진술할 만큼 한국어에 능숙했다고 알려졌다.   

버닝썬 내 마약 투약 혐의로 입건된 과거 사례도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버닝썬과 관련돼 한두 건 입건된 사례는 있다”며 “기존(의혹이 불거지기 전)에 수사했던 사안도 있고 과거 사례를 토대로 해서 수사를 더 깊이 하는 것도 있다”고 전했다. 특히 애나는 버닝썬 이외에도 강남 유명클럽 여러 곳에서 근무를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다른 화류계 관계자는 J씨가 ‘김무성 사위·MB 아들 마약 의혹’사건으로 검찰조사를 받고 실형을 살다 나왔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애나와 J씨가 버닝썬 마약 및 성폭력 의혹의 뿌리라고 주장했다. 

화류계 관계자는 “합리적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당국은 왜 한 번도 압수수색을 하지 않는지 이해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J씨는 김무성 자유한국당 의원의 사위 이상균을 아냐는 기자의 질문에 “알긴 안다. 근데 모른다. 더 이상 할 수 있는 말이 없다”고 말했다. 

기자는 그게 무슨 말이냐고 묻자 J씨는 “그대로다. 아는데 모른다. 지금까지 기자들에 대해서 좋게 느낀 적이 없고 선입견이나 피해망상이 있다. 죄송하다”고 말한 채 전화를 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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